제로 Zero - 나의 모든 것이 감시 당하고 있다
마크 엘스베르크 지음, 백종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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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웃으며 읽기 시작한 소설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차 무겁게 다가온다. 이런 상황이 진짜 현실인 걸까? 누군가가 나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나의 삶, 나의 생각마저 지배하려든다는 그런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난단 말인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소설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 들어갔다.

 

드론으로 대통령을 습격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 습격을 자행한 집단이 제로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다. 이들은 감시사회라는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각 개인의 정보를 수집해서 이용하는 권력 집단에 거세게 대항한다. 제로 추적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데일리의 기자 신시아는 편집장에게 받은 스마트안경을 딸 비올라에게 무심코 넘겨주는데, 이 스마트안경을 쓴 비올라의 친구 애덤을 죽음으로 이끌고 마는데..

 

아마 신시아의 입장과 내 입장이 별반 다르지 않을 듯 싶다. 스마트 기기에 완전히 문외한이라고 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모든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기에 스마트 유저라고 하기도 뭐하다. 그런 입장에서 국가가 혹은 기업이 개인의 정보를 활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물론 페이스북 사태 등으로 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은 있지만 그저 먼 나라 이야기처럼 생각했을 뿐이다.

 

그런 내 생각이 얼마나 안일한 것인지. 물론 소설 속 이야기가 현실을 그대로 옮겼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소설 속 이야기가 마냥 허구의 이야기만은 아님은 여러 정황이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확인할 수 있다.

 

감시사회. 생각만으로 끔찍하다. 누군가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본다는 생각만으로도. 그런데 그런 정도를 넘어 누군가가 알게 모르게 내 생각을 조정한다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과학의 발전이 인류에게 유용하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그런 과학의 발전이 인류에게 족쇄를 채우는 과정이라면? 모두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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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8 16: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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