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죽는가 - 노화, 수명, 죽음에 관한 새로운 과학
벤키 라마크리슈난 지음, 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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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총 12챕터이다.
시작은 에세이처럼 자신의 이야기, 어떤 과학자의 이야기 등 가볍게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에피소드는 이미 멀리 지나간 뒤고, 난 생물학의 한 가운데 있었다.

인간은 늘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늘 항상 ‘노화’에 대해선 생각한다.
지금도 죽음은 저 멀리 남의 집 이야기고, 노화는 내 발등에 떨어진 불같다.

왜 늙어야 하나?
어떻게 늙게 되는가?
늙으면 반드시 죽어야 하나?
그렇다면 늙는 것은 무엇이며, 죽음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철학적으로 답변은 원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수치’과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답을 듣고 싶다.

그러니깐 나를 납득시켜달라고!!

이 책을 통해 나는 ‘납득이’를 찾았다. “납득아!!”

(중략)

“잰 누굴 닮아 저러는 거야??”

이런 말을 들은 적 있거나, 한 적 있나? 혹은 속으로 생각이라도....

여성은 평생 500개의 난자를 사용한다. 나머지 24500개의 난자는??? 걸러진다.
여성이 배란하는 약 500여개의 난자는 걸러지고 걸러지고 걸러져서 그 중에 아주 우수한 난자들만이 ‘나는 난자다’라고 표효하면(아랫배를 쥐어 짜며) 나온다.

정자들은?? 무수히~

수정란이 되면 엄마와 아빠가 함께 기여한 생식핵이 상호보완적 패턴의 후성유전적 표식, 즉 각인(imprinting)이라고 하는 패턴으로 작용해 적절한 발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후성유전적 표식이란 원래 가지고 있는 유전적 패턴( 설명서)를 약간 바꿔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결론적으로 엄마와 아빠가 서로 닮지 않았다고 했던 부분은 엄마, 아빠가 원래 가지고 있던 유전 인자와 본인들이 스스로 변형시켜 사용한 유전인자가 섞여서 또 다른 프로그램밍을 한 것이다.

한 단어로 말하면 일명, 돌연변이

나는 역시 엄마, 아빠의 딸이었다.

8시 10분에 일어나서 15분에 나가는 외계에서 온 듯 한 아이도 이젠 빼박 내 새끼다. 내가 납득했잖아.

인간은 세포의 결합체다. 세포가 죽으면 인간이 죽는가? 팔이 떨어지면 그 사람은 죽은 것인가? 책에서는 유전자의 역할과 후성유전적 표식에 대해 설명한다. 엄마와 아빠의 유전 인자가 섞여 새로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며, 이는 돌연변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유전적 설명은 노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시작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텔로미어는 DNA의 복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DNA는 이중 나선형으로, 복제를 위해 두 가닥이 떨어져 각각 새로운 DNA를 만든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끝부분을 복제하지 못해 새로 만들어지는 가닥이 점점 짧아지게 된다. 텔로미어는 세포의 생명 주기를 담당하는데, 짧아지면 노화가 진행되고 결국 세포가 사멸하게 된다.

DNA는 이중 나선형인데, 복제...(중략). 이때!! 텔로미어가 등장한다.

이중 나선!!
선이 두 개가 떨어졌다가 다시 각각의 다른 선과 합체할 때 합체 하는 부분을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109
그는 문득 열차가 앞에 놓인 선로는 복제 할 수 있지만, 바로 아래 놓은 선로는 복제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열차는 선로의 맨 끝에서 출발해 오지 한 방향으로만 달리기 때문에, 열차 바로 아래 있어 복제가 불가능한 부분이 항상 생길 것이다. 이처럼 DNA의 맨 끝을 복제할수 없다면..... 새로 만들어지는 가닥은 언제나 약간 짧을 것이다.

쉽게 말해~
꽈베기를 만들 때 돌돌 말리는 부분을 이중나선이고 복제라고 하면 처음에는 붙어야 하는 부분은 이중고리가 안되는 것이다. 복제가 안되는 것!!

그래서 분열하면(복제하면)할수록 짧아지고, 원래의 주 유전인자를 보호하기 위해 텔로미어~~ 이것이 점점 짧아지게 된다.
텔로미어는 세포의 생명기간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이것이 짧아지면, 노화가 진행되고, 이것이 끝나면 세포사멸이 시작된다.

이것은 정상세포다.


암세포는 이와 다르다. 정상세포와 달리 암세포는 무한 증식하며, 자멸하지 않고 비정상적인 효소를 분비해 혈관을 조절하여 자신의 성장을 지속한다. 텔로미어를 인위적으로 길게 만드는 것은 정상세포를 암세포화할 위험이 있어 노화를 막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

책은 생리학이나 면역학 서적이 아니다.
실험과 반박을 거쳐 얻어진 과학적 결과를 저자의 경험과 함께 흥미롭게 풀어낸다. 과학적 내용과 에세이 부분이 교묘하게 섞여 있어 독자의 흥미를 유발한다. 저자의 연륜에서 나오는 은근한 잘난척도 귀여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생물학, 진화, 유전학, 화학, 의학 등의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여 죽음의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며, 생명의 탄력성과 연장 가능성에 대해 탐구한다.
읽고 또 읽으며 노트 필기를 하고 싶고, 표나 그림으로 도식화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생물학에 대한 흥미를 자극하는 매력적인 책이다.

📖109
그는 문득 열차가 앞에 놓인 선로는 복제 할 수 있지만, 바로 아래 놓은 선로는 복제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열차는 선로의 맨 끝에서 출발해 오지 한 방향으로만 달리기 때문에, 열차 바로 아래 있어 복제가 불가능한 부분이 항상 생길 것이다. 이처럼 DNA의 맨 끝을 복제할수 없다면..... 새로 만들어지는 가닥은 언제나 약간 짧을 것이다.

📖후성유전적 표식이란 원래 가지고 있는 유전적 패턴( 설명서)를 약간 바꿔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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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ㅣ 박완서 아카이브 에디션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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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한국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주인공은 이경.
625한달전에 부(父)가 사망하고, 6.25전쟁의 여파로 집안의 행랑채에 폭탄이 떨어져 거기 숨어 있던 생때같은 오빠 둘을 동시에 잃었다. 그 뒤로 엄마는 회색이 되었다.

“어쩌면 하늘도 무심하시지. 아들들은 몽땅 잡아가시고 계집애만 남겨 놓으셨노”

이 말은 어린 이경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엄마를 사랑하지도 그렇다고 증오하지도 못한 채 살아있는 것이 죄라도 지은 것처럼 여겨지게 된다. 이후 경의 삶은 회색빛이다.

(중략)

경이가 오빠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혼절한 후 눈을 떴을 때 사루비아가 눈에 들어왔다. 찬란한 젊음을 이야기하는 사루비아는 오빠들을 생각나게 했고,슬프게도 눈을 다시 감았다.

조와 경성호텔..
(중략)

붉은 색은 경에게 공포와 두려움의 색이되어 버렸고, 회색빛을 가진 엄마를 통해 회색은 점차 증오의 색으로 변한다.

그러던 중 화가 옥희도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옥희도는 그런 마음을 정확히 간파하지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경을 뿌리치지 않는다.
(매우 적당히 즐기면서, 매우 적당히 이용하고, 매우 적당히 거리를 유지한다.) 유부남들은 특히 결정적일 때, 꽁무니를 빼는데, 옥희도 역시 전형적인 유부남이었다.

“사막에서 목마른 자가 신기루나 환각으로 오아시시를 보는 데도 이치가 있을까?”

옥희도는 ‘달과 6펜스’의 순한 스트릭랜드 같았다. 자신의 예술혼을 태우기 위해 경을 뮤즈로 이용했다. 그것도 아주 가늘고 길게.... 적당히 선을 지키면서.. 발뺌할수 있게.

그리고 태수와 직면한 희도는 경에게 이렇게 말한다.

“경아는 나를 사랑하게 아냐. 나를 통해 아버지와 오빠를 환상하고 있었던 것뿐이야”

경아는 희도 아내에 대한 감정에 대해 갈팡질팡하기도 한다. 희도 아내에 대한 마음은 희도에 대한 소유욕의 감정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감정이 뒤섞여 보인다.

(중략)

희도의 아내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면서도 갑자기 적대적으로 대하는 장면이 경은 감정적으로 힘든 상태처럼 보였고, 누군가(희도가 아니더래도)의 지지를 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PTSD같았다. (안걸리는게 이상하다.

희도의 그림에서 나무 그림이 있는데,
희도의 입장에서 보면, 나목(희도)이 바라는 여인 역시 둘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희도가 볼 때, 나무도 잎을 다 떨군채 몸을 움츠릴 때, 여인들은 살기 위해 더 바삐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또는 나목은 희도를 뜻하거나 혹은 희도의 예술혼을 의미한다.

경을 나목에 빚대어 설명하면, 겨울을 지낸 나목이 지금은 감람을 띄며 점차 본연의 색을 드러내는 것을 설명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경은 드디어 자신의 색을 드러낸다. 코발트 블루
어둡지만 어둡지 않고, 밝지만 밝지 않고, 나름의 중심을 잡는, 그러나 어디에나 있지 않은 색.

그 뒤로 황금빛 은행과 아이가 놓친 붉은 풍선이 마지막 장면이다.
(신호등같다. 🤣)

다시 훑어봐도 경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Gone with the Wind, 1939)의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떠올랐다.
울지 않는 경. 거짓말하다 자기꾀에 넘어간 경, 사랑 앞에 저돌적인 경, 어리지만, 남자를 다룰줄 아는 경,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는 경.... 이 모든 것이 스칼렛 같았다. 내가 가진 영화의 이미지는 붉은색이고, 붉은색은 태양의 색을 말한다. 그러나 나목의 색은 연두다.

경이 힐링을 얻은 색은 노랑이었는데, 왜 연두색(감람)일까?

경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희도의 아내를 통해, 은행나무를 통해 달랬다.
그러면서도 엄마가 마지막에 누운 이불은 연두색이다.
또 은행나무는 노랑색이 되기 전에 연두색을 띈다.
또 나목이 봄이 되어 새싹을 틔울 때는 연두색이다.

경에게 연두는 뿌리이며, 희망이며, 보내줘야 할 과거이며, 과거를 잘 보내고 맞이하게 될 미래를 말하는 것이다.

초록이 무성한 어린시절과
농익은 노오란 중년

그 사이 연두색시절을 무사히 보낸 경에게

‘고생했다’고, ‘애썼다’고, ‘그만하면 잘했다’고

토닥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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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거기 있었다 - 함정임의 유럽 묘지 기행
함정임 지음 / 현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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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영면(永眠) 작가를 만나다.

김영하 작가는 여행을 가면 그 도시의 묘지를 간다고 한다. 생(生)과 사(死)가 공존하기에.

작가는 생(生)과 사(死)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데, 그 묘지가 모두를 아우르기 때문에 꼭 들린다고 한다. 그리고 이 묘지는 공원같다고 했다. (영상에서도 공원처럼 보였다. )

이 책은 유명 작가들의 묘지를 여행한 묘지여행기다.
장담컨대, 여타의 여행기보다 무척 독특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사랑하는 작가가 있나 하고 책을 볼 것 같다.

죄와 벌에서 그렇게 말을 많이 했던 톨스토이
담배 꽁초가 많을 것 같은 알베르 카뮈
도대체 뭘 말하는지 아직도 알 수 없는 ‘냉무, 병맛’ 체호프
아직도 거론되는 사랑의 형태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등등 묘지를 통해 작가의 삶을 되짚어 본다.

오늘 보부아르와 사르트르가 특별 출현을 많이 하는데, 이 둘이 합장을 한지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뭔 합장까지...

.15~16
그들은 이제 ‘꼼짝없이’ 하나의 묘석 아래 묶여 있게 된 셈이다. 살아생전 경어를 사용했고, 한집에 함께 살지 않았던 사람들인데 말이다. 여행을 가거나 호텔에 방을 얻을 때면 나란히 각자의 방을 얻고, 같은 구역의 각자의 아파트에서 생활하며, 수시로 각자의 연인들을 거느리며 51년간의 독특한 동거 관계를 유지했던 그들이 아닌가. 그런 마당에 사후 그들을 하나의 묘석 아래 묶어놓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누가 보부아르를 거기에 묻었는가. 사르트르를 보내며 썼던 보부아르의 『작별의 의식』은 결국 ‘합일의 의식’을 예고한 것인가.

.25
보부아르는 사르트르가 죽으면 곧바로 따라 죽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의 생애 마지막을 돌보고, 떠난 뒤의 일을 수습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가지 체력, 정신력, 오랜 세월 존경과 애정으로 다져진 연대감이 필요하다.

.407
도스토옙스키가 비둘기들의 친구가 되어 앉아 있는 국립도서관 앞에 이르러 작가의 동상에 등을 기대고 앉아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여행기인데, 분명 사진도 많고 좋은데, 글이 너무 좋다. 어느 한 부분에서 끊을 수가 없다.

.410
체호프의 소설을 읽은 일은 그가 불러낸 그들과 함께 저마다의 사정(운명)에 대한 답(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답은 구하려고 할수록 찾아지지 않는다. 본질의 속성처럼. 다만, 끌어안고 함께 탄식하고 아파하고, 다독일 뿐이다. 다독임 끝에 누군가는 체념처럼, 또 누군가는 다짐처럼 되뇌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아름답다. 삶이 계속되듯이”

체호프가 이렇게 글을 썼으면 내가 ‘냉무’라고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감히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체호프 보다 글이 훨씬 잘 읽히고, 이해가 쉽다. 뭘 말하려고 하는지도 알겠다.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

내가 체호프에 대해 너무 박하게 이야기한 게 아닌가 싶다.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든다. 마음의 문을 열고~

여행에세이들이 참 많다. 그 책들은 수명이 짧다는 게 참 아쉽다. 분명 그 책이 느낌을 가지고 여행을 가면 그 느낌이 안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에 나온 장소는 책의 좋은 느낌과 이미지가 있어서 그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저 ‘좋다, 좋겠다’라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 책은 오늘가고, 내일 가도 그 자리 그 느낌 그대로 있을 것 같다.
작가의 생애 이야기도, 작가의 묘지를 찾기 위한 작가 일행의 에피소드도 마치 내 일같이 혹은 나의 미래 에피소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책이 크지만,종종 작은 사진이 있어서, 검색해본다는 것이다.

사진은 인터넷에 더 많기도 하겠지라고 생각할순 있지만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사진 크기가 더욱 아쉽다.

이참에 나도 묘지를 한 번 가고 싶다.
야스나리와 헤르만 그리고 보부아르 묘지!!

죽기전에 한번 가볼수 있을깡?

.407
도스토옙스키가 비둘기들의 친구가 되어 앉아 있는 국립도서관 앞에 이르러 작가의 동상에 등을 기대고 앉아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410
체호프의 소설을 읽은 일은 그가 불러낸 그들과 함께 저마다의 사정(운명)에 대한 답(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답은 구하려고 할수록 찾아지지 않는다. 본질의 속성처럼. 다만, 끌어안고 함께 탄식하고 아파하고, 다독일 뿐이다. 다독임 끝에 누군가는 체념처럼, 또 누군가는 다짐처럼 되뇌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아름답다. 삶이 계속되듯이"

.15~16
그들은 이제 ‘꼼짝없이’ 하나의 묘석 아래 묶여 있게 된 셈이다. 살아생전 경어를 사용했고, 한집에 함께 살지 않았던 사람들인데 말이다. 여행을 가거나 호텔에 방을 얻을 때면 나란히 각자의 방을 얻고, 같은 구역의 각자의 아파트에서 생활하며, 수시로 각자의 연인들을 거느리며 51년간의 독특한 동거 관계를 유지했던 그들이 아닌가. 그런 마당에 사후 그들을 하나의 묘석 아래 묶어놓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누가 보부아르를 거기에 묻었는가. 사르트르를 보내며 썼던 보부아르의 『작별의 의식』은 결국 ‘합일의 의식’을 예고한 것인가.

.25
보부아르는 사르트르가 죽으면 곧바로 따라 죽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의 생애 마지막을 돌보고, 떠난 뒤의 일을 수습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가지 체력, 정신력, 오랜 세월 존경과 애정으로 다져진 연대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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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모드 방튀라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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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친구한테 이야기하듯이 할게.

주인공은 여자야.
남편을 끔찍이 사랑하는 여자.
우리 다들 그렇잖아. 🤣🤣끔찍이 사랑해.

결혼한지 13년차.
25살에 남편을 만나 27살에 결혼한 올해 딱 마흔인 여자.

15년차의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프랑스 모국어)
자녀 9살, 7살

드라마 부부의 세계도 단란하잖아. 이 가정도 몹시 단란해.
인생에서 이때쯤 여자나 남자나 사단이 많이 나는 시긴가봐.

요즘 읽은 소설들이 교집합이 너무 '하나'라 무섭더라고.
이번달에만 아주 불륜을 계속 봐. 이건 마치 <부부 클리닉> 스페셜을 보는 기분이야.

그런데, 늘 그렇잖아. 매번 욕을 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잖아.
이런 심리를 심리학에서는 뭐라고 할까?🤔

주인공은 월화수목금토일을 남편을 사랑해.
그거 있잖아. 월화수목금토일 회사 가기 싫은거랑 같아.

월요일은 원래 사랑하고
화요일은 화나도록 사랑하고
수요일은 수수하게 사랑하고
목요일은 목이 타도록 사랑하는데, 반응이 없으니깐 ...
금요일은 금방 사랑하고 또 하고
토요일은 토하도록 사랑하고
일요일은 일어나면서부터 사랑하는

이 집착이 처음에는 ‘왜이래~’ 이런 감정이었는데,
중반을 지나니깐 귀여우면서도, 약간 짜증이 나더라고.
그러다 목요일이 되니깐, 내가 혹시 짜증나서 책을 덮을 까봐, 일을 치더라고.(막심)
그러면서도 대단한 논리를 가지고 있었어. 사실 좀 놀라웠어.
(피드참조)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불쌍했고, 진짜 불쌍한 애야.
질투에 눈이 멀어서 요일을 안지키기도 해.(피에르)
우와~

나 진짜 귤 이야기를 계속하는데, 읽다가 주인공한테 전화할 뻔 했잖아.

“얘!! 귤은 잊어. 아님 따지던가!!”

사랑은 발전하는데, 자기 사랑은 발전하지 않고, 처음 시작에 머물러 있다고 스스로도 인정해. 옥시토신 약이라도 사주고 싶었어.

그런데 모든 글이 깊어. 이렇게 깊은 사유를 가진 인간이 왜 남편앞서만 이렇게 작아지는지... 🎶김수희의 <애모>가 생각났어. @badahalways
(난 괜찮아. 그럴수 있지. 책이 그런거야🤣🤣🤣)
이게 정상적인 질투인가?
이게 맞는 건가?
내 정신세계가 흔들렸어.

분명 이 둘은 사랑해. 이건 확실해.

그런데.... 이들의 사랑 개념은 좀 달랐어. 책에도 나오는데, 보부아르, 사르트르 같기도 한데... 보부아르 커플보다 주인공 부부가 한 수 위야. (스포하고 싶당😅)

영화에서도 단란한 가정이 나오면 꼭 뒤에 살인사건이나, 애정 사건들이 벌어지잖아.
친구가 등장하면 꼭 이상하게 얽히지.
그런 클리셰를 느끼기 전에 뒷통수를 치는 클리셰가 있어. 당혹스러웠어. 🤣

심리묘사가 세세하고,
내가 아는 내 마음과 내가 몰랐던 내 마음까지 텍스트로 보니깐, ‘우와~’ 하다가도 ‘헐~’하기도 했어. 들었다 놨다가 아주 쉴틈을 안줘.

남편과의 대화를 녹음하고(그래 그럴수 있다고 치자), 그걸 다시 듣는데.
남편의 소지품을 검사하고(호주머니를 뒤지더라고.헐...) 어쩜 부지런한지.
그리고 이 주인공이 금발인데. 염색 금발이야. 남편이 금발 좋아한다고 해서. 계속 금발로 진데. 남편이 자기 머리색을 아는지 모르겠다고. 심지어 여권에도 머리색을 금발로 썼데.

소설의 전반에 소설 <연인>이 등장하는데, 이건 남편하고 가족이 아닌, ‘연인’이 되고 싶은 주인공의 욕망이 대놓고 들어나는 곳이라고 보여. 이걸 남편이 몰랐을까?

주인공에게 <연인> 그만 읽고, 에히리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어.

영화로 만든다고 하더라고. 일단 대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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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주부의 일기
수 코프먼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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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_ 베티나 먼비스 볼저(전업주부)
▶ 주인공 남편 _ 조너선(하버드 출신, 변호사)
▶ 조지 프레이거 _ 유명 극작가(베티나 정부)

-베티나는 조너선과의 10년 동안의 결혼 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독박 육아는 기본.
-까다로운 조너선의 비위를 맞추고(정리되는 옷을 다림질하라는.... 다림질 하는 사람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둥... )

베티나의 일상을 세세하게 기록하는 소설은, 소설보다는 에세이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베티나(티나, 틴)는 전업주부로, 도우미 로티(흑인여인)의 도움을 받으며 산다.
그런데 베티나에게 큰 문제가 있는데, 지금 번아웃으로 인한 공항장애를 가진 것 같다. 남편인 조너선은 알지 못하고, 티나를 몰아세우기만 한다.

그런 극강의 상황을 유머가 나온다. 이 유머는 블랙코메디같다.
웃긴데, 슬프고, 안타까운데, 답답하다. 그러면서도 키득거리게 만든다.
여성을 대상으로하는 문학의 특징은 지구촌 한 마음이다.
어떻게 일상이 이렇게 같은지(이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놀랍다).

그리고 어느 순간 등장한 나쁜남자!!
지금까지 읽은 나쁜 남자 중에서 탑이다.

조지 프레이거.
떠오르는 극작가로 바람둥이다. 그럼에도 조지가 티나에게 하는 말은 모두 진짜 티나에게 필요한 말이고, 옳은 말이다.

.243
당신도 언젠가는 그걸 배워야해. 자기 자신만 생각하라고. 무엇이든지 간에 조금이라도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다 그랬어. 그레 바로 성공의 비밀이야. 아기 고양이.

설탕 베이비에 이은 아기 고양이.
설탕 베이비도 너무 충격적이었는데, 아기고양이라니.
티나는 36살이다. 아기 고양이라고 할만 한가?

.273
나약하고 뒤틀린 마음가짐이야. 하지만 당신, 당신은 질투할 권리 없어. 그것만큼은 알아둬.

이 나쁜 남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뭔가 나도 끓어올랐는데, 그가 등장하자 더 꼬이는 느낌이었다. 결국 티나는 이 남자에게 세게 데이게 된다.

일상으로 돌아온 티나는 남편 조너선에게 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것도 4개나.

열린 결말로 끝나지만, 결론은 버킹검이었다.

이 버킹검의 결말이 여성의 한계인가 싶고, 이걸 한계라고 지칭하는게 맞는지도 의심스럽다.

중간 중간 조너선이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데, 그 부분을 찾아보면서 읽으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티나의 블랙코미디는 씁쓸하지만, 극강의 상황을 유머로 넘기는 것은 진짜 고수만 할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즐겁다.

이런 분들게 추천한다.
-여자 사람
-남자 사람
-청소년 사람

마지막에 티나가 선택한 이야기가 뭘 말하는지, ‘행복한 주부’가 뭘 뜻하는지, 조서넌이 바라는 바가 아니라는 게 어떤 뜻인지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 소설이 왜 영화로 만들어진지는 알 것 같다.

.243
당신도 언젠가는 그걸 배워야해. 자기 자신만 생각하라고. 무엇이든지 간에 조금이라도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다 그랬어. 그레 바로 성공의 비밀이야. 아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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