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영화 속 생명과학 빼먹기 - 2024 문화체육관광부 제작 지원 선정 도서
루카 지음 / 글씨앗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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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크게 3장으로 나뉘며, 1장은 오리지널 좀비관, 2장은 K-좀비관, 3장은 별의별 좀비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생물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생물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생물 전공자가 딸아이에게 쉽게 설명하려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을수록 그것을 쉽게 설명하는 일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영화와 생물학을 연관 지어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독자가 영화 이야기를 중심으로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좀비와 관련된 여러 영화에서 생물학적 요소를 뽑아 그것을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은 영화에서 과학적 사실을 발견하고 그것을 흥미롭게 설명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점 중 하나는 아이와의 대화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러 시리즈를 출간하며 첫째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첫 책에 이어, 둘째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 이를 통해 둘째 아이가 삐치거나 섭섭해할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몹시 곤란했을 거야~ 느낌아니깐.) 이와 같은 가족 중심의 접근 방식은 독자들에게 따뜻한 느낌을 준다. 만약 세 번째 책이 나온다면, 둘째 아이의 동생을 주인공으로 할 가능성도 엿보인다.(이건 내 생각 🤣)

저자는 독자들에게 쉬운 설명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림과 글 모두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아이들이 전문 용어나 어려운 개념에 지치지 않도록 배려하며 작성된 부분들이 돋보인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도 무리가 없으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책의 내용 중 약간 아쉬운 점도 있다. 생물학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독자라면 일부 내용을 줄일 수 있었을 것 같고, 지식적인 오류가 느껴질 수 있는 어색한 부분이 존재한다. 최근 많은 책에서 오타나 오류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제는 오히려 오류나 오타가 없는 책이 더 이상할 정도로 느껴지기도 한다. 😳

물론 이런 작은 실수들은 독자 입장에서 어느 정도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오타 하나를 발견하는 것이 큰 일이었는데, 요즘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 또한 '라떼 이즈 홀스'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들만 보완된다면,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한 챕터씩 읽어 내려가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실제로 편집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더 알아보아요'라는 노란색 표시 부분은 독자의 시선을 끌면서 지루해질 수 있는 책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낯선 용어들을 이렇게 잘 설명해 주니 더욱 쉽게 읽히는 것도 장점이다.

한번 이 책을 잡으면 '또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하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이다. 중고등학생에게 추천하려 했지만, 고등학생들에게는 다소 시간이 부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전공자는 스킵해도 좋을 정도로 쉬운 내용이지만, 생물학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적합한 책이다.

<좀비 영화 속 생명과학 빼먹기>는 생물학과 좀비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며, 쉽고 재미있게 구성된 내용 덕분에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기에 적합하다.

다만, 몇몇 세부적인 내용 오류가 아쉬운 부분으로 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주는 따뜻함과 재미는 이러한 아쉬움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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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식료품점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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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을 찾기가 어렵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인물관계도를 정리하려다가 결국 포기한 지점에서, 어쩌면 이 작품은 한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마을인 '치킨힐'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킨힐이라는 공간이 점점 위축되어 가는 모습이야말로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결점을 지니고 있다. 소설에서는 이를 장애라고 표현하지만, 나는 결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예를 들어, 처음 등장해 주인공처럼 보이는 모셰는 마을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라는 결점을 가지고 있다. '하늘과 땅 식료품점'의 주인 초나는 육체적 결점을, 그녀가 돌보는 도도는 감각적 결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모든 인물들이 인종이라는 결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사회가 그들을 결함으로 바라볼 때 갈등이 발생함을 보여준다. 인종차별, 유대인에 대한 차별, 여성에 대한 차별, 도도의 청력장애 등 이 모든 요소들은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결함으로 여겨지지만,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셰는 사랑하는 초나와 함께 마을을 떠나려고 하지만, 초나는 이를 거절하며 심각한 병을 앓게 된다. 병이 길어져서 나는 초나가 죽는 줄 알았다. 그러나 결국 죽지 않는다.

이 이야기에서 '연대와 공동체의 힘'은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치킨힐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그 안에는 깊은 갈등과 이해 부족이 존재한다. 특히 흑인과 유대인 커뮤니티 간의 관계가 중심이 되는데,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서로를 돕기 위해 연대한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성의 따뜻함과 타인을 위한 희생은 독자로 하여금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돌아보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다.

또 다른 중요한 주제는 '편견과 소외'이다. 도도는 청각장애를 가진 흑인 소년으로,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속해 있다. 그는 여러 가지 편견에 마주하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은 그런 편견에 맞서 싸우며 도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이 이 책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든다. 각자의 상처와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지켜내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용기와 희망이 필요한지, 이 책은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치킨힐의 주민들은 오랜 시간 동안 서로에게 쌓인 갈등과 오해를 안고 있지만, 어려움이 닥쳤을 때는 결국 서로를 돕는다. 인간의 삶은 무엇일까? 인간에게 인간은 어떤 의미일까? 이런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우리는 눈이라는 훌륭한 감각 기관을 가지고 있지만, 그 눈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편견에 휩싸이기도 한다.

번역가의 글을 통해 이 작품에 등장인물이 많은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모두가 각자의 삶에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으로 살고 있으며, 이 작품 속에서는 각자가 주인공이자 주변인이 된다. 그래서 이 작품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 각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을 읽으며 소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배운 것 같다. 책을 읽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더 깊은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되어 참 뜻깊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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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상 위의 비밀 마음틴틴 20
최혜련 지음 / 마음이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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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내가 읽은 청소년 소설 중 단연 내 스타일

책은 총 다섯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
-물음표 일기장
-언니의 안경
-나 대신 스마트폰
-몽당연필에게
-지우개 시인

첫 번째 이야기를 읽었을 때, '아... 이번 리뷰는 좀 씁쓸하겠는걸?' 이런 생각이 들었어. 

(중략)

두 번째 이야기를 읽었어. 기다리는 동안 종종 책을 보는데, 이번에는 우와~

"언니는 안경이 되었다.“

이 한 문장에서 이미 난 끝났어. 언니가 안경이 됐다고? 그걸로 책장을 넘기고 있다니, 그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더라. '진짜 가능할까?' 싶은데, 또 너무 재밌는 거야. 결국 차에 탄 아이에게 이야기했지.

"너, 이거 들어봐! 언니가 안경이 됐대!“

(중략)

청소년 소설들은 보통 성장이 주제라서 살짝 우울할 때가 많잖아. 근데 이 책은 기발한 상상으로 가득해.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야 이제야 책 제목이 보이더라. <내 책상 위의 비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
사실 나도 내 책상 위에 잔뜩 쌓인 학용품들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보게 되더라고.

그리고 문득 떠오른 책이 있었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 이 책도 아이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언니가 안경이 된 마지막 이야기는? 직접 확인해봐! 과연 어떤 이야기를 빗대서 이런 걸 썼을까? 정말 궁금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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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 10년 차 망원동 트레이너의 운동과 함께 사는 법
박정은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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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우리는 기성품이 아니다.


(중략)

이 책은 운동을 업으로 하는 트레이너의 이야기이다. 특히 여성 전용 헬스장에 대한 이야기에 크게 공감했다. 물론 좋은 분들도 있지만, 아저씨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략)

과연 몸은 무얼까?

트레이너의 바디프로필과 그들의 대회에서 약을 인정한다고 했다. 충격!! 일종의 배신감이 들었다가 올림픽도 아닌데 싶다가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지금도!

(중략)

📖이 책은 듣고 싶었던 말을 빼곡히 담고 있다. 여성 전용 헬스장, 자신만의 운동법, 자신에게 맞는 체중에 대한 이야기 등 내가 고민하던 것들을 잘 짚어주었다. 책 초반에 트레이너가 헬스장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 한 회원이 울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당시에는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그 트레이너를 만난 사람은 행운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 회원이 왜 그렇게 아쉬워했는지 이제 이해가 간다.

(중략)


운동을 시작하는 분
운동에 회의를 느끼시는 분
운동이 나와 맞는지 아리송 한 분
책으로도 운동의 동기부여가 되는지 궁금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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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로 읽는 그리스 신화
김원익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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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만화로 봤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공부하고 더 찾아볼수록 왜 사람들이 이걸 전공으로 삼고 깊이 파고드는지 알겠더라.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을 풀어주기에 딱 좋은 책이야. 저자는 문학박사에 신화 연구가인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정말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설명해줘서 읽다 보면 신화가 그냥 옛날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돼.

요즘은 벌거벗은 세계사의 김헌 교수나 설민석의 신들의 사생활 같은 프로그램 덕분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잖아. 하지만 그런 방송 외에도 진짜 고수들이 있더라고. 이 책의 저자인 김원익도 그런 고수 중 한 명인 것 같아.

책은 700페이지가 넘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의 다양한 이야기들로 꽉 차 있어. 우리가 대충 알고 있던 내용 말고도, 훨씬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나 우리가 몰랐던 다른 버전의 이야기도 알 수 있지. 총 120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어서, 순서대로 읽어도 되고 그냥 관심 가는 부분만 골라서 봐도 전혀 문제없어. 그리스 로마 신화는 어디를 파도 재미있으니까.

신화에서 가장 헷갈리는 것 중 하나가 신들의 이름이야. 그리스어, 로마어, 영어식 이름뿐만 아니라 고대 문헌에서 사용된 이름까지 다 다르거든. 제우스만 해도, 로마에선 주피터, 영어에선 Jupiter로 불리니까, 같은 신인데도 이름 때문에 혼란스럽지. 다행히 로마식이랑 영어식 이름은 비슷한 편이지만, 그래도 그리스 신화에서 로마 신화로 넘어가면 이름이 바뀌어서 헷갈릴 수 있어.

근데 이 책은 그런 이름들의 어원까지 다 설명해줘서 훨씬 이해하기 쉬워. 또, 신화 속 주요 작품들인 신통기, 일리아스, 변신 이야기 속 여러 버전을 비교하고 분석하는데, 이런 부분을 읽다 보면 신화가 얼마나 복잡하고 깊은지 깨닫게 돼.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그리스 로마 신화와 현대 사회의 연결고리를 잘 짚어줬다는 점이야. 우리 주변을 보면, 신들의 이름이 브랜드나 상품 이름으로 많이 쓰이잖아. 이게 다 신화가 현대에도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인 것 같아. 사람들은 여전히 신들의 힘을 빌려 자기 욕망을 실현하려고 하지. 신들의 이름을 따서 브랜드를 만들고, 그 힘이 자기 것으로 되길 바라는 거지. 근데 웃긴 건, 그게 잘될 때도 있지만 결국에는 해가 뜨면 지듯이 브랜드도 그렇게 사라지곤 하잖아.

이 책의 저자는 실제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여행을 여러 번 다녀왔다고 하더라고. 나도 그런 여행 한번 따라가 보고 싶을 정도로,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세계에 푹 빠지게 돼.

전체적으로, 이 책 덕분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더 깊고 풍부한 이야기를 알게 돼서 정말 기뻐. 벽돌책처럼 두껍긴 하지만, 그만큼 알찬 내용으로 꽉 차 있어서 읽는 내내 흥미진진해. 그리스 로마 신화가 우리 삶에 얼마나 스며들어 있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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