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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기장 속 영화음악 - 20세기 영화음악, 당신의 인생 음악이 되다
김원중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1년 9월
평점 :
어린 시절 내게 영화는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과 즐기는 게 전부였다.
그 시절 ‘이연걸’은 정말 쵝오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어느 날 이연걸이 영화 무대인사를 온다고 했다. 그 영화관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학교를 다니고 있었지만, 좀 귀찮았다. 그런데 친구들이 ... 역시 친구들이 문제다. 가자고 했다. 갔다.
영화를 원래 조용히 집중해서 봐야하는데 관객들이 영화 내내 영화를 사진을 찍었다. 플레시가 곳곳에서 터지고... 정말 이 짓을 왜 해야하나 생각했다. 돈이 아까웠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이연걸이 나왔다. 진짜 진심으로 영화하고 똑같이 생겼었다. 정말 그냥 영화관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다. 중얼중얼 뭐라고 이야기 하고 나갔다. 이때부터 일이 터졌다. 아........ 영화관의 출입문이 봉쇄되었다.
이미 일어나서 나가려 서 있는 상태고, 앞에는 닫힌 상태고, 뒤에서는 밀고... 더 웃긴건 우리 넷는 손을 꼭 아니 서로의 가방을 안고 떨어지면 안된다고 있었다. 우린 어린시저 오징어게임으로 단련된 몸이었다. 왠만한 몸싸움은 ... 훗~
그런데 거대한 군중의 힘은 우리가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
“문이 열리면 쓸려서 나가고, 옆에 돗데리아에서 만나자”
뭔 625전쟁의 이별장면도 아니고(그때 모두 핸드폰, 삐삐도 없었음)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던 순간 문이 열였다. 그 순간 누군가가
“천천히 갑시다”
라고 말했고, 순간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몸에 힘을 빼고 ‘양보’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속장소에서 만난 우리는... 이야기를 털었다.
“갈비뼈 나가는 줄.../ 보디가드도 얼굴보고 뽑나? / 너무 똑같아서 실망했다/ 난 좋았는데.../ 다음에 올땐 난 좀 빼라. 난 그만하고 싶다./ 내가 오지말자고 했잖아/ 일단 살아서 나왔잖아./ 야... 다 추억아이가.../얼어죽을...
입안가득 햄버거를 물고, 영화이야기가 아닌 영화 뒷이야기로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아직 그 영화관 친구들과 만나며 이 이야기가 가끔 나온다. 워낙 초중고를 같이 다니고 같은 동네에서 자라 대학때도 시험기간이나, 방학때 모여 또 영화를 보곤 했다.
이런 생각이 깊어질수록 미소와 눈물이 공존하게 했다.
#내일기장속영화음악 은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 영화의 뒷이야기, 영화배우의 이야기가 가득하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사실 이 책에 나온 영화들을 잘 모른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한 영화음악을 들어보니 내가 아는 음악이 있었다. 아니 들어본 익숙한 음악이었다.
그래서 ‘아’ 하는 김밥옆구리를 생각하게 하는 탄사도 뱉기도 했다.
책의 내용도, 컨셉도 좋은 만큼 많은 아쉬움이 있다.
분명 음악이야기다. 그렇다면 좀 다른 접근방식도 생각해야했다. 영화를 잘 아는 사람보다 나처럼 영화를 잘 모르지만 그 영화음악에 익숙한 사람도 이 책을 다 즐길 수 있게.
아는 사람은 더 깊이 즐길 수 있고, 나 같은 사람은 좀 더 접근성을 쉽게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내가 스토리에 #you_call_it_love 이 음악 없다고 했더니, 작가님은 링크를 보내주셨고, 현정님은 스토리에 날 불러주셨다. 작가님의 링크를 통해 음악을 들으며 잤고, 현정님의 스토리를 일어나자마 듣고 굉장히 기뻤다. 음악은 이런 접근성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색이 아닌 터치 한 두 번으로 바로 들리는 것.
얼마 전에 읽은 @gadianbooks 의 #그런순간이런클래식 은 음악 하나당 작가가 유튜브에서 고른 음악이 QR코드로 생성되어 내가 듣고 싶을 땐 언제든지 들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찍으면 노래가 들리니깐.... 난 아직도 그 책에 QR을 찍는다. 그리고 들으며 일을 한다. 그리고 그 음악이 궁금하면 다시 책을 편다.
이 책의 업그버전이 나온다면, 또는 2편이 나온다면 QR코드 추가를 적극 권장하고 싶다.
그러면 보는 책과 듣는 음악의 경계를 훨씬 낮춰주고,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더욱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이 잘 될 것이다. ‘Back to the Future!’
접근성에서 굉장한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70 전쟁은 인간의 본성을 얼마 악한지를 잘 볼수 있는 예입니다
.51 소개해 드리는 ‘Easy Winners‘ 는 지금은 좀 듣기 힘든 곡이 되었습니다.
.184 이 곡이 마음에 와 닿으셨다면 크리스 디 버그 하면 탁 떠오르는 그 곡 영호 <워킹걸 Working Girl>중에서 ‘The Lady in Red(1986)‘도 함께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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