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넓은 지식을 디테일은 걷어내고 소화하기 좋도록 다듬어 내놓은 책이 인기였다. 지대넓얕이 대표적이다. 나 역시 지대넓얕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다시 한번 끌렸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라는 수식어가 어디에 붙었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간과한 탓이다. 이 수식어가 비교적 변하지 않는 이론이나 학문 등에 붙는다면 말 그대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지식”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나 역시도 누구나 알아야 할 기본적 과학 지식을 기대하고 첫 장을 펼쳤으니까.하지만 이 수식어가 시대에 따라 변하고 현실적인 측면을 반영하는 단어 앞에 붙는다면 “현재의 삶에서 알아야 할 변화/트렌드” 정도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지금 현재 상황이 이러니까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아두라는 말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과학은 기초과학(혹은 이론과학)과 응용과학을 포괄하는 말이라서 양측의 의미를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느 한 측면만을 떠올린 독자라면 나처럼 예상한 지점과 조금 다른 내용을 접했을 것 같다.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은 위에서 이야기한 두 가지 측면을 다 다룬다. 다만, 내가 기대했던 기본 교양으로서의 기초과학 지식은 책의 앞부분에서 많지 않은 분량으로 잠깐 나온다. 그리고 저자가 과학 전공자라서 그런지 그렇게 쉽게 설명이 이루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최신의 트렌드에서는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특히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GMO에 대한 이야기는 유익하게 읽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최신의 응용과학 정보도 트렌드를 읽는데에 도움이 되었다.다만 좀 미묘한 것은, 제목과는 다르게 인문학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는데, 굳이 이런 제목을 붙였으면 매 챕터마다 기승전 인문학으로 끝낼 필요는 없었지 않나 싶다. 물론 신선한 관점도 있었고 생각할 거리도 있었으나 가끔씩은 두 학문의 손을 부여잡고 억지로 악수시키는 느낌도 들었던 게 사실이다.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하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최신의 과학에 대해서 부담없이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하지만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소양으로서의 과학지식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다른 책을 추천한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고려했을 때 제목이 조금 안 어울리는 측면은 있다. 아마 조금 더 주목을 끌기 쉬운 제목을 붙이지 않았나 싶다. 국세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전반적으로 다룬다. 과거의 세정환경과 비화들, 그리고 현재의 상황과 미래 국세청이 나아가야할 개혁방향을 인터뷰의 형식으로 제시했다. 국세청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
일반적으로 서로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로 들 수 있는 것이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피로이다. 특히나 어렸을 때에는 이 둘이 완전히 분리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때는 육체적 피로만이 나를 지치게 하는 것이던 시절이었기에 피로를 푸는 방법도 푹 잔다거나 하는 등의 방식 뿐이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이제는 좀더 많은 것들을 새롭게 보기 시작하고 또 겪어 나가고 있다. 우선 정신적 피로가 육체적 피로를 이끌거나, 혹은 육체적 피로가 정신적 피로를 가져오는 경우들이 늘어갔다. 일상의 고민이 많아지는 경우이거나 돌파구를 찾기 힘든 과업들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 나의 정신적 피로는 딱히 무리하지 않아도 왠지 모를 무기력함을 통해 내 육체를 피로하게 만들었다. 그 반대로, 쉬지 못하는 끝없는 야근들은 내 정신의 여유를 앗아가고 머릿속을 멍하게 하곤 했던 것이다.나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적 피로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치유방법이나 극복방법을 모색한다. 그것은 육체적 피로가 좀더 직접적으로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이고 원인을 비교적 명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신적 피로는 어떨까? 딱히 육체적으로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니 머리가 조금 복잡해지는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이 필요 없다며 넘겨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 같다.이 책은 정신적 피로가 육체적 피로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여 "마인드풀니스"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각종 정신적 피로감들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으며, 지금, 여기에 집중하여 뇌를 쉬게하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매번 밀려드는 잡념으로 잠을 깊게 자지 못하기 일쑤였고, 한번 깨면 다시 잠에 못들어 고통스러워하던 이유를 알 수 있었고, 그런 경험들이 나만의 특수한 것이 아닌 뇌가 쉼없이 돌아가는 것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 좋았다.뇌과학이라는 어려운 분야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의 형식을 빌려 책이 술술 읽힌다. 가끔씩은 너무 뻔한 비유들이 등장하지만 그래도 공감되는 구석이 많도록 서술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노력과 인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 마음에 깊이 와닿는다. 본질적인 휴식을 취하고 싶은 분들께 권한다.
˝전문분야˝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단어는 아닌 것 같다. 어쩐지 어렵기만 할 것 같고 보통의 삶과 동떨어졌다는 느낌을 준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알기 어려운 그 분야의 지식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 특히나 예술의 영역은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영역이기에,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들이 눈에 보이지 않아 더 막연하고 어려워보인다.하지만 그 전문분야라는 게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있는 노래와 관련된 내용, 그것도 가사라면 어떨까? 작곡은 악기와 각종 장비를 다룰 수 있어야 하기에 일반인들은 시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라는 수단으로 가사를 만드는 ˝작사˝라면, 어쩐지 나도 덤벼들 수 있는 분야인 것만 같다.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위에서 말한 전문분야에 대한 내 편견은 강화시켜주었고, ˝작사의 만만함˝에 대한 잘못된 편견은 무참히 깨부셔주었다. 역시나 전문분야에 종사하는, 그것도 그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를 다투는 사람은 그냥 남들과 비슷한 상태로 운좋게 그 자리에 오른게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그만큼 해당분야에 대해 고민하고 나름의 보이지 않는 스킬들을 연마해왔기에 그자리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보이지 않는 스킬들의 비밀을 한꺼풀씩 벗겨내어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책을 읽으면서 느낀 포인트는 작사는 단순한 글이 아니라는 것이다. 너무 막연하고 당연한 것 같은가?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일반인들은 쉽게 덤벼들 수 없는 ˝전문 작사가˝만의 정체성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 책은 이 지점과 관련해 작사가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들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가사는 노래와 동떨어질 수 없다는 단순한 말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노래의 분위기와 어울려야 한다는 기본적인 내용은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음률에 따라 가사의 수가 달라지게 된다거나, 도치나 반복으로 운율을 준다거나 하는 부분부터는 그렇게 쉬운 부분이 아니다. 거기에다 가사를 말하는 주인공의 캐릭터를 설정하고 그 캐릭터에 맞는 말투를 쓴다는 것, 그 캐릭터를 가수의 이미지와 어울리게 만들거나 그와 반대로 이미지의 변신이라는 파격을 주되 적당한 선을 맞춘다는 것은 이제 거의 소설가스러운 수준으로 접어든다. 짧은 가사 안에 그 캐릭터를 다 녹여내고 자신의 의도를 단어 몇개로 압축해서 표현하는 정도에 이르면 예술의 경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래와 그 가사들은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에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이런 가사들이 어떤 스킬과 의도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문가의 관점에서 듣는다는 것은 정말 흥미롭고 신선한 경험이며 더 나아가 노래와 그 가사에 대한 관점을 좀더 폭넓게 해준다. 원래는 작사가를 꿈꾸는 분들을 위해 쓰여진 책이지만 일상의 익숙한 부분들에서 새로운 관점을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도 꽤나 재미있게 읽혀질 책이다. 후반부에서는 ˝지금까지 작사한 가사 + 코멘트˝의 나열식 구성에 살짝 지루해지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5개를 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신선한 책을 이야기해준 YL에게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