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큐정전만 읽었다. 중국 근대문학의 대표작이라고 일컬어지고 그만큼 유명한 작품인 이유를 알거 같다. 처음 1회독 때는 솔직히 잘 와닿지는 않았는데 한번 더 읽으면서 깨닫는게 많았다. 문학 그 자체만이 아닌 시대적 배경과 상징을 함께 숙고해보는 게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소설이었다.
철학에 대한 책은 거의 처음이나 마찬가지라 다소 낯설었지만 “철학하다” 내지 “철학을 할 이유”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인생의 흐름에 따라 책이 쓰여져 있기에 시간이 지난 뒤 한번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깨달음과 감명을 받을 수 있을까?
주제를 위해 많은 소재 중 하나를 선택한 건인지, 아니면 소재를 이야기하며 그 본질을 지적하고 싶었는지 다소 불분명하지만 책장은 술술 넘어갔다. 완벽한 사람은 없고 모두 다 모순적이게 살아가겠지만 그 정도와 그와 결부된 캐릭터의 설정은 약간 불만이었다.
장편은 아니지만 한 인물을 중심으로 연결된 에피소드 형식의 단편 모음이 신선했던 책.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에서 얻을 수 있는 또하나의 이점을 깊이 경험했다. 누구나 다른 사람을 완벽히 이해할 순 없다고 하지만, 이런 좋은 소설 덕분에 조금은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 같다. 특히 연로하신 부모님이 느끼셨을 감정, 밖으로 표현되지 않았던 마음들을 이 책을 읽어가며 어렴풋이 깨닫게 되어 종종 울컥하기도 했다. 나이가 더 들고 이 책을 펼치게 된다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될 것만 같다.
자연이라는 소재로 쓴 외로움과 소외에 대한 소설. 주인공을 너무 먼치킨으로 설정했다는 생각이 좀 들지만 부드러운 전개를 위해 어쩔 수 없었을 거다. 중간중간 여러 동물과 식물에 대한 묘사를 인간관계에 대비하며 풀어나가는 솜씨에 감탄하면서, 사람도 역시 동물, 자연이기에 나타나는 특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화된다고 하던데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하게 만드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