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 - Stateless Thing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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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사랑은 위로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삶에 대한 위로.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는 더 없이 필요한 것임에도 쉽게 찾아오지 못한다. 마음의 문을 꼭 닫은 체 의심하고 자신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위로가 가슴 깊이 들어오기까지는 숱한 고민과 갈등이 필요하다. 그러한 시간을 보내고 가슴으로 들어와 퍼지는 위로는 더 없이 따뜻한 것이다. 이렇게 사랑은 시작된다. 그리고 이것은 남녀가 아닌 동성의 관계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흔들리던 삶과 부서지던 삶이 만나 새로운 새로운 삶을 위해 일어선다. 줄탁동시는 그런 영화이다. 단순 퀴어 영화라기 보다 그런 삶에 집중한다면 더욱 좋은 영화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영화이다. 물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대에 비해 면면에 남는 아쉬움이 참 크다. 특히 총 3부로 이어지는 영화의 1부가 무척 좋아 2,3부의 아쉬움에 크게 뒤따른다. 1부는 탈북 소년의 이야기이다. 2부는 게이 소년의 이야기이고, 비로소 3부에서 둘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1.2부에 비해 3부가 짧은데도 놀라운 것은 3부의 시작 전에 타이틀이 뜬다는 것이다. 매우 신선한 자리 배치라 생각하였는데, '이제 시작' 이라는 의미에서 완전히 찬선하는 쪽이다. 멋진 순간이었다. 그리도 늦게 타이틀을 만나는 것은. 그러나 2부에서는 조금의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 소년의 고통도 외로움도 사실은 조금도. 단순한 사랑 싸움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3부는 기다렸던 것에 비해 짧은 분량, 모호한 이야기, 어두운 화면 등으로 충만하게 마음을 채워주지 못했던 것 같다. 나는 외로운 두 소년의 만남과 위로, 사랑을 참으로 기다렸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탈북자와 게이라는 소재와 함께 이 둘을 만나게 하는 스토리의 구성까지도 박수치고 싶은 구석이 많다. 중간 중간, 마음을 흔들리게 했던 좋은 장면들도 참 많고. 역시 화제를 모은 충격적 영화임에 틀림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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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 Docu 강정 - Jam Docu KANGJUNG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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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의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좀 더 새로운 이야기가 보고 싶었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야기를 보고 싶진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다큐멘터리만이 가진 극영화와는 다른 매력을 말이다. 바로 진정성이다. 그것도 어떤 재미와 감동과도 바꿀 수 없는 커다란 크기의.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새삼 느끼게 된 것이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나의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 살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다보니 그 감정을 더욱 크게 자리잡는 것 같다. <Jam Docu 강정>은 무엇보다 이 시대, 가장 뜨거운 이야기 중 하나이고, 우리가 모르고 지나가서는 안될 문제의 이야기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최남단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건설된다고 한다. 그리고 <Jam Docu 강정> 그에 대해 소소한 것부터 뜨거운 운동까지 여러 에피소드들을 담아낸 다큐멘터리이다.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곳이 군대로 변한다는 것은 너무 무서운 일이다. 게다 그렇게 맑고 아름다운 곳이 말이다. 이런 상황에 참담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주민들의 모습, 열심히 반대를 외치는 활동가들의 모습. 이 모두를 보는 동안 나는 내가 한 없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실실거리며 가만히 살아가고 있을 때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무언가를 하고 있다. 반대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이것을 영화로 만들어낸 사람들도 그렇고 나는 너무도 존경스럽고 대단하게 느껴진다. 나는 이 영화는 조금 더 많이 알려져야 하고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봐야한다는 생각한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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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탄 소년 - The Kid with A B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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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위태의 끝에서 떨어져 찾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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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탄 소년 - The Kid with A Bik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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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또한 소년의 외로움을 알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린 것 같아. 영화를 보며 소년에게 온전히 스며들지 못했다. 지나치게 날카롭고 예민해서 치기로서 묻어버렸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차츰 알 수 있다. 소년의 외로움을. 소년이 원했던 작은 소망을 말이다. 영화는 아버지에게서 버려진 소년이 위탁모와 소통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말이 좋아 이런 스토리지 영화는 시종 소년의 불안과 위태로움을 끈질기게 그려낸다. 너무 불안하고 위태로워 나조차 조마조마한 그런 기분이었다. 제목처럼 게속해서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에 집착하는 소년은 마치 자전거가 자신의 두 발인 듯, 자전거를 통해 어디로든 달아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는 것 처럼 느껴진다. 아버지에 대한 워망보다는 외로움과 그리움 그리고 그것을 표출하지 못해 부리는 말썽들로 점철된 모습을 보이는 소년. 그럼에도 그 잔뜩 흔들리는 눈 안에 어른들의 위선과 어리석음이 고스란히 보여 부끄럽다. 소년이 바라는 것은 그리 큰 것이 아닌데 왜 이루어질 수 없을까. 외롭고 힘이 드는데 마음처럼 되는 것은 왜 없을까. 소년은 커다랗게 울부짖는다. 나의 외로움을 좀 알아주세요. 이토록 불안하고 고독하던 영화는 그럼에도 소년이 어떤 한 계기를 통해 성장하고 희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문제의 장면이 나에게는 참 압권이었다. 그 계기를 통해 한층 성장 했을 소년과, 소년을 언제나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위탁모 둘의 소통과 그로인한 앞으로의 희망이 정말이지 무척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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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오브 라이프 - The Tree Of Lif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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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날씨, 따뜻한 영화관의 온도에 몸이 노고노곤해지는 가운데 본 이 영화는 몹시 오묘하고 신비로워서, 몽환적이기까지 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을만큼 감각적이었다. 카메라의 움직임과 화면의 구도, 색감, 빛의 활용까지 어디하나 놀랍지 않은 구석이 없다. 처음에는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던 이 영상이 갈수록 조금 뒤틀려 불안정한 느낌을 주면서 감독이 카메라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 중간 중간, 생명, 우주, 탄생, 태초 등 커다란 것들을 의미하며 흘러나오던 화산과 공룡, 우주의 모습은 처음에는 놀라웠지만 그 나름의 감독이 하고 하는 이야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밀고나가는 힘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다소 종교적으로 느껴질수도 있으나 갈수록 그 의미과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세계적인 의미로부터 뿌리내려 가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는 것은 기쁨이었다.

  영화는 커다란 것을 이야기 하면서 점차 작은 이야기로 내려가 결국은 커다란 이야기를 보듬어 안는 구성을 하고 있었다. 가족과 아버지, 어린 시절, 자신의 삶 전체를 되 돌아보며 여러가지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누구라도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놀라운 영상미와 함께 차근히 풀어내고 있었다. 다소 화려하다고 느낄 수 있는 영상에 지칠수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후반 격정적으로 이어지는 유년시절의 이야기에서 다시 집중력을 불러일으키며 수작의 완성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아 보는 동안 깊숙히 빨려들어갈 수 있었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영화의 두 가지 힘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똑한 감독이고, 대단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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