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살인의 방 일본 추리소설 3
다니자키 준이치로 외 지음, 김효순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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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취와 멀어서 ‘흔연하게’(353/477) 읽지는 못했다. ‘어떤 항의서’(기쿠치 간) 하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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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싸면서 즐겁게 읽었다. 앞날개 작가 소개 글에서 잠깐 웃고 시작했다. ‘대학에서 생물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그녀는 졸업 후 14년 동안 부동산업에 종사했다. 작가에 대한 꿈을 다시 살려 로맨스를 쓰기 시작했는데, 의도와 다르게 스릴러로 이야기가 발전하는 걸 보고 자신의 진짜 재능을 깨닫는다.’ 의도와 다르게 스릴러로 발전하는 이야기, 하하. <당남죽>도 과연 로맨스 없지 않은 스릴러다. (로맨스 싫어하는 독자로서도) 재밌게 읽었고 다시금 깨닫기를, 호모사피엔스에게는 동지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애인보다 동지.




기차용으로 고른 게 <익명 소설>이다. 원제가 ‘원고 검토부’ 정도 되는 모양이다. ‘소설 속 연쇄 살인이 현실이 되었다!’고 표지가 말하는 바, 재밌을 것 같잖아. 출판 희망 원고를 검토하는 얘기라니 솔깃하잖아. 얇고 가볍기도 해, 까지가 휴가 전 감상이다. 휴가 후 (즉 지금) 쓰는 후기는 간단하다. 미안하지만 난 재미없었어. 오랜만에 느끼는 프랑스식 유치함이랄까. 매력적인 캐릭터나 인상적인 장면 하나 없이 작위적이고 시시했다. 살인과 강간이라는 심각하고 우울한 사건을 깔고 있음에도 핍진성이 떨어져 감흥도 없었어. 한편, 돌아오는 KTX는 비 때문에 서행했다. 2시간 거리를 3시간 반에 왔다. 사고 나지 않은 게 어디냐며 안도했다. 




사거나 대여해둔 전자책이 많아서 휴가지에서 책 고프지는 않았다. 크레마마 님을 깜빡 잊어, 수중에 없었던 사실이 약간 아쉬웠을 뿐. 휴대폰으로 보기에 만만한 것으로 <살인의 방>을 골랐다.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3권이다. 아홉 편이 실렸다. 표제작(다니자키 준이치로)보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듯한 <어떤 항의서>(기쿠치 간)를 기록해두고 싶다.


법무장관에게 쓴 항의 편지가 내용이다. 편지 작성자의 누나 부부가 5년 전 살해당했고 모친은 그 충격으로 일찍 사망했다. 가해자는 누나 부부 포함 9명을 살해한 죄로 사형에 처해졌다. 작성자는 온갖 마음고생 후 겨우 안도하고 살다가 사형수 사후 출간된 그자의 저서 때문에 복장이 터질 판이다. 범죄자가 두려움에 떨다가 사형장에 짐승처럼 끌려갔으리라는 자기 짐작과 달리, 기독교에 귀의하여 ‘흔연한’(353/477) 죽음을 맞았단다. 흔연하다, ‘기쁘거나 반가워 기분이 좋다’는 뜻이다. 흉악범에게 사형이 처벌 역할을 하지 못했으니 부당하고 억울해 이를 어찌할꼬. 사형제나 감옥 선교 관행에 질문을 던지는 셈이기도 하다. 영화 <밀양>이 떠올랐고 마침 내가 <어떤 항의서>를 읽은 곳도 밀양이었다.


승호 씨 집과 밭과 풀!과 와이파이가 있는 전원이다. 예정보다 더 오래 머물러 3주를 채웠다. 쨍한 해와 세찬 비를 번갈아 보았다. 가끔 한가로이 풀 뜯, 아니 뽑았다. (게으른) 소처럼 일 (잘)했다고 여물도 꼬박꼬박 거하게 잘 받아먹었다. 2주째 어느 날 서울 ㅇㅇ경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 이게 그 유명한 스미싱이로구나, 잔뜩 경계하며 통화를 했다. 서울 ㅇㅇ빌라에 사는 사람 맞는가. 그렇다. 지금 어디에 있는가. 왜 묻는가. 신고가 들어왔다, 지금 집 앞이다. 나는 지금 집에 없다. 신변에 문제는 없는가. 지방에 내려와 있고 문제없다. 지방 어딘지 말해줄 수 있나. 밀양이다. 이름과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나. 그걸 왜 말해야 하나. 신고가 들어왔다니까, 앞집 주민이 불렀다, 집 앞에 우편물은 쌓이는데 며칠째 그대로라고, 요즘 흉흉한 일들이 많아서 확실하게 해 두려고 그런다. (현관문 딸 기세) 아이고, 그렇구나, 수고하신다, 고맙다, 아무개이고 모년 모월 모일에 태어났다, 지금 휴가차 시골에 내려와 있고 무탈하며 내가 책을 좀 주문한 게 집 앞에 쌓이고 있는 모양이다, 이상 없다, 거듭 고맙다... (왜 부끄러웠는지?)





풀 뜯, 아니 뽑느라 전화를 못 받았다면 집 문 따일 뻔했다. 나는 좋은 이웃을 둔 건가. (본인은 오지랖이라고 하셨다) 눈떠보니 후진국인 요즘, 아마도 그런 것 같다. 위 소포 중 일부 내용 인증한다. ebs 티셔츠 꽤 큼직하고 프린키피아 문진은 목직하니 귀엽다. 돌아왔고 살아 있고, 창문 너머 들리건대 매미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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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7-2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수도 있겠군요
그래서 택배함이 필요한듯 하네요
그 와중에 죄다 알라딘 ^^

에르고숨 2023-07-24 22:38   좋아요 1 | URL
이웃의 관심이 고마우면서도 부담스러운 듯도 하고; 어쨌든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연락 받고는 앞집 눈치 보여서 알라딘 주문을 더 못 넣었다는 비밀이 있습니다...ㅎㅎ
 
드립백 코스타리카 라 알퀴미아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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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 감기는 이것이 뭔가 했더니... 벌꿀맛이었구만요+부드럽고 상큼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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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는 알고 있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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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기 싫은 사람들과, 엄마이자 딸을 몰랐던 사람이 쌓아온 합리 혹은 오산. 추리소설의 탈을 쓴 심리소설, 고발소설이랄까. 애증과 오해의 모녀 관계 및 모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절묘하게 담음. 리타가 마지막으로 한 일이 계속 마음에 남아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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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 바이 더 시 - 조이스 캐럴 오츠의 4가지 고딕 서스펜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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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곁의 여성 삶의 단편들. 뭘 좋아할지 혹은 뭐에 빡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다는 듯, 의구스럽거나 통쾌하거나 답답하거나 위험스러운 이야기가 골고루 들었음. 빡침 포함 개취는 통쾌(먀오 다오) 쪽. 이것도 없었다면 오츠 선생 끊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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