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감추는 날 - 웅진 푸른교실 5 웅진 푸른교실 5
황선미 지음, 소윤경 그림 / 웅진주니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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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선미 작가의 작품은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참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구나 싶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며 읽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취향은 이런 사실적인 동화보다는 서정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동화가 훨씬 읽는 맛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어딘가에서 읽은 기억이 나는데 동화를 쓰는 어른들은 그들이 자란 배경인 자연이나 시골을 동화속 배경으로 설정하는데 익숙하지만 실은 동화를 읽는 아이들 대부분은 자연이라는 배경은 오히려 낯설뿐이며 아이들에게는 이 시끌벅적한 도시가 그들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작가는 바로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동민은 참 평범한 아이다. 그래서 동화라기보다는 내 옆집 아이가 혹 이런 일로 고민하고 있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로 생생하다. 경수란 덩치 큰 녀석은 동민이 일기장에다 자신이 한 일( 담 넘기)을 고자질했다고 오해하고 있고, 엄마는 집안일은 절대로 일기에 쓰지 못하게 하고. 선생님은 일기를 내지 않으면 벌을 주고. 동민은 일기 쓰는 게 싫은 게 아니다. 엄마가 울어서 슬펐던 것도 그대로 쓰고 싶고, 미운 아이 욕도 하고 싶고, 만화에 대한 내용도 쓰고 싶다.  결국 동민은 선택한다.  일기를 감추기로.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게 일기쓰기란 숙제나 다름없는 것 같다. 아마도 숙제보다도 더 큰 고역일수도 있겠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똑 같은 생활인데 쓰지 않은 이야기가 뭐가 있겠으며 얼마나 잘못한 일이 많다고  매일 반성하고 돌아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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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Mr. Know 세계문학 26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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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소설을 즐겨 읽는 이유는 현실을 초월한 상상력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소설이 너무 일상에 파묻혀 있는 답답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반해 SF소설은 내가 상상하지 못한 것 혹은 미래 사회에 대한 상상 등을 소설로 나마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모습이 작은 점 같이 느껴질 때 시공을 초월한 SF소설은  공간을 뛰어넘어 무한한 우주로 비약하기도 하고 일직선적인 시간을 거꾸로 건너가서 과거를 보고 오는 가 하면 미래를 엿보고 오기도 한다. 소설을 읽다 가끔 생각하는 건 소설 속의 이야기가 얼마만큼 현실과 가까워질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백 년 뒤, 천 년 뒤, 만 년 뒤 우리들 삶이 모습이 어떻게 달라질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인간이란 존재의 한계나 벽 같은 것을 느낀달까. 나는 왜 이 2000년대란 시간 속에 태어났을까. 내가 이 시간대에 태어나야만 했던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던 걸까. 그저 우연일까. 그래도 궁금증은 남는다. 3006년 11월 21일의 삶은 어떨까.

  이 작품집은 여러 개의 단편들과 중편으로 짜여 있다. 표제작인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화성을 배경으로 한다. 언어에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겔린저라는 인물에게 화성의 고등언어를 배워오라는 임무를 내린다. 화성에 대한 역사와 예언이 기록되어 있는 신전의 기록을 통해 화성인의 운명을 알 게 된다. 아주 오래 전에 일어난 재앙으로 인해 남자는 더 이상 아기를 낳을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몇 남지 않은 화성인은 자신들의 멸망을 당연히 받아들인다. 겔린저는 고등 언어를 기록하고 배우기 위해 신전을 출입하던 중에 브락사라는 무희를 사랑하게 되고 무희는 그의 아이를 갖는다. 불임의 재앙은 남자만이 받은 것이므로. 결국 밝혀진 것은 신전에 기록되어 있는 예언을 이루기 위해 브락사를 의도적으로 그에게 접근시킨 것이었다. 하늘에서 온 신성한 사내가 화성인의 멸망을 막아줄 것이라는. 바로 그에 의해 새로운 생명이 잉태됨으로써.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과 '이 죽음 산에서'는 욕망에 사로 잡힌 인간의 이야기다. 배경은 낯설지만 이야기의 구조는 익숙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서 가장 큰 생물을 잡으려는 한 인간의 이야기와 우주에서 가장 높을지 모르는 산을 정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이야기다. 그런데 ' 이 죽음의 산에서'는 결말이 좀 아쉬웠달까. 이 세상 누구도 도달해보지 못했던 정상을 올라갔는데 그 곳에서 발견하는 건 냉동된 여자였다. 몇 세기전 행성을 개척하기 위해 왔던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모두 죽고 아직 죽지 않은 한여자만  치료약이 개발되기를 바라며 냉동상태로 두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인공과 산을 함께 올랐던 대원들이 죽음과 맞서가며 그 산을 정복했는데 실은 그 산 중심부는 비어 있어서 그 중심부를 수직상승해서 몇 시간만에 냉동장치에 필요한 기계들을 옮겨왔고, 또 그 중심부를 통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게 만든  놀이시설이었다는 것. 산을 오르던 장엄한 모습에 비해 정상에서의 이야기가 맥이 빠진달까.

  아쉬운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골고루 들어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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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고가 산타께 쓴 편지 - 세상에서 가장 걱정 많은 꼬마 펭귄 1
조안 스팀슨 글, 존 루이스 그림 / 크레용하우스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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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고는 세상에서 가장 걱정 많은 펭귄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는 이 즈음 팽고의 최대 고민은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받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이 걱정으로 팽고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팽고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또 한 사람이 있는데 팽고의 아버지다. 팽고가 수시로 잠자고 있는 아버지의 침실로 들어와서 자신의 걱정을 털어놓기 때문이다.

  드디어 산타할아버지가 오게 되는 날 밤, 아버지가 말한다. 오늘밤은 걱정이 생기더라도 꾹 참고 견뎌보렴. 팽고는 아버지의 말을 생각하며 걱정거리가 생겨도 일어나지 않고 견뎌본다. 어느새 팽고는 잠이 들게 된다. 다음날 팽고의 커다란 양말 자루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두고 간 선물이 가득하다.

  팽고는 이제 걱정이 하나도 없는 펭귄이 된다. 그토록 바라던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듬뿍 받았기 때문이다.

  아빠와 함께 읽으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책이다. 아마도 아이들은 우리 아빠도 팽고의 아빠처럼 내 고민을 다 들어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팽고처럼 잠자는 아버지의 머리맡에 서 있으면 아버지는 슬며시 깨어나서 잠을 떨치지는 못했지만 이해심이 가득한 눈으로 묻는다.

  얘야, 무슨 일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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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난 책읽기가 좋아
아놀드 로벨 글.그림,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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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우정인지 훈계하지 않고 재미와 잔잔한 감동을 통해 가르쳐주는 책이다.

  몇 가지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는데 하나만 소개하면 이렇다.

  개구리가 아파서 누워 있다.

  이때 두꺼비가 찾아와서 아픈 개구리를 위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려고 애쓰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다. 머리에 물을 부으면 생각날까 싶어 머리에 물을 부어본다. 그래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 머리를 세게 부딪히면  생각날까 싶어 벽에 머리를 쾅하고 찢는다. 그걸 본 개구리는 이제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두꺼비가 기분이 좋지 않다며 침대에 눕는다. 머리를 너무 세게 부딪힌 탓에.

  이제 개구리가 두꺼비를 위해서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한다. 아마도 개구리가 무슨 이야기를 해줄지 짐작이 갈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가면서 개구리가 두꺼비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것 같냐고 물어보면 이야기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는 아이들은 개구리가 해줄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참 잔잔하다. 이야기의 흐름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고. 뭔가 가르치려고 애쓰지 않으면서도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주 다정다감하게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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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와 도깨비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1
이상 글, 한병호 그림 / 다림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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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이상의 작품이다. 이상이 동화를 썼다는 건 이 작품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다. 얼핏 생각하기에 그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인 듯도 싶다.

  생명이 있는 것은 귀신이든 도깨비든 모두 소중하다.

  이상이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메세지인 것 같다.

  재미있다. 마을에 내려왔다가 꼬리를 잃은 도깨비가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황소 뱃속에 들어간다는 발상이 새롭다.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도깨비는 사람을 괴롭히거나 장난을 치는 녀석들로 등장하는데 이상이 만들어낸 도깨비는 처음부터 약자로 등장해서 돌쇠라는 인물에게 제 목숨을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게으르지만 인정 많은 우리의 돌쇠는 심술궂은 도깨비지만 측은지심을 발휘해서 도깨비의 부탁을 들어준다. 그렇다고 무조건 들어주는 건 아니고 나름대로의 이익도 챙긴다. 돌쇠에게 가장 소중한 황소를 통해서. 이 정도에서 줄거리에 대한 비밀은 지켜주는 게 좋을 듯싶다. 모처럼 재밌는 동화를 읽었다. 그림도 이야기와 너무나 잘 맞아 떨어져서 글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그림만으로도 재미있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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