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 멀리싸기 시합 사계절 저학년문고 17
장수경 지음, 권사우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이야기는 요즘 아이들보다는 어린 시절을 시골서 보낸 어른들에게 더 인상깊게 다가올 것 같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정말로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지만. 사실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이런 책을 통해 시골이나 자연 이런 것들에서 뭔가 좀 감동을 받았으면 하지만 도시시멘트 위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은 남의 나라 일쯤으로 무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우리의 추억을 아름답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하고 정말로 아이들과 내가 한 세대가 차이나는구나 실감하게 된다. 요즘은 여린 감성을 지닌 아이들을 참 보기가 참 힘들다. 애들이 참 억세졌다고 해야 할까.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아랫마을 윗마을 편나눠서 싸움을 하던 게 유행이었던 것 같다. 별일 아닌 일로 한 아이가 놀림을 당하든가 하면 온마을 아이들이 우르르 나서서 한판 전쟁이 벌어진다. 두 마을 솔밭에서 씨름도 하고 막싸움도 하고 좀 치사한 아이들은 돌멩이를 던지기도 하고. 우리 어렸을 때는 그렇게 놀았다. 학교 같다 오는 길에 그렇게 한바탕 전쟁을 하고 나면 하루 해가 후다닥 가버린다. 여름에는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소풀먹이러 가기도 하고, 소는 나몰라라 하고 어둑어둑해지도록 놀다가 소를 잃어버린 기억도 떠오르고...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나게 한 책이었다. 아마 작가도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쓴게 아닌가 싶고.

  양지뜸의 대장인 갑모는 올해는 꼭 오줌멀리싸기 시합에서 우승을 하고 말리라 결심한다. 작년 2학년 때는 대를 이어온 라이벌인 도채에게 쓴 패배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음지뜸의 대장인 도채는 우승으로 받은 진짜 가죽 축구공을 지들끼리만 가지고 놀면서 양지뜸 아이들을 놀려 먹는다. 갑모는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우승을 해서 오장군(오줌장군) 소리도 듣고 야구글러브와 방망이도 타고 말리라 결심한다. 시도 때도 없이 물마시기, 농삿일 눈치보며 땡땡이 치기, 막걸리에 설탕 넣어 마시기 등등. 드디어 시합 날, 첫 대결에서는 갑모의 오줌줄기가 영 힘을 못 쓴다. 두 번째 대결, 갑모는 엉덩이를 한껏 뒤로 내민 다음 앞으로 튕기며 오줌을 갈긴다. 동시에 무반찬만 먹어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방구가 같이 발사된다. 그 바람에 옆에 선 도채와 아이들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힘차게 나가던 도채가 오줌줄기가 힘을 잃고 만다. 결국 야구글러브와 방망이는 갑모의 차지가 된다.

  오줌멀리싸기 시합 후 양지뜸 아이들과 음지뜸 아이들의 사이는 더욱 냉랭해진다. 어느날 도채가 양지뜸 아이들이 지키고 있던 소와 염소들을 몰래 풀어놓아서 어둡도록 잃어버린 소와 염소들을 찾는 소동이 벌어진다. 그 후 양지뜸 아이들은 염소똥 총알과 말린 소똥으로 음지뜸 아이들을 공격하고 불시의 습격으로 반격 한번 못하고 도망가는 녀석들에게 땡감(덜익은 작고 푸른 감)을 던져 도채의 머리를 깨지게 하는 복수를 감행한다. 갑모는 혹시나 도채가 자신의 만행을 일러바치지나 않을까 은근히 고민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도채는 학교에서 놀다 다쳤다고 했단다. 그러던 중 축구공을 주우려던 도채가 비로 엄청나게 불어난 개울에 빠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갑모는 도채를 구하기 위해 물로 뛰어들고 소용돌이에 휩싸인 두 아이 모두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되고 마침 지나가는 청년에 의해 아이들은 구출된다. 축구공을 잃어버린 후로 음지뜸 아이들은 슬그머니 양지뜸 아이들 야구놀이에 끼어들고 결국에는 도채도 함께 섞여 야구를 하면서 화해를 하고 양지뜸과 음지뜸의 전쟁은 막을 내린다.

  마지막 반전, 갑모가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학교에서 놀다가 다쳤다고 말했는지 묻는다. 도채왈, 우리 아버지가 절대로 갑모 너한테는 지지 말라고 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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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9-05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줌멀리싸기 대회라니 기발하네요.^^ 어릴적 부끄러운 추억이 떠오르는군요. 양지뜸 아이드과 음지뜸 아이들의 전쟁이 굉장히 재미난 모습으로 보여지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