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우리 형 눈높이 어린이 문고 33
고정욱 글, 송진헌 그림 / 대교출판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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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사는 곳에서는 전동차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너무나 일상적인 모습이어서 특별할 것도 없는 모습이다. 휠체어에 탄 채로 튀김, 떡볶이 등을 파는 장애인들도 볼 수 있고. 물론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종식의 장애가 좀더 불편해 보이기는 하지만 작가조차도 장애인을 참 특별한 존재구나, 하는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는 걸 은연 중에 느끼게 된다. 뭔가 다르고 특별한 존재라는 의식없이 화도 낼 줄 알고, 장난도 칠 줄 알고, 공부를 하기 싫어하기도 하고, 엉뚱한 실수도 하는 평범한 아이의 모습으로 그려진 이야기가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 도 있었다.

  이 책은 열 살 종민이가 느닷없이 나타난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형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받아들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예상하듯이 종민은 웃는지 우는지 알 수 없이 일그러진 얼굴에, 발음도 정확하지 않고, 팔다리는 제 마음대로 떨리는 낯선 사람을 형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게다가 부모님의 관심은 온통 형에게로 가 있고 심지어는 형이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는 사실 때문에 종민의 친구들과 주위 사람들까지 형에게 호의적이다. 종민은 가출을 결심하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형의 휠체어를 밀고 밖으로 함께 나오게 되면서 형을 무슨 구경거리 보듯 하는 사람들의 시선에 화가 치밀기도 한다.

  그런데 형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발작을 일으키고 난 후 이제는 혼자서 휠체어에 앉을 수도,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고, 말을 하는 것도 더 힘들어졌다. 그러다 종민이 비탈길로 미끄러지는 형의 휠체어를 막으려다 사고를 당하게 된다. 종민은 한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다 퇴원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종민은 형이 한 번도 면회를 오지 않은 걸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때서야 부모님은 형이 장애인시설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말한다. 형은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끝까지 고집을 부려 그곳으로 갔다는 것이었다. 종민은 형을 찾아가고 형과 함께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종식의 수기에 나오는 내용으로 평범한 말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종민의 형을 15년 동안 키워준 수녀님이 하신 말씀이라는. 누구나 자기 몫의 십자가가 있다. 그 십자가를 받아들이며 행복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겠느냐 아니면 십자가의 굴레에 짓눌려 불행한 삶을 살겠느냐는. 정확한 문장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이런 내용인 것 같다. 종식은 십자가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선의 삶을 살려는 아이다. 부모님 곁을 떠나 수녀님과 살면서 언젠가는 함께 살게 될 가족들에게 부끄러운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는 아이. 운명은, 십자가는 자신이 원해서 진 것이 아니었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사느냐 불행한 마음으로 사느냐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난 내 몫의 십자가를 행복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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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뭔가 새로운 것을 찾고 싶을 때, 느슨한 일상에서 긴장감을 갖고 싶을 때 옆에 이런 책이 있다면 날이 선듯 팽팽해져 있는 자신을 만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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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1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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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괜찮은 작가를 알아가는 재미에 빠져 있다.
어둠의 왼손
어슐러 K. 르 귄 지음, 서정록 옮김 / 시공사 / 2002년 9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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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자들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8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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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열두 방향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04년 10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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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전화박스 아이북클럽 7
도다 가즈요 글, 다카스 가즈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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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겹다. 새끼를 잃은 엄마 여우가 매일 소년을 몰래 훔쳐보는 장면에서...

  새끼 여우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여우가 있다. 날씨가 차가워져 가던 어느 날 어미의 등을 타고 오르며 뛰어놀던 새끼 여우의 몸도 영원히 싸늘해져 버린다. 여우는 새끼를 잊을 수 없어 마음의 병이 든다. 마을 근처를 맴돌던 어느 날 전화 박스 안에 있던 소년을 본다. 여우는 소년의 엉덩이에 꼬리라도 달린 듯한 착각에 빠진다. 소년은 매일 전화 박스를 찾고 여우는 매일 몰래 소년을 지켜본다. 소년은 전화에다 대고 말한다.

  엄마, 보고 싶어.

  소년의 엄마는 먼 도시의 병원에 있다. 어느 날 전화기가 고장이 나고 소년은 엄마가 있는 도시로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줄 수가 없다. 그 때 여우는 온 힘을 다해 마술을 부린다. 고장난 전화 박스 옆에 또 하나의 전화박스가 생겼다. 소년은 놀라워하며 환한 불이 켜진 전화박스로 들어온다. 소년은 그토록 그리워하는 엄마와 통화를 하고 여우는 제 몸 속에 들어온 소년의 따뜻한 체온을 느낀다.

  그때서야 왜 제목이 여우의 전화박스인지 알게 된다. 요술 부리는 여우 이야기를 이렇게 인간적으로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은 처음이다. 책을 덮어도 엄마 여우의 따뜻한 체온과 전화 박스의 환한 불빛이 오래오래 느껴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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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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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영의 독자들은 확실히 구분된다. 그의 작품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비판하는 사람들로. 나는 비판하는 편에 속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보는 신문에 실린 그의 작품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을 보면.

  등장 인물들의 감정이 과잉 처리되어 있는 작품들에 난 쉽사리 공감할 수 없다. 아마도 무미건조한 성격 탓이겠지만. 세상의 아픔을 혼자 다 안고 있는 듯한 인물들을 보면 꾀병 부리는 어린 아이같다. 그들의 아픔이 그들에게는 지상 최대의 고통이겠지만 작가는 좀 담담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인물은 이 만한 아픔을 가진 인물이니 독자들이 그들의 어리광, 투정을 받아주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는 듯한 작품. 주인공 스스로 15살에서 머물고 있다고 실토하고 있긴 하지만. 어느 신문에서든가  우리 나라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자라다 만 15살의 범주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데 사실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감정 과잉 뿐만 아니라 감정의 흐름 또한 느닷없달까. 윤수가 유정의 고모인 수녀님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장면도 느닷없고 유정이 윤수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것도 느닷없다는 느낌이었다. 인물 간의 대화와 감정의 분출만으로 이루어지는 작품을 읽어가다보니 행간에 숨겨진 의미랄까 이런 것들을 조용히 새겨볼 만한 여유가 없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읽었다는데 도대체 어디에서 눈물을 흘려야 그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지나치게 감상적일 뿐이었다. 어쩌면 독자들은 이런 부분 때문에 작가의 작품에 끌리는지도 모르겠지만. 인물과 함께 감정에 휩쓸리면서 실컷 울고 공감하고 감동받고. 감동 없는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가끔 눈물을 흘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은 사형제 폐지가 전면에 있는 작품이 결코 아니다. 상류층이지만 정신적 상처를 안고 사는 유정과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며 살아온 윤수라는 인물과의 소통 또는 사랑을 그리고 있는 이야기다. 익숙하지만 낯선 사랑 이야기라고 할까. 좀더 진지하게 사형제 폐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윤수가 소녀를 강간살해하고 소녀의 어머니와 파출부를 살해한 완벽한 사형수여야 한다. 어설프게 남의 죄를 뒤집어 쓰고 있는 사형수는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남의 죄를 뒤집어쓴 사형수가 그렇게 초연할 수 있다는 말인가(비록 그가 실제로 저지른 죄도 크기는 하지만).  복수의 여신들의 저주 때문에 어머니를 죽인 오레스테스는 "바로 접니다"라고 자신의 죄를 인정했지만 윤수는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사형제가 억울한 죽음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의도였겠지만 나로서는 독자들의 눈물에 호소하기 위한 장치로 여겨졌다. 감정 없는 나조차도 거기에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아쉽다. 감정에 호소하기 보다는 이성에 논리에 호소하는 작품을 접하고 싶다. 소설이라는 양식이 원래 감정에 호소하는 경향이 더 강하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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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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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을 이해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 그것도 형체도 없는 인간의 심리를 이해한다는 게 가능할까. 어쨌든 이 책은 나를 포함해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한 번쯤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책에 나와 있는 실험들을 내 경우에 적용시켜보면  어떨까.

  스키너의 행동주의 이론. 내가 원하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으니 난 충분히 보상을 받지 못하고 성장했거나 아니면 처벌을 지나치게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쪽도 아니다. 보상이 부족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의지부족 때문이었지. 보상은 일시적인 자극제는 될 수 있지만 목표에 이르게 하는 궁극적인 방법은 되지 못한다.

  스탠리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 복종. 아마도 내 경우도 괴로워하는 피실험자를 보면서도 전기 스위치를 누르고 말았을 것이다. 불합리한 일에 맞설 용기가 내겐 분명 부족하다. 난 언제나 지나치게 망설인다.

  엽기 살인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 난 사건을 보고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를 두려워했을 것이고 결국에는 신고하지 않았을 것이다. 몇 년 전 아파트 맞은편에 불이 났었는데 신고를 망설였던 생각이 난다. 아마 누군가 전화를 했을 것이라고 망설이는 몇 분 사이에 다행히 소방차가 왔었고 큰 불은 아니었지만. 난 책임지기를 싫어한다. 문득 생각나는 것 한 가지. 초등학교 성적표에 있던 한 구절. 얌전하고 성실하나 책임감이 부족함. 담임 선생님이 심리학에 조예가 깊었던 듯(?)

  해리 할로의 애착 심리학. 어렸을 때 부족한 스킨쉽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에 대해서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 깊은 애착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으니까. 그러나 아이러니한 건 나 스스로는 형제들 중 부모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자랐다고 생각한다는 것.

  레온  페스팅거의 인지 부조화 이론. 자기의 행동을 합리화해서 심리적 갈등을 잠재우려는 행동. 내게도 분명 이런 경향이 있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 그렇게 합리화하지 않으면 내 행동에 대해서 자꾸 돌아보게되고 잠조차 이룰 수 없다. 이때의 해결법 하나. 빨리 잠들자. 잠자고 나면 어제의 갈등이나 행동들이 어느새 무뎌져 있거나 사라져 있다.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가짜 기억 이식 실험. 내 경우 내 기억을 신뢰할 수 없다. 아주 어렸을 적의 경험 몇 가지가 떠오르는 게 있는데 그게 꿈인지 내가 경험한 건지 사실 구별하기가 어렵다. 사실 사람들은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자기가 원하는 모습대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미처 몰랐던 나의 모습을 나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이 이미 많이 설명해놓은 것 같다. 내 안에 공통된 인간의 모습이 들어 있을 테니까. 내가 미처 몰랐던 내 모습을 본 것 같다. 이게 나의 전부는 진짜 모습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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