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이야기 한국사 1 다시 쓰는 이야기 한국사 1
호원희 지음 / 꿈소담이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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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4~5학년 아이들에게 적당한 책인 것 같다. 엄마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입말로 되어 있어서 옛날 이야기라도 듣는 것처럼 친근하다. 이미 학교에서 사회 시간에 역사를 배운 6학년 아이에게 물어보니 내용이 쉽단다. 6학년들에게는 조금 쉬울 수도 있겠지만 역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6학년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듯이 역사 공부를 할 수 있어서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5학년 겨울방학동안 이 책을 먼저 읽어보고 6학년 사회를 배운다면 학교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70만년 전의 구석기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꼭 알아야할 내용들을 중심으로 짧게 이야기를 엮고 있는 형식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나라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대충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초적인 지식들을 바탕으로 보다 더 세부적인 내용에 까지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활자만 답답하게 박혀 있는 책이 아니라 삽화도 함께 있어서 지루하지도 않고 차례대로 보다가 관심있는 분야부터 볼 수도 있다. 아쉽다면 초등학생이라도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조금 내용이 빈약하달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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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감옥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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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 째 읽었는데 여전히 신선하다. 기억력이 나쁜 탓에 줄거리가 기억이 안나서 그럴 수도 있지만 단순히 줄거리를 따라가는 이야기는 아니다. 환상과 현실의 결합을 통해 결국은 현실을 이야기하고자 한 작품들이 많았다. 한편이 끝날 때마다 그 다음편이 궁금해서 손이 금방 다음 페이지를 넘기고는 있지만 잠시 멈추고 이야기 속에 잠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비슷한 느낌을 주는 소설 끼리 묶어 보면,  "긴 여행의 목표"는 한번도 집이 주는 그리움, 가족이 주는 그리움을 느껴본 적이 없는 시릴이라는 아이에게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부자인 아버지가 죽자 시릴에게는 엄청난 재산이 상속된다. 하지만 대대로 물려오던 대저택과 영지마저 넘겨버리고 시릴은 세상을 헤맨다. 그러다 독일 은행가의 집에서 우연히 본 그림 한장에 매료된다. 깎아지른 계곡 한가운데 있는 궁전 창문에서  환한 불빛이 새어나오는데 창문 너머에 사람의 그림자가 있다. 시릴은 이 그림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이런 감정은 처음이다. 어쩌면 가본적이 있는 곳인지도 모른다. 저 그림자가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시릴은 그림 속 궁전을 찾기 위해 히말라야로 떠난다. 그리고 함께 간 많은 사람들을 잃고 그림속의 궁전을 찾는다. "길잡이의 전설" 역시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를 그리워하는 이의 이야기다.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태어난 히어로니무스는 기적이나 다른 세계를 꿈꾸는 아이였다. 하지만 인생의 의미니 기적이니 하는 것들을 버리고 마술사로서 사람들을 현혹시키며 살아간다. 그러다 우연히 다른 세계의 문을 발견한다. 하지만 스스로 순수성을 잃어버렸다는 생각하는 히어로니무스는 그 문을 향해 들어갈 수 없었다. 그는 가난한 마술사로 세상을 떠돌다 다시 그 문을 발견하게 된다.

  짧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였다. 한 부부가 로마의 허름한 골목을 여행한다. 두 사람은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라는 건축물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통로안을 먼저 들어가던 아내가 뒤따르던 남편을 돌아보고 기겁을 한다. 입구에 서 있는 남편의 모습이 거인처럼 보이는 것이다. 거인 같은 남편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점점 작아진다. 하지만 정작 걸어오는 사람은 자신이 작아지는 걸 느끼지 못한다. 왜냐하면 주변의 기둥이나 문들도 같은 비율로 작아지기 때문이다. 부부는 통로 저쪽을 바라본다. 통로 저쪽에는 끝이 있는 것일까? 다른 세계로 향하는 출구는 아닐까? 그리고 며칠 뒤 부부는 통로 저쪽을 향해 탐험을 떠난다.

  "교외의 집"과 "미스라임의 동굴"도 비슷한 맥락으로 묶을 수 있을 것 같다. "교외의 집"은 2차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교외에 작은 집이 있다. 이 집은 마을 사람 누구도 출입할 수 없으며 쇼아스발리라는 작은 체구의 여자만 드나든다. 나는  형과 함께 그 집 현관에 열쇠를 달러 가게 된다. 그때 형과 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그 집은 앞뒤, 옆이 모두 같으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바로 맞은편 문으로 나오게 된다. 왼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편문으로 바로 나오게 된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 어느날 그 집에 나치 제복을 입은 사람들과 민간인 복장을 한 십수 명의 사람들이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걸 목격한다. 나와 형은 절대 들어갈 수 없었던 그 집에 어떻게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지 알수 없다. 그리고 며칠 뒤 집은 폭격에 의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전쟁이 끝난 후 나는 교외의 그 자리에 집이 있었던 증거들을 찾으려고 애써보았지만 100평방 미터가 조금 넘는 그 집터는 문서상으로는 존재하는 땅이란 대답만 들을 뿐이다. 나치에 협력했든 혹은 방관했든 간에 나치에 대한 기억을 잊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그린 우화가 아닐까 싶다.

   "미스라임의 동굴"은 동굴 속에 사는 그림자의 이야기다. 그림자들은 그들이 사는 세상이 세상의 전부라 믿으며 철저한 통제 속에서 생활한다. 그림자들은 목소리가 말해주는 시간에 자신의 잠칸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하고, 주어진 일들을 한다. 그 일에 의문을 품는 그림자는 아무도 없다. 이브리를 제외하면. 이브리는 꿈에 보았던 창문을 그려본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그 창문을 그리고 지운다. 이브리는 철저한 통제 사회에서도 그 통제를 벗어나고자 꿈꾸는 예외적인 인물이다.

  "조금 작지만 괜찮아"는 작은 자동차를 이야기의 소재로 삼고 있다. 결코 작지 않은 이 자동차안에는 방과 연회실과 식당과 심지어 이 자동차를 넣을 수 있는 차고까지 있다. 가벼운 소품으로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정도이다.

  이 책의 표제작인 "자유의 감옥"은 111개의 문에 갇힌 인간의 이야기다. 나는 이 중 하나의 문을 선택해서 나가면 된다. 하지만 내가 하나의 문을 선택하는 순간 나머지 110개의 가능성의 문은 사라져 버리게 된다. 내가 문을 열고 나가기를 주저할수록 문의 수는 점점 줄어 들고 드디어 하나의 문만이 남게 되었을 때 나는 감옥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는다. 결국 문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 나는  깨닫는다. 인간의 자유의지란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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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 탄실이 - 눈높이 어린이 문고 44 눈높이 어린이 문고 44
고정욱 지음, 김동성 그림 / 대교출판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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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을 쓴 작가의 글이다. 실제로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작가는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쓸 계획이라고 한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의외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걸 알 수 있는데 이런 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장애인의 모습을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이 책은 안내견이 어떤 일을 하며 안내견과 마주쳤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이야기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가르쳐준다.

  전체적 이야기는 대체로 탄실이라는 이름의 안내견의 눈으로  풀어나간다. 탄실이는 퍼피워킹(안내견 훈련을 받기 전까지 일반 가정에서 지내는 시기)을 마치고 안내견 훈련소로 오게 된다. 이곳에서 다른 안내견들도 만나고 10년 동안의 안내견 생활을 훌륭히 마치고 휴식하는 중인 할아버지 개도 만나게 된다. 탄실이는 아직 안내견이 어떤 일을 하는 건지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좋은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안내견이 되기 위해서 불임수술을 받았다는 걸 알고 실망하기도 한다. 탄실이의 꿈은 훌륭한 엄마가 되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훈련을 통해서 탄실이는 멋진 안내견으로 탄생하고 예나라는 맹인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예나는 한 때는 화가의 꿈을 꿀 만큼 그림에 소질이 있던 아이였는데 녹내장에 걸려 결국은 초등학교 때 실명을 하고 말았다. 또래들은 중학생이 되었지만 예나는 여러 일을 겪는 동안 학교를 다니지 못해서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고 있다. 예나는 탄실이를 돌봐주면서 자신이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돌볼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중간에 탄실이를 잃어버리고 예나가 다치는 사고도 있었지만 둘은 서로를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나 좋은 일 뒤엔 나쁜일도 함께 오는 것인지 사기를 당한 예나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가 나고 아버지는 빚쟁이들을 피해 집을 나간 뒤 소식조차 모르게 된다. 예나와 엄마, 언니, 탄실이는 달동네의 단간방으로 이사를 가고 탄실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처지가 된다. 그런 환경 속에서 예나와 탄실이는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게 되고 그 가운데서 희망을 얻는다.

  안내견과 마주쳤을 때 행동수칙

  먹을 걸 주어서는 안 된다.

  함부로 쓰다듬거나 해서도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 주인의 말을 잘 따르지 않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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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길을 잃었어요 일공일삼 7
랑힐 닐스툰 글, 하타 고시로 그림, 김상호 옮김 / 비룡소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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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 후 집 주소를 몰라서 잠시 방황했다는 아빠들의 이야기를 가끔 우스개 소리로 듣는다. 이 작품 속의 아빠도 그런 경험을 한다. 끝까지 읽다보면 단지 주소를 몰랐기 때문일까 아니면 자발적 방황일까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이사하는 날 버스 속 퇴근길. 아빠는 옆자리에 앉는 낯선 꼬마한테서 당혹스러운 질문을 받는다. 제 엄마에게 한 질문이기는 하지만 아빠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느라 내릴 곳을 놓치고 버스 종점까지 가고 만다.

  "아빠가 왜 필요해요?"

  아빠가 왜 필요할까? 돈을 번다. 그건 엄마도 할 수 있다. 운전을 한다. 그것도 엄마가 할 수 있다. 부서진 곳도 고치고 못도 박는다. 그것도 엄마가 할 수 있다.

  월요일 밤,종점에서 다시 버스에 올라탄 아빠는 몇 번을 왔다갔다 하지만 내릴 곳을 알지 못한다. 결국 종점에 남게 된 아빠는 개썰매를 끌고 있는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북극(노르웨이에서 태어난 작가 답다)을 탐험하러 가는 중이다. 느닷없이 등장하는 인물이긴 하지만 바로 이런 점이 바로 이 작품의 묘미다. 아빠는 남자의 북극 탐험에 동행하고 하룻밤을 돌아 다시 그 버스 종점으로 되돌아온다. 남자는 이미 북극점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나 실망하며 탐험을 포기하고 어딘가로 가버린다.

  화요일 밤, 낮에 회사에서 아내에게 전화를 해보았지만 집에 들어오지 않은 남편에게 화를 내며 아내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번에도 버스 안에서 왔다갔다 하다 종점에 내린다. 아빠는 하늘을 올려다 본다. 검은 하늘에서 커다란 새 한 마리가 땅으로 내려온다. 땅에 내린 것은 새가 아니라 행글라이더다. 아빠는 행글라이더를 타고 있는 남자에게 집을 못 찾겠다고 한다. 남자가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자 아빠는 행글라이더를 타기로 한다. 그러나 하늘에서도 집은 찾을 수가 없다.

  수요일 밤, 이번에 나타난 남자는 카레이서다. 카레이서는 도시를 질주하고 싶지만 도로 여기저기에 있는 신호등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다며 불평한다. 아빠는 카레이서의 차에 올라타 밤새 도로를 달려보지만 집을 찾지 못하고 다시 버스 종점에서 내린다.

  목요일 밤, 말을 탄 카우보이를 만난다. 밤을 따라 걷던 말은 어느새 사막에 도착한다. 사막에서 카우보이와 하룻밤을 보내면서 카우보이식 식사도 배우고 홀로 탐험을 하는 카우보이게서 쓸쓸함을 느낀다.

  금요일 밤, 아빠는 지칠대로 지쳐서 자신이 태어난 집을 찾아간다. 그 곳밖에는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준비한 따뜻한 식사를 하고 잠을 잔다. 아빠는 그곳에서 자신 또한 어렸을 때 아버지와 시간을 가지지 못했던 사실을 깨닫는다. 아빠의 아버지도 언제나 바빠서 자신과 놀아주지 못했던 것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아빠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줄 아빠. 아빠는 어머니의 집을 나선다.

  토요일 어딘지 모를 집으로 길, 눈길을 걷다 넘어져 눈속에 파묻힌다. 눈썰매타고 있던 아이들이 와서 아빠의 손을 잡아주고 옷에 묻은 눈을 털어준다. 아빠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아들과 딸 이름을 대며 그 아이들을 아느냐고 묻는다. 그때 한 아이가 말한다. 알아요. 며칠 전에 우리 옆집으로 이사온 아이들이에요. 아이가 가르쳐준 집의 현관문을 열자 아이들이 반갑게 아빠를 맞아준다. 아빠는 지금 당장 눈썰매를 타러 가자고 말한다. 아내는 말한다. 당신 시간 없잖아요. 그리고 집안일도 해야한다고요. 아빠는 집안일은 나중에 하면 된다고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한다. 아내는 갑자기 달라진 아빠의 태도에 의아해하다가 결국 눈썰매장으로 향한다. 아빠와 엄마와 아이들은 밤새 눈썰매를 탄다.

  질문을 거꾸로 해야할 것 같다. 아빠에게 가족은 왜 필요하냐고. 때로는 북극으로 모험을 떠나고 싶기도 하고, 지상을 떠나 하늘을 날고 싶기도 하고, 카레이서처럼 도로 위를 질주하고 싶기도 하고, 카우보이처럼 황량한 사막에서 외롭지만 방랑자처럼 살고 싶기도 한데 왜 가족을 벗어날 수 없느냐고. 이렇게 답하면 어떨까? 평생 모험 속에서 살 순 없지만 가족과는 평생을 살아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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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구조 - 시간과 공간, 그 근원을 찾아서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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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과 한 일 년 쯤 읽었던 "엘러건트 유니버스"의 차이가 뭘까. 책을 덮는 순간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잘 파악이 되진 않는다. 물리학하고 아무 상관이 없는 내게는. 단지 우주론이나 물리학 대중서에 조금 관심이 있을 뿐인 나로서는. 다시 책을 펼쳐봐도 잘 모르겠다. 대충 말하자면 엘리건트 유니버스가 끈이론이나 그로부터 나온 M이론 등을 좀더 세부적으로 설명하고 있달까.  그래서 용어들이 낯설고 어려웠었다. 이런 표현이 정확한지 잘 모르겠다. 사실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두 번이나 힘들게 읽었지만 책을 덮는 순간에 거기 있었던 내용의 99%는 머리 속에서 날아가 버린 것 같다. 진작에 읽어야지 하고 찜해두었던 작가의 다른 책 "우주의 구조"를 이번에 읽으면서 예전에 다른 물리학과 관련된 대중서를  읽으면서 이해되지 못했던 부분을 다소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좋았다. 이 책이 예전의 책보다는 이해하기 쉬웠다는 점도 있었고 몇 번 읽으면서 전에는 생소했던 용어나 설명들에 조금 익숙해진 부분도 있었다.

  저자는 묻는다. 시공간이란 무엇인가. 물리적 실체를 가진 것인가 아니면 그저 추상적인 개념에 불과한 것인가. 시간과 공간이 절대불변의 실체이며 우주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뉴턴에서부터, 각각 독립된 개념이라고 생각했던 시간과 공간이 실은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어서 절대로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등이 쉽게 설명되어 있다. 바로 특수상대성 이론에서 광속으로 이동하면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론이 나왔다. 정지해 있는 물체는 시간을 따라 광속으로 움직이는데 여기에 공간 이동이 추가되면 시간 쪽으로 향했던 광속 운동이 공간 쪽으로 할당되며 공간을 이동하는 속도가 광속에 달하면 시간에 따른 이동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력을 시공간의 휘어짐으로 표현한 일반상대성이론도 개괄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내가 미처 몰랐던 것은 아인슈타인의 이론도 고전역학에 들어간다는 점이었고, 우주는 정지되어 있다고 생각했던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방정식에서 우주가 팽창한다는 해가 나오자 우주상수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정지해 있는 우주를 이론적으로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허블 우주 망원경의 탐사로 우주가 실제로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자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을 철회했다.

  이를 통해 천재 물리학자의 실수가 흥미로웠다기보다는 실험실에서 관찰과 실험을 통한 이론이 아닌 단순한 종이 위의 수식을 통해서 우주의 원리를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신비로웠다. 이론이 실험보다 앞서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의 물리학, 초끈이론, M이론, 브레인 가설, 다중 우주 등은 실험으로 증명할 수 없는 이론이 대부분이다.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발달해서 실험을 할 수 있다면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수많은 이론중에서 어느 이론이 맞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끈이론이 지금으로서는 우주의 기원과 아인슈타인이 평생 연구했다는 대통일이론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을 통합하는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일 앞선 이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끈이론이란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가 점이 아닌 끈이라고 간주하는 이론이다. 이 끈이 진동하는 패턴에 따라 입자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끈이론(M이론)은 우리 우주가 10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는다. 빅뱅이 일어날 때 1,2,3차원은 지금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공간으로 팽창되었고 나머지 7차원은 아주 작은 영역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실험 능력으로는 이런 이론을 바로 검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이론들은 지금까지 물리학의 바탕 위에 만들어진 이론이므로 언젠가는 검증 가능한 날이 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얼마 전 스위스와 프랑스 등을 걸친 지하에 강입자 충돌 가속기가 완공되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두 입자를 엄청난 힘으로 충돌시켜서 끈이론등이 예견한 입자를 발견해내는 실험, 초소형 블랙홀을 만드는 실험 등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실험들이 행해진 후 어떤 이론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어떤 이론들이 버려질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 책보다 최신 버전의 물리학 책이 기대된다. 그 책은 어떤 이론으로 우주를 기술하고 있을지, 아직 비밀에 싸인 초기 우주를 구명할 수 있을지, 아인슈타인이 평생 도전했다는 이 우주를 아름답고도 단순하게 기술할 우주론을 완성할 수 있을지.

  물리학책을 읽다보면 이 우주가 무한대가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이 무한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고의 실험장비로도 관측할 수 없는 미세영역에 대한 탐구로부터 무한대로 팽창하는 우주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넘어 또 다른 무수한 우주까지. 지금까지 인간이 탐구하고자 하는 영역이 정말로 실체가 있는 것인지 상상의 산물인지 아직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오늘 아침 텔레비전을 켰는데 교육방송에 우주론에 대한 토의를 하고 있었다. 익숙한 이름 엘런 구스가 나와서 끝까지 봤는데 마지막에 했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엘런 구스가 아닌 다른 물리학자가 한 말이었는데 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는 우주로부터 기원되었으므로 우리도 결국은 우주의 일부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뜻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나도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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