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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튜니아, 공부를 시작하다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6
로저 뒤봐젱 지음, 서애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목장에서 여러 동물들과 함께 사는 거위 피튜니아는 어느 날 풀숲에 떨어진 책을 발견한다. 목장 주인 아들 빌의 책이다. 이때부터 피튜니아는 항상 날개죽지에 책을 끼고 다닌다. 피튜니아의 목은 책밖으로 불쑥 튀어나갈 만큼 길게 늘어난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동물)은 지혜로워지니까. 목장의 동물들이 피튜니아의 지혜를 빌리러 차례차례 다가온다.
암소 클로버는 대장 수탉의 볏이 왜 빨간지 궁금하다. 피튜니아 왈, 그건 주인 아저씨가 알을 낳는 암탉인지 알도 못 낳는 수탉인지 구별하려고 달아놓은 플라스틱 볏이야. 역시 지혜로운 피튜니아 다운 답변이다.
암탉 이다는 제 병아리가 9마리가 맞는지 궁금하다. 피튜니아 열심히 병아리를 센다. 3마리, 3마리, 3마리. 음, 3곱하기 3은 6, 그러니까 여섯마리예요. 이다가 불안한 목소리로 묻는다. 그건 9마리보다 많은 숫자니? 당연히 많지. 암탉 이다는 걱정이다. 9마리도 키우기 힘든데 더 많아진 병아리를 어떻게 키우나.
피튜니아는 언제나 동물의 문제를 해결하느라 바쁘다. 이번에는 개 노이지가 구멍에 머리가 끼어 꼼짝도 못하고 있다. 피튜니아는 이 순간에도 번뜩이는 지혜를 발휘한다. 다른 구멍에다 연기를 피운 것이다. 개 노이지는 연기를 참다 못해 발버둥을 치다 얼떨결에 빠져 나온다. 이번에는 제대로 지혜를 발휘한 셈인가?
말 스트로는 치통을 해결하기 위해 피튜니아를 찾아온다. 피튜니아의 해결책. 이빨이란 게 있으니까 치통도 생기는 거야. 그러니까 쓸모없는 이빨은 집게로 다 뽑아버려! 이날부터 말 스트로에게서는 이가 아프다는 말은 한마디도 들을 수 없다.
아기 고양이 코튼이 나무에 올라가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당연 동물들은 지혜로운 피튜니아에게 해결책을 구하러 온다. 피튜니아의 위대(태)위대(태)한 해결책. 암소 위에 당나귀, 당나귀 위에 돼지, 돼지 위에 염소, 염소 위에 양, 양 위에 아기 돼지, 아기 돼지 위에 오리, 오리 위에 칠면조, 칠면조 위에 암탉이 올라 서려는데 암소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동물들의 탑은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이 위태위태한 광경을 지켜보던 아기 고양이 코튼은 무서워서 결국 나무에서 저절로 떨어지고. 이번에도 피튜니아의 지혜는 위력을 발휘한다.
이젠 목장 동물들이 한꺼번에 다 모였다. 목장 식구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커다란 상자를 둘러싸고 있다. 상자에는 흰색은 종이요 까만색은 글씨인 뭔가 씌어 있긴 한데 까막눈인 동물 식구들은 읽을 수가 없다. 이때 등장한 피튜니아. 동물들이 묻는다. 상자에 쓰여 있는 글자가 혹시 사탕이니? 그래 맞아, 사탕이라 쓰여 있어. 동물들이 와 달려 들어 상자를 물어 뜯자, 쾅 폭발해버리고 마는 사탕상자 아니 폭죽 상자. 동물들은 저마다 영광의 상처를 안고 피튜니아를 원망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때 폭발의 영향으로 책장이 넘어가 있다. 아까도 말했지만 피튜니아는 날개죽지 아래 항상 책을 끼고 다닌다. 왜, 지혜로워 지니까. 책 속에 있는 글을 처음으로 본 피튜니아. 피튜니아는 영광의 상처를 안고 배운 게 있다. 지혜는 날개죽지 아래 끼고 다니는 게 아니라, 머리나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는 거. 지혜로워지려면 글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거.
그림이 참 마음에 든다. 한면은 칼라 다음장을 넘기면 흑백 이렇게 되어 있는데 동물들의 표정이 참 재미있다. 교만한 거위 피튜니아의 얼굴은 교만함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