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전형필 - 한국의 미를 지킨 대수장가 간송의 삶과 우리 문화재 수집 이야기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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澗松 全鎣弼 그는 누구인가?

 

외국으로 우리의 문화재가 반출되는 것을 막고 조선에 두어 자손만대 길이 볼 수 있도록 미술품과 문화재의 보전에 평생을 바친 분입니다.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의 경우,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되었고 가격조차도 매길 수 없다고 하니, 간송이 아니었다면 어느집 부엌의 불쏘시개가 되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전형필 선생은 자기가 사들인 보물을 다시는 내다 팔지 않았다고 합니다. 2만원(당시 기와집 한채 1,000원)에 구입한 고려청자 千鶴梅甁(국보 제68호 청자운학상감문매병)을 4만원에 제의한 일본인에게 전형필선생께서는 "천학매병보다 더 좋은 청자를 저에게 주신다면, 그 대가는 시세대로 드리는 동시에 천학매병은 제가 치른 값에 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보다 좋은 고려청자를 찾아와 보시요'라고 시위를 한 것입니다. 민족의 자부심이 올라가는 대목입니다. 

 

누구나 말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行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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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25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이야말로 나라를 위해 노력한 덕업일치의 좋은 예입니다.

인문학에길을묻다 2017-11-14 15:23   좋아요 0 | URL
경주 최부자집과 함께 우리나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진기행 김승옥 소설전집 1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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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무진기행'을 접하고 "무진"이 어디에 있는지 지도에서 한참을 찾았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 하얀 기억입니다만, 꼭 한번 가보고 싶어서......

 

급격한 산업화로 인하여 빚어진 부조화와 사회병리현상을 허무주의적 시각으로 풀어낸 김승옥의 대표작으로 먼 기억 속의 소설을 다시 끌고와서 옛시절을 그려봅니다. 무진기행은 느낌과 냄새의 소설입니다. 먼저 안개를 '이승에 한이 있어 여귀가 뿜에서 놓은 ......, 제약회사에 다니면(모든 약이 있으므로) 잘 죽지 않으리라는....., 아득한 기억의 통금 싸이렌(1982년 1월 5일 해제) 등 아련한 추억과 함께 요즘 세대 젊은이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많을 것입니다. 세대차를 지나 격세지감입니다.

 

같이 수록한 단편소설 중 '생명연습'은 과부가 된 엄마의 불륜과 엄마를 죽이고자 하는 삼남매의 음모가 가득하고, '건(乾)'은 빨치산의 시체를 보고도 별로 무섭지 않았던 무덤덤한 시대의 아픔을, '역사(力士)'는 동대문 인근 하숙집에서 펼쳐지는 여러 인간군상의 이야기를,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는 도시에서 살다 돌아온 누이의 말없음과 말없는 누이를 걱정하는 어머니의 애처러움이, '확인해본 열다섯개의 고정관념'에서의 구멍난 양말과 '이()' 이야기는 낮설게 다가왔고, '싸게 사들이기'는 옛날 헌책방의 추억을 되살리게 하였으며, '차나 한잔'에서는 신문 만화가의 일상과 고뇌를, '서울 1964년 겨울'은 서울이란 섬에서 둥둥 떠다니는 고독한 세남자의 그림자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들놀이'는 갑질하는 사장 밑에서 놀아나는 기업체 사원들의 애환을, '염소는 힘이 세다'는 전후 가장이 없는 3대의 애잔한 생활사를, '야행'에서는 인간내부의 깊은 욕망을 훔쳐보듯 묘사하고 있으며, '그와 나'는 대학을 막 진학한 두청년을 비교하며 가식에 대한 비판을, '서울의 달빛0章'은 도대체 줄거리를 잡을 수 없는 아득함으로 머리를 하얗게 만들었고, '우리들의 낮은 울타리'는 글쓰며 먹고사는 작가의 애환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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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대디 2017-09-18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진은 순천을 말합니다, 물론 아시겠지만. 그곳에서 1년여를 근무했었는데, 벌써 10년전 이야기네요.

oldboy 2017-09-19 08:0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전라도 어디쯤 일거라고 짐작만 했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2 - 논어 속 네 글자의 힘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2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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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근 선생은 EBS 특강에서 논어를 강의할 때 처음 만났습니다. 이책은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의 후속작으로 주체, 배움, 도전, 말, 관계, 지혜 등 6개의 키워드로 마음속의 가치를 사자성어 형식으로 압축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각구절과 연관된 사례소개와 원문 뜻풀이, 구절의 한자어 풀이를 통해 글자 한자 한자를 음미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불황과 각박한 사회현상 등으로 마음을 둘데 없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비추어 보고자 하는(脚下照顧) 사유 할동의 방법으로 도움을 줄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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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무진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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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로표지*

희망의 품고 오지의 학교로 가는 사람과 실패를 극복하기 위하여 등대로 들어오는 사람, 들고나는 사람들을 통해 실패와 성공을 넘어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화 장 *

火葬과 化粧을 대비시켜 삶과 죽음, 사랑에 대한 성숙한 내면의 가치를 더높이고 있습니다.

 

* 배 웅 *

과거를 지나온 남녀의 무심한 배웅, 담담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 웬지 모를 슬픔으로 가슴이 먹먹 했습니다.

 

* 뼈 *

쇠가 녹쓰는 것은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함이듯이 인간도 죽어 없어지는 것 또한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것임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 고향의 그림자 *

별로 가고 싶지 않았으나 범인을 잡으러 고향으로 온 형사의 어려운 시절 가슴 아픈 과거 회상을 통해 만감이 교차했고, 책 읽는 사람도 과거의 회상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 언니의 폐경 *

이혼하고도 시댁의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중년여성의 이중성과 고뇌와 또 다른 사랑을 폐경이라는 단어를 통해 아이러니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 머나먼 俗世 *

절에서 내려와 외로운 복서가 된 사나이의 이야기를 링과 과거 회상를 넘나들며 그리듯 그려내고 있습니다.

 

* 江山無盡 *   

간암 판정을 받은 중년의 사나이가 자신의 삶과 강산무진도를 견주어 가며 풀어내는 담담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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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enown 2017-09-02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은 먹고 산다는 것, 악착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 소매로 눈물 훔치면서 웃어야 하는 삶이죠. 이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참 쓸쓸합니다.

인문학에길을묻다 2017-11-14 15:25   좋아요 1 | URL
그래서 만화와 소설에도 큰 감동을 받습니다.
 
정약용의 고해 - 스스로에게 건네는 마지막 고백
신창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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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고해'는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인지 솔직히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고,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책 읽기라고 하는 것이 재미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다른 방향에서 만족을 찾아야 하겠지요.

 

이 책은 정약용 자신이 직접 쓴 묘지명(후세에 길이 전하기 위하여 묘지에 죽은 이의 덕이나 공로 따위를 세겨 놓은 글)입니다. 묘지명은 자식이나 친인척, 친구 등이 쓰는 것이 관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지명을 자신이 직접 쓴 이유는 자신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산 자신이 본인에게 보내는 고해성사 였습니다.

 

공맹을 따르며 정성껏 제사를 지내던 유학자가 어느날 갑자기 하느님을 모시는 종교를 갖게 되고 이에 따른 인간적 고뇌와 내면의 갈등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나는 다산으로 불리고 싶지 않았다'라고 했을까요. 현세의 어려움을 깊고 끝없는 바다에 비유한 '苦海'라는 단어를 통해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위대해 보이는 삶을 살았지만 한 발짝 더 다가서면 인간의 진면목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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