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읽는 시간 - 관계와 감정이 편해지는 심리학 공부
변지영 지음 / 더퀘스트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저마다 열심히 삽니다. 만약 누군가 급작스레 무엇을 위해? 왜?라고 기습질문 공격을 들어온다고 해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겐 행복이란 정답이 있으니까요.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지는 말아주세요. 머리 아프게 고민하기 시작하면 행복이 달아날 테니까.
 행복에 대한 질문이 너무 거창하고 부담스럽다면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무엇인지, 내가 행복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는지. 여기에 대해서도 답변을 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평소에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내 마음을 읽어내는 데 미숙하다면 행복이 찾아왔을 때 그것을 행복이라고 느낄 수 있을까요? 언제 행복했는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면 자기 자신에게 행복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미지인지, 의미인지 알 수 있을까요? 우리는 쉽게 행복을 말합니다.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에겐 세상 어느 수학문제 못지 않게 이 질문이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집니다. 나답다는 것은 무엇인가. 과연 나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7)

 저자 변지영 선생님은 집필동기를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너무 열심히 살아와서 더 이상은 노력할 수도 없는 분들, 방향 없이 너무 오래 달려온 분들, 자신이 해온 것에 비해 만족감이 너무 맞은 분들... 이런 분들에게 '자기이해' 매뉴얼을 하나 만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9) 이 책에 '나답게 사는 삶'의 실마리를 찾는 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도구'들을 모아봤습니다.(9)

2 내 마음을 읽는 시간

 이번 장에서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잘 읽는 팁으로 목차를 꼼꼼히 읽을 것을 꼽습니다. 목차를 읽으며 책의 구조를 대강으로나마 머릿속에 그려두면 내용을 흡수하는 데 있어 훨씬 수월하다는 겁니다. 목차를 살펴보면

 내 마음을 읽는 법. 관계는 어렵고 감정은 모르겠다면
 1장 나는 왜 항상 휘둘리는가? 나를 읽는 마음도구 1. 자기분화
 2장 일과 사람에 둘러싸여도 허전한 진짜 이유. 나를 읽는 마음도구 2. 애착
 3장 내 감정을 알면 보이는 것들. 나를 읽는 마음도구. 3. 정서분별
 4장 감정은 내 마음의 SOS 신호. 나를 읽는 마음도구. 4. 정서조절
 
 삶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법. 관계와 감정의 회복을 향하여
 5장 감정에 쓸려가지 않게 닻을 내리는 법. 나를 바꾸는 마음도구 1. 마음챙김
 6장 그 누구보다도 나에게 친절할 수 있다면. 나를 바꾸는 마음도구 2. 자기자비
 7장 마침내, 진짜 나를 만날 시간. 나를 바꾸는 마음도구. 3 조망수용

 1~4장은 마음을 읽는 도구들을, 5~7장은 마음을 바꾸는 도구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책의 만듦새가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장이 시작되기 전 멋진 인용구를 배치하는 전략은 교과서적이긴 하지만 인용구들을 다 메모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구절들만 골라 놓아서 새로운 장을 읽기 전에 독서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1장의 자기분화는 '자율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나에게 중요한 타인과 친밀감을 나눌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34). 타인의 일을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융합은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어 관계의 건강하지 못하고 지속가능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을 자신의 것과 구분하지 못한 채 그저 동의하고 따라가는 것은 말려드는 것enmeshment이라고 표현합니다. 타인에게 말려들지 않고, 자신을 잘 지키면서 상대방에게 친밀한 행동을 취하는 게 바로 공감입니다. 참된 공감은 타인에 대한 진심 어린 염려와 관심에서 나옵니다. '나를 지키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건강한 경계'(54)가 지켜졌을 때 참된 공감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친밀성을 나눔과 유지가 가능해진다. 
 
 2장에서 다루는 애착이란 "시간과 공간을 넘어 한 사람과 다른 한 사람을 연결해주는 깊고 지속적인 정서적 유대"(66)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애착은 어떤 잉여적인 감정 에너지를 특정 대상에게 투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생존을 위한 본능'(67)이라고 합니다. 애착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애착 유형은 초기 아동기에 부모를 비롯한 일차적 애착 대상과의 관계에서 형성되어, 우리가 성인이 되어 맺는 관계들에서도 '내적 작동 모델'로 기능합니다(69).
 일상적으로 우리는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 어른이 되어 상대방에게 사랑을 많이 줄 수 있다고 하고,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이 애정결핍이 있어 상대방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이는 안정형, 양가형, 회피형의 유형으로 나타나는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어렸을 때 한 번 만들어진 애착 유형, 관계의 패턴이 어른이 되어서도 변함 없이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애착 유형이 한 번 만들어지면 굳어져서 사후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애착 관계가 균형 있게 안정적으로 지속되지 못하고, 특히 급작스런 단절의 경험을 겪은 이들은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불안은 정서적 유대bond를 가시적으로 확인하고, 관계의 안정성을 검사하고 확인하고자 하는 욕구로 표출되는데 이는 소유욕으로 변질되기 쉽습니다. 결국 관계를 숨막히게suffocating 만들어 함께 가꾸어가야 할 관계의 공유지를 불모지로 변모시킵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같다고나 할까요. 이성관계에게 남성이 여성을 대리 어머니로 삼는다거나 반대로 여성이 남성을 대리 아버지로 삼는 경우가 어렵지 않게 발견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결핍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집합이 공집합을 포함하고 있듯 말이지요. 이 결핍-공백을 채우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때 자율적인 관계 맺음은 시작될 수 있습니다.
 
 3장 정서분별에서는 구체적으로 정서를 분별할 것을 주문합니다. 우리가 정서에 대해 잘 모르는 이유는 평소에 마음에 의식을 두지 않아서기도 하지만 정서를 인지하고 표현할 만한 어휘가 빈약한 탓이기도 합니다. 언어는 세상을 보이게 만드는 발견의 도구이자 세상을 새롭게 만드는 발명의 도구입니다. 좋다 - 나쁘다, 기쁘다 슬프다 화난다 우울하다 짜증난다 같은 어휘로 다 담길 수 있는 감정들의 세세한 결들을 살릴 수 있는 섬세한 표현법을 익혀야 합니다. 이렇게 내가 느끼는 정서가 무엇인지 좀 더 정확하게 인지하게 되었을 때, 즉 정서분별력이 높아졌을 때 '스트레스 상황에 상대적으로덜 압도'(98)된다고 합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의 내용이 무엇인지 막연하고 모호할 때, 이 감정이 어디로부터 비롯되었는지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자기 마음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되어 외부의 자극에 쉽게 흔들리고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어떤 슬픔은 타인의 위안을 필요로 하지만, 어떤 슬픔은 혼자만의 시간을 진득하게 요구하기도 합니다. 어떤 우울은 밝고 즐거운 분위기로 전환을 통해 거기에 신경을 쏟지 않는 게 낫지만 어떤 우울은 감정의 뿌리까지 파고들어가 심층적 자아와 대면해야지만 해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가 내면적으로 겪는 문제들 중 많은 경우가 무엇이 문제인지 원인파악이 제대로 안 돼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문제화하는 능력, 문제를 잘 파악한다면 문제풀이는 생각만큼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4장 정서조절에서 감정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를 검토합니다. 감정은 외부 자극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면이 있지만 외부 자극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화적, 사회적 성격이 큰 것이지요. 저는 인간이 감정을 인지하고 명명하는 방식이 색을 인지하고 명명하는 방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감정이 일어나는 과정과 감각적 지각이 이뤄지는 과정이 비슷하다(134)고 합니다. 만약 우리가 어떤 색을 보고 '빨간색'이라 한다면 이는 오답일 겁니다. 순수한 빨간색이 아니라 다른 빨간색일 텐데 이 미세한 차이를 분별해낼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며, 그럴 필요도 잘 못 느낄 겁니다. 이렇게 우리는 데이터들의 축적을 바탕으로 구성된 이미지와 개념들을 바탕으로 세상을 인지하고 이해하고 해석합니다. 이는 본질적으로 뇌가 예측기계(134)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뇌는 생존하기 위해 정보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데 여기서 비슷한 비슷한 것들로의 분류가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겁니다. 뇌가 무지, 텅 빔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의 지식들을 바탕으로 미지수에 값을 매기는 것이지요. 이런 사실들을 바탕으로 정서가 구성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어떤 정서를 구성할 지에 대한 질문이 남게 됩니다. 책에서는 목표가 정서를 구성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감정이 흐르는 물과 같다면 목표는 물이 흐르는 물길을 바꿔 같은 정서적 내용이지만 다른 효과를 내게끔 하는 요인인 겁니다. 이는 굉장히 복합적인 과정이지만 여기서 핵심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감정에 수동적으로 휘둘리는 게 아니라 감정을 맥락적으로 읽고, 설정한 목표를 바탕으로 능동적인 해석을 통해 구성해낼 수 있다는 주체성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 의지로 감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게 아니라 감정-감성적 영역과 지성적/인식적 영역이 통하는 지점을 발견하여 감정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좀 더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5장에서 마음챙김이란 무언가를 경험하면서, 그것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166)이라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찰에서 참선을 경험하면서 그때 배운 '알아차림awareness'와 마음챙김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장에서 둘의 차이를 구분하면서 마음챙김을 설명해서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알아차림/마음챙김과 현대(서구)심리학에서 말하는 마음챙김 사이 세 가지 차이점이 있다고 말해지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차이는 내면에만 집중하느냐 혹은 바깥세계의 모든 대상을 포함하느냐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불교의 마음챙김이 무아나 무상을 목표로 한다면, 서구의 심리학은 자아의 내면적 균형과 정서적 건강을 중시하는 데서 비롯되는 차이로 보였습니다.
 한 번 간단하게 생각해보기로 합시다. 누구나 한 번쯤 누군가를 챙겨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누군가를 챙길 때 신경을 온통 그 대상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그 사람이 편안해하는지, 불편해하지는 않는지 알아차리기 위해, 또 상황을 최대한 장악하여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육체적, 정서적 에너지가 강하게 소비되는 챙김뿐만 아니라 작고 사소한 챙김 또한 있습니다. 평소 호흡기가 안 좋은 친구에게 미세먼지가 심한 날 마스크를 건넨다든지, 시험을 앞둔 친구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다든지 하는 것들이요. 여기서 챙김은 상대방을 평소에 의식하고 있으면서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을 적절한 행동으로 표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통 건강/몸을 잘 챙기라는 말은 해도 마음을 잘 챙기라는 말은 안 하는데요. 좋아하는 사람을 챙기는 마음으로 자신의 상태를 평소에 의식하고, 필요할 때 도움이 될 만한 행동을 적절히 취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답답해 하는 것 같으면 산책을 나가거나 여행을 떠나고, 쉬고 싶다고 하면 아무 것도 안 하고 빈둥빈둥 하루를 보내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싶으면 핸드폰을 꺼두고 영화를 본다든지 책을 읽는다든지 하며 말이죠.   

 6장은 자기자비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 장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근래 들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자존감'에 대한 비판적인 서술이었습니다. '자존감self-esteem'이라는 원래 "자신에게 중요한 영역에서 실패한 것 대비 성공 비율"(215)을 뜻한다고 합니다. 로젠버그는 자존감을 "비교적 안정적이고 전반적인 자기 가치감"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보통 자존심과 자존감을 한짝으로 묶어 설명하는데 거칠게 구분하면 자존심은 타인에 대하여 생각하는 자신의 가치라면, 자존감은 스스로에 대하여 생각하는 자신의 가치입니다. 그런데 자존감이 사회적 기준과 가치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걸 보면 이 주관적 자기 가치감이라는 게 굉장히 애매해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존감 향상을 자기기만이나 정신승리로 비하하는 시각도 출현하게 되는 것이지요. 책은 자존감에 대해 여러 의문을 던지면서 "자존감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경우, 자기중심성과 자기애로 이어지면서 대인관계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합니다. 랜디 패터슨의 경우 "'자기혐오'가 있을 뿐 '자존감'이라는 것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리처드 라이언과 커크 워런 브라운이 발표한 글 <왜 우리에게 자존감이 필요 없는가?>에서 이들은 "'나'를 대상으로 바라보는 서구 심리학의 오랜 관습 때문에 나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과 의견을 내면화한 것을 '나'로 착각하게 되었다고 설명"(218)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존감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자기자비는 어떤 걸까요? 일반적으로 자비는 "자신과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는 데 세심하고 그것을 덜어주거나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깊게 헌신하는 것"(220)을 뜻합니다. 자비 하면 불교-종교적인 느낌이 강한데 자비는 단순히 연민지정을 느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고통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몸과 마음을 준비시키는 것"을 말합니다.(220) 자비는 시혜적으로 베푸는 동정과 다르고, 감정을 같이 느끼는 게 핵심인 공감과도 다릅니다. "네프 박사에 따르면, 자기자비란 역경에 처했을 때나 자신의 취약함을 지각했을 때 자신을 비난하는 대신 친절한 마음으로 자신을 보살피는 것을 말합니다."(222) 자기 동정은 타인과 분리된 느낌을 들게 만들지만(그래서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불쌍한 것처럼 치기 어린 감정에 빠지게 되지만) 자기자비는 "자기와 타인이 '다르지 않다'는 경험을 상위인지(meta-cognition)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에서 비롯하기 때문에, 특정한 경험 감정 고통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사이클을 깨뜨려 혼자 동떨어진 것만 같은 자기중심적 정서를 줄이고, 다른 사람이나 세상과 연결된 느낌을 늘려주는 경향이 있습니다."(223) 자기자비의 세 가지 요소로 자기친절, 인간보편성, 마음챙김이 있는데 이중에 조금 생소한 개념인 인간보편성common humanity을 풀어서 설명하자면 자신과 타인을 같은 선상에 올려놓고 바라봄으로써 어떤 사건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을 뜻합니다. 사람이 무너지는 이유는 고통이나 불행을 객관화시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관조적으로 불행과 고통을 바라볼 수 있었을 때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심리적 여유가 확보됩니다.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청승 떨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7장 조망수용 perspective taking은 "타인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이해하는 능력이자 자기 자신을 타인의 입장에 두어 생각해볼 수 있는 능력, 그리고 타인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257)입니다. 공감과 비슷해 보이지만 감정에 집중하는 공감보다 외연이 넓은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생각과 처지, 상황 등을 그 사람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인 동시에,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처지나 상황도 위에서 조망하고 내려다볼 수 있는 프로세스"(257)를 말합니다. 사실 위에서 얘기한 내용들과 조금씩 겹치긴 하는데 결국 정서를 해석하는 데 있어 목표가 중요했듯, 자기자비를 발휘하는 데 있어 인간보편성의 지평과 태도가 중요했듯 조망수용이 시사하는 바는 관점과 태도의 중요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은 이런 식으로 접근했을 때 진의를 파악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마음먹기는 판타지 영화에서 부리는 마법이 아니라 방향을 설정하는 키를 잡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가 목적지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서 올바른 방향을 찾아나가는 것,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음을 잘 읽고 마음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 된다고 해서 모든 불행과 고통이 일시에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불행과 고통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을 겁니다. 바닷가에 파도가 몰아치듯 말이지요. 대신 마음을 잘 읽고 마음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피할 수 있는 고통을 피하고, 마음을 좋은 감정 쪽으로 이끌어나갈 지혜와 힘을 키울 순 있을 겁니다. 하늘과 파도를 잘 읽어 선원들과 배를 지키며 항해를 해냈던 선장처럼 말이지요. 우리 마음의 나침반을 잘 지켜보며 이 거친 세상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화이팅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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