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은 그런 의미에서 일차적으로 존재론적 텍스트다. 존재와 인생에 대한 자기 서사는 저자를 넘어서 어느새 독자들을 인간이
‘살아있다‘는 사태 자체로 이끌기 때문이며, 그것은 본원적으로
‘살아 있었음‘이란 시간의 지평 속에서 가능하기에 역사를 환기하기 때문이다. 자서전을 비롯한 다양한 자기 서사가 그저 하나의 구술기록이나 사료적 가치가 있는 참조자료로서만 활용될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것은 이른바 역사학에서 말하는 사료비판을 거쳐야 한다는 기술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다. 자기 서사를 읽고말을 보태려는 이들은 저자의 존재와 인생 사이에서 분기하는 존재론적 물음을 여러 학제의 내적 규약에 따라 기술적으로 처리할 수 없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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