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실존주의와 초현실주의에 빠져들었고 도스토옙스키, 카프카, 플로베르의 모든 책을 읽었으며, 최근에 나온 책들만이 이 세상과 현재를 가장 정확하게 볼 수 있게 해줄 것처럼 신간과 르 클레지오, 누보로망에 미친 듯이 빠져들었다. - <세월>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8 - P119
그녀는 내면의 목표를 빗겨나가 그저 어머니로서만 전진하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조용하고 편안한 이 삶에 정착하는 것이, 자신도 모르게 이 삶을 살아 버리는 것이 두렵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순간에도, 그녀는 일기장에 절대 적혀 있지 않은 모든 것들, 함께 하는 삶, 같은 공간을 나누는 친밀함, 그녀가 수업이 끝나면 빨리 돌아가고 싶어 하는 집, 둘이서 자는 잠, 아침의 전기면도기 소리, 저녁의 『돼지 삼 형제』 이야기, 이러한 것들이 반복되는 일상, 잠시 떨어지면 삼 일을 넘기지 못하고 그리워지는, 그녀가 증오하고 아낀다고 믿는 것들을 ― 사고로 잃는다는 상상만 해도 그녀의 가슴을 옥죄는 모든 것들 ―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세월>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8 - P138
이제 욕망의 대상은 미래가 아닌 과거다 : 63년 여름, 로마의 그 방으로 돌아가는 것. 그녀는 일기장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 «극한의 자아도취적인 시선으로, 내 과거를 선명하게 보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내가 아닌 존재가 되고 싶다», «나에게 고통을 주는 부류의 여성의 모습, 어쩌면 나는 그것을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 <세월>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8 - P139
사회는 명명할 수 없는 것들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고독한 불편함을 안겨 준다. 어느 날 갑자기 혹은 조금씩 깨진 침묵과 무언가에 대해 터져 나온 말들은 결국 인정받게 되지만, 반면 그 아래로 또 다른 침묵이 형성된다. - <세월>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8 - P140
태도의 자유로움과 몸의 에너지가 화면을 뚫고 나왔다. 그것을 혁명이라고 한다면, 그렇다, 혁명은 그곳에 있었다. 선명하게, 육체의 팽창과 안이 속에, 혁명은 아무 곳에나 앉아 있었다. - <세월>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8 - P145
생각하고, 말하고, 글을 쓰고, 일하고,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기 : 우리는 모든 것을 시도해도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1968년은 세상의 첫해였다. - <세월>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8 - P152
어제의 수치심은 더는 통용되지 않았다. 죄책감은 조롱을 받았다. 우리는 모두 멍청한 그리스도인들이었다, 밝혀진 성적 빈곤, 성적 쾌락을 잘 못 느낌 같은 말들은 제일 심한 모욕이었다. - <세월>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8 - P153
쾌락에 관한 말들이 퍼져나갔다.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쓰면서, 목욕하면서, 배변하면서 성적 쾌감을 느껴야 했다. 그것은 궁극의 인간 활동이었다. - <세월>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8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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