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따위 이겨주마 - 시각장애인인 내가 변호사가 된 이유
오고다 마코토 지음, 오시연 옮김 / 꼼지락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다.

운명 따위 이겨 준다는 얘기가 저돌적이고 이 세상에서 불가능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제목 밑에 시각장애인 변호사라는 얘기도 나의 뇌리에 꽉 박혔다.

나도 변호사가 되고 싶지만 건강과 몸의 한계에 부딪혀서 아주 조금씩만 전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

저자가 만약 변호사가 되지 않았다면 사회의 약자로 영원히 살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보통 사람들도 합격하기 힘든 시험인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은 고시촌에 있으면서 절실히 보고 체험했다.

저자도 공부를 하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너무 많았지만 어머니가 가슴이 따뜻한 방향으로 나아가라는 얘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시각장애인인 동생이 임용고시를 힘들게 공부하는 것을 보면서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변호사활동을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 주고 사시에 합격하는 과정,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얘기해주고 있다.

저자가 겪어 온 삶이나 공부하는 과정이 그냥 읽는 우리는 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중고등학교때 시각장애인들에게 과외를 해준 적이 있는데 눈을 볼 수 가 없어서 인지 인지능력도 많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오기전에 다른 선생님이 타원과 구를 거꾸로 가르쳐줘서 한 학생은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구와 타원을 구분하지 못했다.

볼 수가 없어서 책을 읽거나 녹음된 테이프로 공부를 하기 때문에 학습환경이 정말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도 그런 환경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자원봉사자나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공부를 하기는 했지만 장애가 있다는 것은 평생지고 이겨나가야 하는 굴레같았다.

우리나라도 연대로스쿨에 시각장애인이 있는데 그 사람은 중도에 시력을 잃었고 학교에서 여러 편의를 봐주었다.

교실이나 난간같은 것을 대대적으로 공사해서 고쳤고

대형로펌은 가지 않고 재판연구관으로 갔는데 그 곳도 그 한사람을 위해서 대대적으로 공사를 했다는 얘기를 입학설명회에 가서 들었다.

저자도 사법고시에 합격을 해도 취직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저자를 취직시킨 상관은 장애라는 단점이 있지만 다른 장점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채용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볼 때 우리아빠는 대학교부총장이라서 갑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아빠보다 더 높은 지위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앞에 가면 또 다른 을이 된다.

아빠학교총장이 엄청나게 횡령과 배임을 해서 아빠께서 그만하라고 하자마자 그 다음 날 아빠 책상은 학교에서 사라졌고 아빠는 가방을 들고 학교주변을 배회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당한 학교직원이나 교수들이 많아서 소송을 해도 그 총장은 권력과 돈을 써서 수십권의 소송에서 이기고 있다.

법을 움직이는 자보다 ​그 위에서  돈으로 법을 사는 자들이 더 무섭다고 하는데 현실이 그렇다.

몇 십명의 교수들이 대항을 해도 총장 한 명을 이길 수가 없는 것이다.​

잘못된 갑은 을을 망치고 소중한 인생을 날려 버리고 ​괴롭히는 것이다.

갑도 을의 위치에 있어 봐야 한다.​

갑을논쟁이 많지만 을위에 갑, 갑위에 또 다른 갑,  갑위에 또 다른 갑,  그 갑앞에서는 을, 을갑을갑을갑갑을갑을이 끓임없이  우리사회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갑을의 관계에 놓여 있다.

저자는 을의 위치에서 오래 살아 봤기 때문에 을의 입장, 약자의 심정이나 상황을 진정으로 이해한다.

저자는 법률에 인격을 더하라고 한다.

그 얘기가 정말 와닿았다.

저자는 어렸을 때 병원에 갔는데 너무 아파서 공포스럽고 두려웠는데 의사가 실력도 있어서 금방 고쳐 주었고 따뜻한 말과 처방을 해줬다고 한다.

그 의사선생님이  진심으로 대하는 것을 보고 그 의사처럼 사람들을 대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나도 병이 들어서 병원을 69군데를 갔지만 나를 진정으로 대해 주는 것 같은 의사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2명정도 밖에는 보지 못했다.

전문직이라는 권력으로 환자를 내리깔고 보고 그냥 돈으로만 보는 것 같았다.

나는 나중에 변호사가 되면 저자처럼 억울한 사람들의 처지를 잘 이해하는 전문인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는 시각장애인 법조인이 3명이 있는데 저자는 그 전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시각장애인 법조인에게 영향을 받고 법조인이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선배인 시각장애인법조인의 사무실에도 직접 연락을 해서 찾아 가서 둘러 보고 그 선배에게 여러 조언을 받았다.

저자는 변호사로서 하는 활동에 대해서 자세하게 얘기를 해줬는데 자신이 어떻게 변호사일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은지를 얘기해 주었다.

저자를 도와주는 여러 사람들과 기기들이 있었다.

법조문이나 사건기록들을 읽어 주는 사람이 있고 스마트폰이나 기기들을 이용해서 사건을 처리한다.

그래도 눈이 보이지 않으면 막막하고 힘들 것 같다.

나는 그런 상황을 상상도 못할 것 같다.

내가 봉사했던 시각장애인들은 대학에 가기도 힘들었고 침술사나 안마사라는 직업을 갖는 것이 보통이었다.

저자는 그런 환경을 이겨냈다는 건데 저자의 부모님영향도 컸을 것 같다.

아버지는 유럽까지 유학을 갔다 오셨고 어머니는 간호학교를 나오셔서 철학서 같은 것을 많이 보는 분이라고 했다.

책을 많이 읽으면 힘든 상황이나 우울한 마음도 이길 수 있는데 저자의 어머니도 책으로 두 자식이 시각장애인이 되는 것을 이겨내신 것 같다.

저자는 대학에 입학할 때도 너무나 힘들었다.

시각장애인을 받는 학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그런 것 같았다.

그래서 시각장애인들은 기독교학교나 사회복지학과 같은 정해진 과에 가는 것을 봤다.

저자는 대학에 들어가서도 방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사람들이 미안해하기는 하지만 저자가 다칠 수 있어서 받지 못한다는 얘기를 했지만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갖추지 않겠다는 얘기인 것이다.

저자가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곳에 방을 구해서 학교를 다니는데 또 난관이에 봉착한다.

저자의 삶에는 난관난관난관이 너무너무 많다.

나같았으면 벌써 포기하고 방에서 안 나왔을 것 같다.

대학수업을 듣는데 교수가 나오라고 하더니 점자를 칠 때 소리가 크게 나서 시끄러우니까 구석에 가서 수업을 들으라고 했다.

시가장애인들을 보면 긴 막대기자 같은 걸로 크고 두꺼운 하얀책 같은 곳에 점자를 치는데 그때 딱딱하고 소리가 크게 나기는 한다.

그때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자리를 옮길 필요까지는 없다고 여기저기서 소리를 질렀고 저자는 자신의 장애가 민폐가 아니고 일반 학생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찰나 그런 일을 겪게 돼서 상처를 받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수업은 잠깐 중단되고 학생들끼리 자리를 옮겨라 옮기지 말라고 옥신각신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는 그때 따뜻함을 느꼈고 사회적인 약자와 소수에 대한 태도가 어때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장면이라고 했다.

장애인은 장애때문에 스스로 나 공적으로나 사회에서 고립된다.

나도 많이 아파봐서 아는데 주변 사람들과  하는 일로부터 전부 고립되고 철저히 혼자가 된다.

그럴 때 누군가가 따뜻한 말한마디나 손길을 보여 주면 그게 그렇게 잊지 못할 정도로 감사하고 은혜로 받아 들여진다.

저자는 그 사건이후에 어떤 변호사가 될지를 또 결심한다.

가장 고독하고 절망하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는 변호사가 되겠다고 한다.

요즘은 아빠주변의 변호사들을 보면 수임료는 몇 천만원씩 받지만 일은 사실 그만 큼 하지 않는 것 같다.

저자처럼 정말 억울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힘이 되어 주는 변호사가 되어야 겠지만 가끔 횡패를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일정한 거리를 두기도 해야 하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무엇을 하든간에 건강과 체력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저자는 건강과 체력을 위해서 마라톤을 했다고 한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는 것을 저자는 확실하게 깨닫고 인내를 할 줄 아는 성공자가 되었다.

 

저자는 결혼을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고민을 하다가 음악을 하는 여성과 결혼을 한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도 보통 힘든게 아니다.

아빠엄마 두 사람 다 눈이 보이지 않다 보니까 아이가 칼을 가지고 노는 것도 몰랐다고 한다.

상상만 해도 아이가 다칠까봐  아찔하다.

시각강애인들은 눈이 보이지는 않지만 다른 감각은 정말 뛰어나다.

그 뛰어난 감각으로 의뢰인의 심리를 깨뚫어 볼 수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안되는 이유들을 되는 이유들로 만들어 냈다.

나는 저자에게 감정이입을 해서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저자가 해낸 것들이 나에게는 불가능이다.

저자를 통해서 나의 병이 단점이 아니라 이겨 낼 수 있는 무언가이고  이유와 의미가 있고 그 단점때문에  붙들 수 있는 무언가라는 희망이 생겼다.

보이지 않는 저자도 해냈는데 투병생활에서 거의 끝나가는 내가 뭘 못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때문에 안되는 것들이 전부 되는 것들로 보이기 시작하는 시각의 전환이 생겼다.

이 책은 부정적인 상황에서 빠져 나오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저자의 이야기가 일본드라마로도 되었다고 하니까 한 번 찾아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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