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가 말하는 법
부경복 지음 / 모멘텀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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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쓰고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지식과 논리가 잘 정립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부럽다.

잡지에서 신춘문예나 공모전에 붙은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말을 할 때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상대방도 의도적인 설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에 그 효과는 단기적이다.

말을 잘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그 방법이 이 책에 나온다는 것이 희소식이다.

우리는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 세계적인 골프 선수들의 스윙 자세 자세를 한 장면 한 장면 반복해서 보고, 연구하고, 따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말 잘하는 방법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이 가장 좋은 교재다.

그들이 말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내가 말하는 방식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고, 그 특성을 익혀 반복 활용하기, 그것이야말로 기교적인 화술이나 한 두 번 써먹으면 통하지 않는 심리적 기교에 의존하지 않고 제대로 말 잘하는 사람이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우리는 흔히 말 잘하는 사람이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래서 그런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 우리의 서툰 말 솜씨는 그저 말주변이 없는 탓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말 잘하는 사람들의 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정한 법칙이 보인다.

그냥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우리 시대는 이런 의미에서 '손석희' 라는 교과서를 선물받았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손석희는 왜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말하는지를 따져보고, 생각해보고, 그가말하는 법을 익힐 것이다.

그러는 동안 '생각 전달 능력' 을 갖춘, 진정한 의미의 말솜씨를 쌓을 것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칼날같이 예리하고, 절제된 말 속에서 상대방을 압도하는 사람, 손석희, 그가 말하는 법을 배워 보자.

이 책은 손석희의 말을 모아두거나 늘어놓은 책이 아니다.

손석희가 말하는 법을 가장 잘 보여주는 토론 내용과 말과 글을 선별하고 깊이 있게 분석하여, 손석희 특유의 말하는 법의 의미와 역할을 이해하고 체화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책이다.  

말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이유---우리는 말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말 잘하는 사람은 30을 일하고도 100처럼 전달하지만, 말 못하는 사람은 100을 일하고도 30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말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는다.

이것은 지금 우리에게는 당연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역사적으로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다.

불과 백 년 전 세상에서 성공한 대표자 기업가를 떠올려보자.

헨리포드가 말 잘하는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존 록펠러는?

인간은 무리적인 힘을 이용해 양식을 구하고, 자신을 위해 타인의 물리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했다.

 가진 사람이 무리의 족장이었고, 사회의 지배 계층이었고, 국가의 권력자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지식산업사회다.

지식이 가치를 창출하고 생각이 힘이 되고, 아이디어가 있어야 능력을 인정받는 사회다.

생각이 머릿속에 머물러 있기만 해서는 아무리 위대하다 해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

 생각은 상품과 달리 남에게 전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치를 얻는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각을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가 '말하기'다.

말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고, 사회적으로 자기 생각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시대가 말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가 된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가 있다.

바로 협업 사회가 되었다는 점이다.

지적 대화의 달인 손석희---말하기 능력을 '말재주'로 이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처음 몇 번은 듣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귀가 솔깃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횟수가 반복될수록,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실속이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말하기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심리학적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상대방 생각의 오류를 정중하지만 정확하게 지적하고, 상대방과 제3자가 내 생각을 지지할 수 있도록 하는 지적인 말하기다.

대화를 통해서 올바르고 합리적인 결론으로 이끌어가는 소통능력으로서 말하기다.

기교와 꼼수로서의 말하기가 아니라 논리적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기초를 둔 말하기다.

나는 변호사로 14년째 일하고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한 8년간 그리고 이후 6년째 법학의 언어논리적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논리적 커뮤니케이션과 지적 대화 연구에 관한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손석희라고 말하겠다.

손석희는 각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저널> 조사에서 2005년 이후 2011년까지 7년째 가장 영항력 있는 언론인으로 선정되었다.

 

사실은 명쾌하다.---사실을 먼저 말한다, 손석희의 말은 명쾌하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난 사람들의 공통된 평가는 무엇보다 명쾌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리고 우리는 왜 그처럼 명쾌하게 말하지 못할까?

바르도와의 인터뷰 역시 손석희 특유의 명쾌한 언변이 단연 돋보인다. 손석희는 사실에 대한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당신은 한국의 문화나 역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손석희의 말하기 방식은 보통 사람들의 방식과는 다르다.

대화, 특히 논쟁에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내세우고싶은 것은 상대방의 주장과 대립되는 자신의 주장이다.

흔히 이런 욕심이 앞서기 때문에 첫째, 주장을 그대로 말하고, 둘째, 주장을 먼저 내세운다.

손석희는 다르다.

주장을 사실로 바꾸어 말하고, 이러한 사실을 먼저 말한다.

손석희의 말이 명쾌하게 들리는 이유는 첫째, 그가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사실로 바꾸어' 말하기 때문이다.

우리 상대방에게 말할 때 우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주장을 그대로 말한다.

 이 대화에 빗대어보자면, '당신의 주장은 문화상대주의에 반하는 주장입니다.'라고 말하는 식이다.

 이는 '생각나는 대로 말하기'이다.

사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관념적인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명쾌하게 들리는 이유가 있다.

 반면 사실은 어디까지나 단 하나만 존재한다.

둘째로 손석희의 말이 명쾌하게 들리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사실에 관한 이야기를 주장보다 먼저 말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을 먼저 말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명쾌하게 들지 않는다.     

오마바는 기조연설 중에서 사실만을 말했습니다.

그는 희망을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전혀 부유하지 않으면서도 제가 이 땅에서 최고의 학교에 갈 수 있으리라는 꿈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관대한 미국에서라면 돈이 많지 않아도 자기 능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물려받은 이러한 다양성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밤 이 자리에 선 저는, 부모님의 꿈이 제 소중한 두 딸에게로 계속 이어져가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화법을 사용했기에 서로 다른 문화에서 성장한 청중들도 그의 주장에 빨려들어 갈 수 있었다.

실제 오바마의 이 기조 연설 영상을 보면 백인, 흑인, 아시아인, 남미인, 터번을 쓴 아랍인 그리고 20대 여성부터 8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 기립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케리가 이처럼 중요한 순간에 저런 흑인 정치 신인을 기조연설자로 세운 것에 의아해하면서 팔짱을 끼고 있던 청중들도, 사실로부터 도출해내는 담대한 증언과 희망 앞에서는 하나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오마바 화법은 결국 4년 후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힘이 되었다.

오마바의 사실말하기는 4년 후 대통령 당선 연설에서도 나타난다.

실천하는 지성, 손석희---손석희에 대해서는 두 가지 비판이 있다.

하나는 자들에 대한 질문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비판에 대해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도 있다.

손석희가 말하는 법, 그 능력의 밑바닥에는 냉철한 문제의식이 있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깨어 있는 지성이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조국 폴란드에서의 연설에서 깨어 있다는 것을 이렇게 말한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말을 잘하고 논리가 가장 뛰어난 사람이 손석희이다.

나도 누군가가 공격하는 얘기를 했을 때 논리정연하게 반박을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 언변을 가졌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롤모델이 손석희이다.

손석희가 빠진 100분 토론은 별로 흥미진진하지는 않다.

손석희는 조곤조곤 논박을 하는 것을 보면 정말 놀랍다.

나도 몇 년안에 제 2의 손석희같은 언변가가 됐으면 좋겠다는 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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