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스페셜에서 이 책의 저자가 오로라를 찾아서 사진을 찍는 것을 보았다.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위시리스트에 넣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에 빠져 드는 느낌이었다.
오로라 책은 책자체에 그 아름다운 광경의 사진이 엄청 많아서 보기만해도 흐뭇하다.
엽서도 있어서 방에 붙여 놓았다.
개기일식---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한 자연 현상이다. 해가 1%만 남아 있어도 너무 밝아 맨눈으로 볼 수 없었지만, 완전히 가려지는 그 찬란의 순간에 낮이 갑자기 밤으로 바뀌면서 별이 빛나는 하늘에 검은 태양이 불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유성우---하나만 봐도 소원을 비는 별똥별, 이런 별똥별이 비처럼 쏟아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별똥별은 하룻밤에도 여러 개를 볼 수 있고, 일 년에도 몇 번씩 있는 유성우때에는 평소보다 훨신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말 비처럼 쏟아지는 유성우는 대단히 드물다.
유성우는 혜성이 지나간 자리에 남아 있는 먼지 티끌 층과 지구가 만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33년을 주기로 태양에 접근하는 템펠-터틀 혜성(55P/rempel-Tuttle)을 모체로 하는 사자자리 유성우는 혜성이 왔다 간 직후에 정말 비처럼 쏟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2001년이 그런 예다.
당시 우리나라가 관측하기 가장 좋은 지역이어서 별보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로 몰려 왔다.
나도 별카페에서 별을 보러 가자고 했던 것 같다.
그날 밤엔 별똥별 하나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별똥별 들을 볼 수 있었다. 이때를 놓쳤다면 약 20년만 더 기다리면 된다.
우주적인 시간으로는 이 정도는 찰나니까, 하지만 그때가 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관측 최적지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보름달이나 구름이 관측을 방해할 수도 있다.
오로라---오로라는 세 가지 천문 현상 중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대상이다.
오로라는 북극과 남극 부근에서 날마다 발생하므로 볼 수 있는 장소로 가기만 하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유럽이나 북미 쪽을 갈 때의 최단 코스는 북극권을 지나는 것인데, 운이 좋으면 가는 중에 비행기에서도 볼 수 있다.
죽기 전에 봐야 할 세 가지 천문현상 중에 한반도에 가만 앉아서 볼 수 있는것은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하나도 없다.
오로라의 신비---밤 하늘에 신의 영혼이 춤추고 있었다.
오로라가 뜨는 마을에 달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눈 언덕 위, 검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오로라가 떴다.
어릴적 만화에 나오던 오로라 공주의 이미지 처럼 극 지방의 차가운 밤 하늘을 빛으로 물들이는 오로라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대상이다.
그 동네 원주민들은 오로라를 '신의 영혼'이라 부른다고 한다.
황홀하게 나풀거리는 여신의 드레스로 보인다.
달빛이 빛나는 호수위로 오로라가 드리웠다.
겨울에 오로라가 밝게 빛나면 눈으로 뒤덮인 형광색으로 빛나는데, 바람이 고요한 가을밤에는 물에 반영이 생긴다.
겨울에는 몇미터 두께의 얼음이 덮여 있는 호수이지만 여름 한철은 이렇게 맑은 물 위로 오로라의 반영을 볼 수 있다.
신의 빛이 내려오다.
에노다로지의 지붕, 풍향계 위로 오로라가 보인다.
주로 초록색이 많은데, 드물개는 빨강, 파랑, 보라, 핑크색의 오로라를 볼 수 있다.
이는 태양에서 온 전기를 띤 입자들이 대기의 어떤 원소와 반응하는가에 따라서로 다른 빛이 나오기 때문이다.
밤거리의 네온사인과 그 빛의 원리는 같다.

오로라, 불새 되어 날다.
시시각 변화는 오로라의 모습이다.
불과 일분여의 시간에 이렇게 모습이 변하는 것이다.
옛 사람들이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신화의 시간들을 떠올렸듯이, 오로라를 보고 있으면 여러가지 신령스런 모습이 느껴진다.
오로라란 무엇인가?
태양---오로라에 대한 이야기는 태양으로부터 시작된다.
태양은 우리 태양계 전체 질량의 99.86%를 차지하고 있는 별이다.
이 엄청난 질량이 중력으로 수축하여 태양의 중심부에서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지구에 떨어지는 태양 에너지 원천이다.
그런데 이 거대한 폭발로 빛뿐 아니라, 핵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높은 에너지를 가진 물질들도 우주로 뿜어 나온다.
지구에는 대기가 있어 가시광선과 전파 이외의생명체에 해로운 빛들을 막아준다.
그런데 빛 이외의 태양풍 입자들은 어떻게 막아낼까, 지구의 자기장이 그 해답이다.
지구 역시 여러 가지 물질들이 중력으로 뭉쳐져 있어, 중심부는 태양처럼 핵융합이 일어날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한 고온 고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기 중의 어떤 성분과 반응하느냐에 따라 초록색부터 붉은색, 핑크색 등 다양한 색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오로라다.
형광빛의 거대한 커튼이 너울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오로라는, 시시각각 변해가는 모습이 매우 신비롭다.
오로라, 그 이름의 유래---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오로라를 '정령의 춤' 이라고 불렀으며, 중세 유럽에서는 신의 계시로 여기거나 하늘에서 타오르는 촛불이라고들 이야기하곤 했다.
오로라라는 이름은 1621년 프랑스의 과학자 피에르가센디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새벽의 여신의 이름인 아우로라를 따서 지은 것이다.
아우로라는 어두운 밤을 물리치고 새벽을 부르는 여신이다.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며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오로라가 밤의 어둠을 걷어내는 새벽과 닮았기 때문일까.
우리나라에서도 오로라가 보일까---오랜 옛적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오로라가 간간이 보였다고 한다.
'적기'라고 하여 기원전 35년 고구려의 기록을 시작하여 칠백여 건이나 관련 기록이 남아 있다. 기록된 시기는 태양 활동의 극대기와 대부분 일치한다고 한다.
이때는 환경오염이 되지 않고 광해도 없어 밤하늘이 아주 깨끗해서 멀리까지 보이기도 했을 테지만, 지구 자기장의 중심 위치가 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희뿌옇게 보이는 약한 오로라---지구 자기장의 중심을 둥그랗게 싸고 있는 오로라의 거대한 띠를 오로라 오발이라고 하는데, 오로라가 약할때는 이 오로라 오발의 밝기가 희미하고 그 크기도 위축되어 있다.

달빛 아래 오로라가 뜨던 밤---달이 어떤 상태일 때 가는게 좋겠냐는 건데, 예리한 질문이다.
달은 밤의 지배자다.
보름달을 별의 등급으로 환산하면 -12.9등급으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1.44등급)보다도 4만배 가까이 밝다.
달빛이 밝으면 그 빛이 대기 중에 산란되어 배경 밤하늘의 밝기가 밝아지므로, 어두운 성운이나 성단들이 그 빛에 묻혀서 잘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별빛도 달빛에 묻히고 은하수도 잘 보이지 않게 된다.
반면, 풍경이 있는 밤하늘을 촬영하는 데에는 달이 약간 있는 것이 좋다.
빛이 너무 없으면 배경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로라를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다.
달이 없어면 배경이 드러나지 않는 대신 아주 희미한 오로라부터 볼 수 있다.
달빛은 배경 밤하늘을 아름다운 푸르스름한 색으로 만들어준다.
겨울에는 달빛이 약간만 있어도 눈밭에 반사되어 온 세상이 환하다.
여름 철에는 웬만한 달빛으로는 숲 속 나무와 풀들은 디테일이 드러나지 않기에 조금더 달이 차오를 때가 좋다.
오로라는 지구가 살아 있다는 증거---지구는 다행히도 자체의 중력으로 중심부를 고온 고압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기에 자기장이 존재하고, 이 자기장이 지구를 감싸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들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지구의 자기장과 대기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다.
저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들이 그대로 지표면으로 내리꽂혔다면 지구의 생명체들이 온전할 수있었을까.

오로라를 만날 확률---가장 중요한 것은 장소이다.
오로라가 잘보이는 극지방, 정확히 말하면 오로라 존아래에서는 날씨만 맑다면 거의 볼 수 있다.
날씨 조건은 매우 중요하다.----오로라 존에 있다고 해도 날씨 조건 등에 따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활률은 제각각이다.
오로라를 '제대로' 볼 확률은?---오로라도 모두 같은 오로라가 아니다.
앞서 오로라의 다양한 모습, 그리고 서브스톰 (73쪽)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희미하고 움지임도 거의 없어서 눈으로로는 구름과 구별하기도 어려운 약한 오로라도 있고 다양한 색깔과 빠른 움직임으로 밤하늘 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오로라도 있다.
정말 감동적인 오로라를 제대로 봤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오로라의 결과 색이 뚜렷하게 보이면서 피아노 건반을 아주 빠른 템포로 두들기듯 나타나는 오로라 댄싱 정도는 봐야 한다.

오로라 빌리지에서 오로라를 보다.---사실 오로라는 그 지역에서는 일상적으로 보는 것이기에 전망대 같은 시설이 따로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국내에서 별을 보려면 대도시의 광해를 피해 한적한 시골이나 산위로 가듯, 엘로나이프에서도 오로라를 편하게 볼 수 있는 시설들이 있다.
이 중 오로라 빌리지는 엘로나이프를 방문하는데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오로라 관측 시설이다.
엘로나이프 도심에서 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어 광해가 없다.
여름과 겨울, 언제 가는 것이 좋을까?---오로라 관광은 겨울과 여름 두번 운영된다.
내 경험으로는 눈으로 보기에는 겨울이 좋고, 사진을 찍기에는 물에 비친 오로라의 반영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여름이 좋은 것 같다.
사람들이 위시리스트에 오로라를 보러 가는 것을 넣는 이유를 이 책을 보고 알았다.
사람은 특이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계속 하면 매너리즘에 빠지지도 않고 젊은 사람처럼 살고 항상 꿈을 꿀 수 있다고 했다.
오로라가 사람들에게 그런 경험을 주고 별에 대한 꿈도 꾸게 해주고 자연이나 신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을 경험하는 것 같다.
어릴 때 별똥별만 봐도 신기해하고 놀새서 소원을 빌었던 기억이 난다.
별이 좋아서 누구나가 꿈이 천채물리학자였던 적이 한 번씩은 있다.
책에서 본 오로라는 우리가 사는 곳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새롭고 경이로운 구경을 하게 해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