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미 수많은 심리학 연구를 통해 결과보다 과정을 인정해주는 칭찬이 아이의 자존감을 더욱 높이고 나아가 새로운 도전에 맞설 용기를 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데 사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제대로 된 칭찬’을 많이 경험해 보지 못한 우리 세대의 양육자들은 아이가 어떤 과제나 상황에서 잘했을 때 아래와 같은 칭찬을 흔히 한다.
“잘하네,”“잘했어.”“천재 같아!”,“넌 역시 머리가 좋다니까!”,“이야 똑똑한 걸?”, 그러나 반복적으로 아이에게 이런 칭찬을 자주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앞서 나열한 칭찬의 말에는 아이들의 능력이 타고난 것으로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 양육자의 태도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칫 무심코 한 칭찬을 통해 아이에게 실패와 실수는 하면 안 된다는 무의식적 의미를 전달할 수도 있다.
저자는 담임이 아니라 과학 교과전담 교사로 수업한적이 있는데 과학을 공부하는 아이들의 수업모습이 저자가 볼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 전부였다. 과학 교과 수업에 참여하는 적극성과 평가 결과가 아이들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결정짓는 지표였기에 새로운 수업활동에서 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생경하면서 놀랍기도 했다. 그날 과학 만화를 그리는 눈빛은 완전히 딴사람 같았다. 힘 있게 집중하여 온 에너지를 쏟는 눈빛이 아이는 지금 스스로 자신이 빛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생각했다.
저자는 아이들의 곁으로 가 감탄을 하며, 아이들에게 이런 면이 있었구나, 만화로 표현된 내용들이 정말 이해가 잘 되고, 집중하며 그리는 모습이 너무 놀랍다라고 칭찬해 주었는데, 수업을 마친 뒤 만화를 직접 저자에게 제출하는 아이의 얼굴에는 잘하는 것과 새로운 모습을 인정받은 뿌듯함과 설렘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 순간 저자는 아이에게 평생 남을 ‘날개를 달아 주는 칭찬’을 선물했음을 느꼈다.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가 단계적으로 충족될 때 비로소 자아실현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부모가 제때 식사를 챙기고 충분히 쉴 수 있는 생활 리듬을 만들어 주는 것,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언제나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은 아이 발달의 첫걸음이 된다. 여기에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과 작은 성취에도 존중을 느낄 수 있는 부모의 태도가 더해질 때, 아이는 마침내 자기만의 꿈을 키우고 자아실현을 향해 나아간다.
결국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단단한 토양을 꾸준히 마련해 주는 일이다. 부모의 역할은 꿈의 크기를 키워 주는 것이 아니라, 꿈을 향해 걸어가는 과정에서 변함없는 사랑과 격려를 보내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의 꿈을 존중받는 경험 속에서 더 큰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아이에게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대한 칭찬을 해주라는 얘기를 깊이 새겨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