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새어 나가는 원인은 단순한 습관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 상황을 개인이나 가정의 수입과 지출에 빗대어 보면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소비와 관련해 흔히 떠올리는 질문들도 있다. 값비싼 명품 가방을 사는 것은 낭비일까? 비싼 공연을 보며 즐기는 문화생활은 어떨까? 항공권 비즈니스석을 선택하는 것은 이코노미석과 비교했을 때 과연 돈이 새는 소비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난 그런게 필요하다면 필요하고 필요없으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에는 ‘심적 회계’라는 개념이 있다. 사람들은 각자 마음속에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는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에 대한 생각과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겉으로 보기에 다소 사치스럽게 보이는 지출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에게 성취의 보상이 되거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기가 된다면 타인이 쉽게 판단하거나 비난할 문제는 아니다.
얘를 들어, 마음에 드는 가방을 구매하는 일이 더 큰 수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자극할 수도 있다. 흔히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말하지만, 지출을 통해 만족과 보람을 느낀다면 그것을 단순히 돈이 새어 나간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치 금이 간 수조에서 물이 조용히 빠져나가듯이 아무런 가치나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소비는 결국 재산의 누수라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음력설 춘절이 다가오면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오르는 일이 흔하다. 미리 표를 준비하지 못한 채 출근을 하루 앞두고 급히 귀경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평소보다 두세 배 비싼 일등석 항공권만 남아 있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
비슷한 상황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음에 들어 구입했지만 한 번도 입지 않은 옷, 등록해 놓고 몇 번 가지도 못한 헬스장 회원권, 잘 알지 못한 채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사례 등이 그렇다.
고도의 분업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도 자신의 필요한 모든 자원을 혼자 만들어낼 수는 없다. 각자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원하는 자원을 얻는 구조에서 살아간다. 자원을 얻기 위해서는 결국 다른 형태의 자원으로 기억해야 하며, 그 기여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어야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