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진통제나 근육이완제를 먹지만, 진통제는 뇌로 가는 통증 신호만 차단할 뿐 메마른 근육에 물을 주지는 못한다.
육의 메마름은 피부에도 나타난다. 아토피와 건선 같은 피부 질환도 피부 자체의 문제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이는 장이나 폐와 같은 배출기관이 막혀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벌어지는 문제이다.
우리 몸은 독소를 배출하는 3대 통로를 가지고 있다. 장, 폐, 그리고 땀구멍이다. 그런데 스트레스로 장이 굳어 변비가 생기고, 과호흡으로 폐의 배출 기능이 떨어지면 갈 곳 잃은 독소와 열은 어디로 갈까? 몸은 살기 위해 비상구인 피부로 독소를 뿜어낸다. 피부가 붉어지고 진물이 나는 것은 피부가 고장난 것이 아니라, 장을 뚫어 대소변을 원활하게 하고 호흡을 깊게 하여 독소를 밖으로 빼내야 한다.
아토피 환자에게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연고를 끓으면 다시 재발한다. 이것이 육의 메마름이다. 내장이 마르고, 근육이 굳으며, 피부가 갈라진다. 골은 단순히 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뼈를 비롯해 골수, 관절액, 그리고 뇌수까지 포함한다. 피가 탁해지고 살이 굳어지는 단계를 넘어, 메마름증이 깊어지며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최후의 보루를 건드린다.
바로 몸을 지탱하는 기둥인 뼈와 생명의 정수인 골수, 호르몬, 뇌수까지 태워버리는 것이다. 이를 ‘소삭’이라 하며, ‘모두 녹아 없어진다.’는 뜻을 가진 가장 위험하고 심각한 단계이다. 이 단계의 주범은 과대사이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메마름의 병리가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된 환자의 MRI영상은 대뇌피질과 해마가 쪼그라들어 뇌실 (뇌척수액으로 채워져 있는, 뇌안의 빈 곳)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모습을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글림프 기능이 억제되어 있음이 확인된다. 특히 뇌안의 물길을 조절하는 별아교세포의 AQP4 단백질 위치가 변향되어 체액이 효율적으로 흐르지 못하고 정체된다. 이 책을 보니까 과호흡은 수분이 모자라면 생긴다는 걸 또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