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메마르면 병이 된다 - 만성 질환의 고리를 끊는 근본 치료 혁명
손원록 지음 / 푸른숲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과호흡으로 응급실에 5번 실려 가서 검사를 했는데 전부 정상이라고 해서 그 원인을 의사인 삼촌부터 다른 의사분들에게도 다 물어봤는데 잘 몰랐다. 나의 의문이 이 책을 통해서 풀릴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저자 손원록은 ㈜솔빛 P&F대표이사,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후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의약식품대학원 석사, 동 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2013년 숙명여자대학교 임상약학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고, 2017년부터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만성적인 피로, 소화불량부터 자가면역 질환까지 아무리 병원에 가도 나아지지 않는 만성 질환에서 시달리는 수많은 환자들에 대한 30여 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 만병의 뿌리에는 ‘메마름증’이 자리함을 발견했다.

체내 진액이 만성적으로 부족하고 내부에서 마른 열이 지속적으로 타오르는 이 전신적 병리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증상 완화 중심’의 현대 의학이나 한의학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증상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근본 치유의 길을 개척했다. 잠도 자도 개운치 않고 커피 없이는 시작조차 힘겨운 하루, 가슴을 조이는 막연한 불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걱정과 원이 모를 무기력, 좋다는 영양제를 챙겨 먹고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해봐도 몸은 여전히 천근만근이다.

배는 늘 더부룩하고 피부는 건조하며 눈은 뻑뻑하고 머리는 안개가 낀 듯 멍하다. 우리는 왜 이토록 지쳐가는 건지 모른다.

우리는 인류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손가락하나로 전 세계의 지식을 검색하고, 지구 반대편의 음식을 맛보며,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MRI와 CT가 우리 몸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약 하나로 당장의 고통은 얼마든지 잠재울 수 있다. 병원은 넘쳐나고 건강 정보는 홍수처럼 쏟아진다. 하지만 우리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느끼지 못한다.



그것은 우리 존재의 근원이 마치 물이 말라가는 강바닥처럼, 타는 듯한 갈증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생명의 근원인 ‘진액’이 말라가는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다. 화학의 발전이 가져온 현대 의약품은 놀라운 속도로 증상을 제압했다.

혈압을 떨어뜨리고, 위산 분비를 막고, 염증 수치를 낮췄다. 하지만 그것은 ‘치유’가 아닌 ‘관리’에 가까웠다. 약을 끓으면 어김없이, 더 심하게 재발했다. 약의 개수는 갈수록 늘어만 갔다. 더 큰 문제는 환자들이 속쓰림, 변비, 무기력, 소화불량 같은 또 다른 고통을 ‘부작용’이라는 이름으로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혈압약을 먹기 시작했는 데 기력이 없고, 소염 진통제를 먹는데 속이 쓰려 위장약을 추가하고, 그 위장약 때문에 소화가 안 되는 악순환, 저자는 환자들을 낫게 하는 치유자가 아니라, 화학물질을 분배하는 교통정리원처럼 느껴진다.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단순한 접목이 아니다. 화학의 굴레와 이론의 한계를 넘어 오직 인체의 실질적인 반응과 감각의 지혜를 기준으로 질병의 근본을 파고드는 치유 철학이다.

이론을 위한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환자의 고통을 즉각적으로 덜어주고 근본을 바로잡는 살아있는 학문이다. ‘지금 환자의 메마름을 해소하고 진액을 채워줄 수 있느냐’가 유일한 기준이다. 이유 없는 만성 통증이나 온몸이 쑤시는 섬유근육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근육을 만져보면 마치 마른 장작처럼 딱딱하다. 건강한 근육은 7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어야 부드럽게 늘어나고 줄어든다.

물 먹은 스펀지처럼, 하지만 과 흥분 상태가 지속되면 근육은 잔뜩 긴장해서 꽉 쥐어짜 혈액 공급을 막는다. 피가 안 통하니 산소가 부족해지고, 에너지 대사 찌꺼기인 젖산과 통증이 유발 물질이 배출되지 못해 근육 속에 쌓인다. 이를 의학적으로 허혈성 통증이라 한다. 수분과 영양을 잃은 근육은 탄력을 잃고 밧줄처럼 꼬이는데, 굳어버린 근육이 주변의 신경을 누르면 저림과 통증이 발생한다.



이럴 때 진통제나 근육이완제를 먹지만, 진통제는 뇌로 가는 통증 신호만 차단할 뿐 메마른 근육에 물을 주지는 못한다.

육의 메마름은 피부에도 나타난다. 아토피와 건선 같은 피부 질환도 피부 자체의 문제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이는 장이나 폐와 같은 배출기관이 막혀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벌어지는 문제이다.

우리 몸은 독소를 배출하는 3대 통로를 가지고 있다. 장, 폐, 그리고 땀구멍이다. 그런데 스트레스로 장이 굳어 변비가 생기고, 과호흡으로 폐의 배출 기능이 떨어지면 갈 곳 잃은 독소와 열은 어디로 갈까? 몸은 살기 위해 비상구인 피부로 독소를 뿜어낸다. 피부가 붉어지고 진물이 나는 것은 피부가 고장난 것이 아니라, 장을 뚫어 대소변을 원활하게 하고 호흡을 깊게 하여 독소를 밖으로 빼내야 한다.

아토피 환자에게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연고를 끓으면 다시 재발한다. 이것이 육의 메마름이다. 내장이 마르고, 근육이 굳으며, 피부가 갈라진다. 골은 단순히 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뼈를 비롯해 골수, 관절액, 그리고 뇌수까지 포함한다. 피가 탁해지고 살이 굳어지는 단계를 넘어, 메마름증이 깊어지며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최후의 보루를 건드린다.

바로 몸을 지탱하는 기둥인 뼈와 생명의 정수인 골수, 호르몬, 뇌수까지 태워버리는 것이다. 이를 ‘소삭’이라 하며, ‘모두 녹아 없어진다.’는 뜻을 가진 가장 위험하고 심각한 단계이다. 이 단계의 주범은 과대사이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메마름의 병리가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된 환자의 MRI영상은 대뇌피질과 해마가 쪼그라들어 뇌실 (뇌척수액으로 채워져 있는, 뇌안의 빈 곳)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모습을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글림프 기능이 억제되어 있음이 확인된다. 특히 뇌안의 물길을 조절하는 별아교세포의 AQP4 단백질 위치가 변향되어 체액이 효율적으로 흐르지 못하고 정체된다. 이 책을 보니까 과호흡은 수분이 모자라면 생긴다는 걸 또 알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