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쓸모 - 평범한 대화를 더 근사하게 만드는 어휘의 힘
차민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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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휘가 풍부해야지 언어 생활을 하거나 문해력이 뛰어나게 되는 것 같아서 보고 싶은 책이었다. 요즘 새로운 어휘를 많이 알려주는 것 같은데 나의 어휘 생활이 확장될 것 같아서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자신의 표현을 바꾸는 순간 생각의 깊이가 달라진다!” 평범한 대화를 더 근사하게 만드는 것이 어휘의 힘이다.

저자 차민진은 단어 하나로 어른의 일상을 더 근사하게 다듬은 우리말 디렉터, 대치동에서 고등 국어를 가르치며 말과 글과 삶을 바꾸는 순간들을 현장에서 직접 마주해왔다. 현재는 유튜브와 SNS를 통해 국어 및 시사 교양 상식의 문턱을 낮추며, 도파민이 폭발하는 자극 대신 뭉근하게 오래 남는 유익한 지식을 전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 제작한 콘텐츠의 누적 조회수는 총 4억 뷰에 달하며, 그중 약 3,3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는 ‘으른어휘’ 시리즈는 이 책의 출발점이 되었다. “대박”, “짜증나”, “현타 온다”처럼 익숙하지만 거친 표현들 사이에 묻혀있던 마음을 건져 올리며, 단어 하나만 바꿔도 삶의 결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주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이 책에는 단어를 많이 아는 것을 넘어, 필요한 순간에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쓸모 있는 어휘’를 골라 담았다. 일상에서 쓰면 한층 단정한 인상을 주는 표현부터 품격과 깊이를 더하는 고급 어휘까지, 정리해 누구나 어휘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이 제안하는 어휘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더 정확하게 전하게 되고, 점차 어른스럽고 단정한 말을 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의 저서로는 『맞춤법에 진심인 편』이 있다. 어휘는 요리의 재료와 같다. 재료가 풍성해야 다채로운 맛을 낼 수 있듯, 구사할 수 있는 단어가 많아야 표현의 폭도 넓어진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가 습관적으로 내뱉는 ‘적당하고 모호한 단어’ 대신 ‘근사하고 정확하게 전달되는 단어’를 골라 제안한다. 단어에는 저마다의 분명한 쓸모가 있다. 하지만 그 쓸모는 단순히 많이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발휘되지 않는다.

적확한 말이 필요한 찰나, 머릿속에서 곧장 꺼내 쓸 수 있을 때 비로소 단어는 제 몫을 다한다. 단어를 고르는 데 고민이 많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너무 어렵지만 한 한자어나 실생활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고어는 과감히 덜어냈다. 대신 억지로 꾸며낸 말이 아닌, 알아두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실용적인 단어들로 알차게 배울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매일매일 새 단어 한자라도 더 배울 수 있다.

이 책으로 줄임말이나 유행어처럼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쓰는 표현들을 더 단정하고 성숙한 말로 바꾸는 연습을 한다. 이 책이 ‘으른 어휘’ 콘텐츠를 통해 많은 공감을 얻었던 ‘한 끗 다른 표현’들을 가장 먼저 배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같은 뜻이라도 단어 하나만 바꾸면 더 정확하고 품위 있게 진심을 전할 수 있다. 그 단어 하나로 인해 좋은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맛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개존맛’보다 격이 있는 맛있는 말을 써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이 풍요로운 미식 세계에서 우리가 맛을 표현하는 단어는 어째서 단 하나, ‘개존맛’으로 수렴되는 것일까? 물론 친구들끼리 편하게 쓰는 ‘개존맛’은 확실한 감탄사가 되긴 하다. ‘개’라는 접두사와 ‘존나’라는 비속어는 우리의 감정을 강렬하게 증폭시켜준다. 하지만 격식 있는 자리나 어른들 앞에서는 선뜻 내뱉기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요즘 이 말을 정말 많이 사용하는데 난 사용하기가 좀 그렇다ㅋㅋㅋ

진정한 ‘맛잘알’이라면 음식의 격에 맞는 다채로운 언어를 꺼내 쓸 줄 알아야 한다. 먼저, 맛이 아주 깊고 풍성할 때는 ‘진진하다’라는 표현을 써본다. “국물 맛이 진진하다”라고 하면 입안에 착착 달라붙는 맛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 “너 정말 섹시하다”라는 말은 현대인에게 최고의 찬사 중 하나이다.



요즘의 섹시하다는 매력적이고, 당당하고, 성숙한 아우라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말을 직접 입 밖으로 내뱉어본 적은 없다. 유교걸인 작가에게는 이 단어가 주는 직설적인 뉘앙스가 굉장히 부담스럽다. 뇌가 복잡한 계산을 끝내기도 전에, 눈과 코와 귀 같은 감각기관이 먼저 반응하는 원초적인 생명 활동인 셈이다.

시각적 충격을 넘어 사람을 홀리는 내면의 아우라와 성숙한 육체미까지 아우르는, 그야말로 ‘오감을 깨우는 매력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이 있을까?’ “세상은 원래 불공평해.” “행복은 본래 내 몫이 아니야.” 이런 생각을 자주 하는 사람을 ‘비판주의자’ 혹은 조금 더 철학적인 단어로 ‘염세주의자’라고 불린다. 염세라는 말은 싫은 염에 세자를 써서, 세상을 싫어한다는 뜻이다.

조금 더 고급스럽게 표현하자면 ‘세상이 마음에 안 들어서 삐친 사람’이라고 간단히 생각해도 괜찮다. 하지만 철학없는 염세주의는 인간을 좌절시키기 마련이다. “세상은 원래 썩었어”라는 말에 기대어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삶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가장 해로운 일이 되기 쉽다.

누군가의 염세적인 태도가 도덕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난하고 싶진 않지만,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염세주의는 확실히 비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상황을 모색하며 살아가고 싶을 것이다. 이는 결국 ‘앞으로 더 좋아질 수도 있다’라는 희망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 희망이 거세된 사람은 그저 제자리에서 머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 보라고 하는 말은 아니다. 싫은 건 싫다. 잘못된 건 잘못됐다 지적하고 도전하는 태도는 무척 중요하다. 다만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자신’까지 같이 포기하지는 않는게 좋다. 염세적 시선도 좋지만. 그 시선에 ‘자신’도 꼭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게 저자가 생각하는 건강한 염세주의다. 저자의 책을 읽으니까 어휘가 풍부해지고 어휘가 풍부해지니까 내가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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