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번이 가장 날카롭게 분석하는 것은 에코챔버의 구조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서로를 강화하고 외부의 목소리를 차단했다. 이 구조는 틀린 생각도 집단 내에서 증폭되고 정당화된다. 어번이 주목하는 또 다른 현상을 ‘고함치는 소수’가 ‘침묵하는 다수’를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는 구조다.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극단적인 목소리가 가장 많이 공유되고, 그것이 여론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다수는 그보다 훨씬 온건하다. 머스크가 X에서 추구하는 “다양한 목소리의 복원”도 이 관찰에서 나온 논리와 궤를 같이한다. 《우리의 문제는 무엇인가》는 해법을 제시하지만 낙관적이지는 않다. 어번은 사람들이 과학자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안다. 구조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알리고즘을 바꾸고, 미디어 환경을 바꾸고, 사람들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것, 그 변화가 가능한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머스크 X를 통해 그 실험을 강행하고 있다.
머스크는 중국에 테슬라 상하이 공장을 세웠고, 중국은 테슬라의 최대 시장 중 하나다. 동시에 그는 미국의 국방 계약을 수행하고 스타링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사람이다. 미중 관계의 긴장이 머스크에게는 사업의 문제이자 생존의 문제다. 엘리슨의 책은 그 긴장이 어디서 오는지를 역사로 설명한다. 그레이엄 엘리슨의 《예정된 전쟁》은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한다.
“신흥 강국이 패권국을 위협할 때, 전쟁을 피할 수 있는가”이다. 정치학자인 앨리슨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난 500년의 역사를 분석했다. 패권 교체가 일어날 뻔한 16개 사례 중 12번이 전쟁으로 끝났다. 4번만 평화로웠다. 머스크는 기후 변화를 인정하고 테슬라를 만든 사람이다. 그리고 동시에 규제를 혐오하고 정부 개입을 반대한다.
머스크에게 중요한 이유는 기후 변화의 위기가 단순한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적인 거짓말의 결과라는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적을 이해해야 싸울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이 전략이 흡연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레스캐스와 콘웨이는 산성비 논쟁에서 오존층 논쟁으로, 그리고 기후 변화 논쟁으로 같은 네트워크가 이동했음을 추척한다. 다른 산업, 다른 주제, 하지만 같은 방법론, 과학적 합의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 합의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 그것만으로는 수십 년간 정책 결정을 지연 시키는 데 충분했다.
오레스케스와 콘웨이가 추적한 인물 중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프레드 싱어와 프레드 사이츠다. 두 사람은 냉전 시대 핵물리학자로 출발해 나중에는 기후 변화 부정론의 핵심 인물이 됐다. 그들이 가진 과학자라는 자격이 의혹 생산의 핵심 도구였다. 과학자가 말하면 대중은 믿는다. 그 신뢰를 역이용하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었다. 과학이 과학을 부정하는 형태를 취하면, 외부에서는 진짜 논쟁이 진행중인 것처럼 보인다.
머스크가 이 책을 추천한 것은 그가 테슬라를 운영하던 시기였다. 전기차 산업의 가장 큰 적은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현상 유지의 논리였다. “전기차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배터리 기술이 충분하지 않다. “인프라가 없다.” 이것들이 근거 없는 의혹인지, 실제 문제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머스크에게 핵심이었다. 머스크는 모든 것을 공과대학에서 직접 배운 것이 아니라 많은 책을 읽고 배운 것이다. 머스크가 세계 1위 부자이고 획기적인 산업을 시작하는 이유는 바로 책이었다는 걸 심각하게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