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유전을 이길 수 있는가 - 유전과 교육을 둘러싼 가장 오래된 오해에 대한 행동유전학적 관점
안도 주코 지음, 허영은 옮김 / 알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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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난 교육이 유전을 이길 것 같다. 죽을때까지 공부하고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건 유전보다 교육이 더 우세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 안도 주코는 1958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회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문학부 교수직을 역임하고 있다.

저자의 전공 분야는 행동유전학, 교육심리학, 진화교육학이다. 특히 일본 내 쌍둥이법 연구의 일인자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십 년간 수천 쌍의 쌍둥이를 추적 조사하여 유전과 환경이 인지능력, 성격, 학업성적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왔다.

저자의 국내에 출간된 저서로는 《운명을 뛰어넘는 힘》이 있으며, 그 외에도 《유전자의 불편한 진실: 모든 능력은 유전이다》, 《일본인의 90%가 모르는 유전의 진실》, 《마음은 어떻게 유전되는가: 쌍둥이가 말하는 새로운 유전관 》, 《왜 인간은 배우는가: 교육을 생물학적으로 생각하다》, 《교육의 기원을 탐구하다: 진화와 문화의 관점에서 》등이 있다.

쌍둥이의 유사성을 분석하면 개인의 경험만으로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유전의 영향 여부를 파악할 수 있고, 동시에 환경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유전의 영향이 존재한다면, 도대체 어떤 유전자가 그와 관련된 것인지 정확히 밝혀낼 수 없는 것이었다. 최근까지도 그러한 유전자를 특정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질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지능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유전자를 비교해도 극단적인 차이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지능과 관련된 유전자를 발견하더라도 그 내용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비율은 사회 전체의 개인차를 100%라고 가정했을 때 그중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능과 관련해서는 2015년 무렵부터 상황이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전자를 특정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정보뿐만 아니라 조사할 질병, 지능지수, 학업능력 점수 등의 데이터가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특정 질병에 걸린 사람은 애초에 수가 적고, 지능이나 학업능력 검사 데이터를 유전자와 함께 제공받는 것도 역시 쉽지 않을 일이다.

그런데 영국과 미국의 대규모 유전자 연구 기관 및 유전자 서비스 기관들이 지능과 연관된 학력 (정규 교육을 받은 이수 기간, 즉 중졸, 고졸, 대졸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어느 단계에서 유급했는지 등 )을 생년월일이나 성별 등의 기본 정보와 함께 수집한 결과, 그 데이터 규모가 100만명 분량이 넘는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부모의 소득과 학력이 자녀의 학업성적이나 진학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마다 약 3%에서 많게는 30%에 이르기까지 편차가 있으나 그 영향력은 분명히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가정일수록 자녀의 학업 성취도와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부모의 소득과 학력이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으로 제거하고 남은 부분, 책 읽어주기와 훈육 방법 등 유효한 부모의 양육 방식이 갖는 효능을 검토한 것이다.

아이가 책 읽어주기를 좋아하는 경향은 유전의 영향이고,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경향은 공유 환경의 영향이다. 이러한 영향력을 행동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통계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 그 결과 책 읽어주기를 원하는 자녀의 유전적 성향은 0,9%이고,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환경적 노력은 3,9% 개별적으로 한 명씩 책을 읽어주는 환경적 노력은 0,3%를 조금 넘는 주준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나타났다.

이는 책을 읽어주기에 대한 자녀의 유전적 성향과 별개로, 부모의 적극적인 노력만으로 자녀의 학업 성취에 약 4%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상당히 큰 효과적이다. 부모의 학력 수준이 높고 생활의 수준이 부유하면 교육적 혜택이 많고, 그 결과 성적도 하위 계층의 아이들보다 더 좋은 것이다. 실제로 부모의 학력 수준이 높은 계층에서 자란 아이들의 성적이 하위계층의 아이들 보다 더 좋은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여러 사회계층이 다 높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선택할 자유도 크다는 뜻이기도 한다. 공부를 좋아 하는 사람은 그 돈을 지적 활동에 쓸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명품, 성형 등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다. 그 결과, 사람들의 다양한 유전적 차이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유전율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은 선택 할 수 있는 환경이 제한적이다.



여러 가지 종류로 준비한 후, 각 장면을 하나씩 만들어 분리해보는 연구를 해본다. 이렇게 만들어진 여러 개의 장면을 무작위로 배열하고, 참가자가 원래의 만화 작품으로 다시 조합해 완성하도록 하는 실험이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장면들을 배열하며 이야기를 만든다. 하지만 어느 장면부터 손을 대는지는 저마다 다르고, 모든 장면을 완성하면서 종료한다.

이 작업은 개인에 따라 짧게는 8분 30초, 길게는 19분까지 소요되는 등 상당히 편차가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일란성 쌍둥이들은 거의 그 상관계수는 0,98로 거의 완벽하게 일치했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동일한 특성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키우는 부모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부모-자녀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이 사례를 통해 엿볼 수 있다.

부모가 아이를 위해 자신의 행동을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아이를 대하는 부모로서 부모의 태도와 삶의 방식도 자연스럽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아이가 친부모에게 사랑받으며 자라든, 다른 가정에 입양되거나 아동 보호 시설에서 자라든, 그곳에서 제대로 잘 자라기만 한다면 아이의 성격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행동유전학의 연구 결과가 바로 이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제대로 잘 자란다면 하는 조건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제대로’란, 심각한 빈곤에 시달리지 않고 상황과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를 향해 개방적인 환경 속에서 자란다는 의미를 뜻한다. 열악하고 제약이 많은 환경에서는 유전적 성향이 제대로 발현되기 어렵다. 일본에서 7명 중 1명이 상대적 빈곤에 처한 아동이라는 사실은 더 이상 소수의 문제로 볼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물리적⦁경제적⦁심리적 여러 요인이 얽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문제가 있는 양육 방식과 정상적인 양육방식의 경계는 결코 뚜렷하게 구분할 수 없다. 하지만 부모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삶을 살고 있다면, 그 가정은 아이에게도 바람직한 환경이 될 것이다. 아이가 부모에게 배워야 할 덕목 중에서 성장을 기대하고 관심을 기울여주는 애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부모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와 관련된 삶의 방식이다.

아이는 부모를 통해 삶의 방식을 접하고, 한 인간으로서 배워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는 사회적 역할을 부여받은 존재이기 이전에 생물학적인 존재이다. 사람이 태어난 이상 부모가 반드시 존재한다. 부모에게서 유전을 물려받는다. 교육이 유전을 이기냐는 질문에 몇 가지 전제가 제공되면 교육은 유전을 이길 수 있다. 이 책은 그 전제를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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