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좋은 걸 누가 모르냐고요 - 내 뜻대로 안 되는 몸과 마음을 위한 정신과 의사의 실전 운동 가이드
하주원 지음 / 반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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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면 좋다고 해서 매일 걷기를 하는데 걷기를 하다가 다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운동을 하면 적립이 된다니 어디로 안 날라가서 좋은 것 같다. 저자 하주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의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강북삼성병원애서 전공의를 마친 후 같은 병원에서 임상조교수로 근무했다. 대학병원에서는 불안과 중독을 연구하는 논문을 쓰다 개원한 뒤에는 중독 독자를 위해 불안과 중독을 다독이는 책을 냈다.

어떤 종목이든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는 운동신경과 저질체력, 그럼에도 매일 맨몸운동을 거르지 않는 성실성의 소유자로 지금은 폴댄스에 빠져 있다. 저서로는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어른이 처음이라서 그래』,공저로 『마음 예보』, 『어쩌다 도박』이 있다. 《국민일보》,《문화일보》등에 칼럼을 써봤다.

현재 저자는 대한정신건강학과의사회 홍보이사이며 서울 은평구에 있는 연세숲정신과의학과의원 원장이다.

어떤 글을 쓸때는 뛰어난 이야기를 쓸거라고 생각하는데 저자가 운동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철인 3종 경기를 한 뇌과학자, 테니스 실력으로 장학금 제안까지 받은 정신과 의사의 책도 있던데, 이 책 역시 ‘그래도 저자가 운동 좀 하는 사람이겠지.’ 싶으셨다면 착각하게 해서 사과한다. 어릴 적 초등학교 운동회는 승패나 순위에 냉혹했다. 달리기 시합에서도 1등부터 3등까지만 손에 도장을 찍어주고 공책을 상품으로 줬다.

4등부터는 도장도 없었다. 공책보다 도장을 받고 싶어 죽어라 뛰었으니 한 번도 못 받았다. 체력장은 늘 5급이었다. 특급이 제일 잘하는 것이고 5급이 제일 못하는 것이다. 저자에겐 재능이 있다. 열심히 하는 것이다. IMF전에는 아버지가 증권사에 다니는 중산층이었고 공부학원은 안 보내도 예체능은 열심히 가르치시던 부모님이었다.



체력도 문제였다. 대학 시절에는 성적을 상중하로 나누면 하위권이었다. 공간지각능력이 떨어져 인체의 평면 사진을 입체로 재해석하는 데 서툰 탓도 있었겠지만, 체력 탓이 꽤 컸다.

해도 해도 안 되는 운동과 저질 체력을 통해 겸손을 배웠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합리화이다. 어차피 열심히 한다고 뜻대로 사는 것도 아니며, 차별, 환승이별, 성추행, 따돌림, 모함, 해고, 사고, 질병 등 좌절할 기회는 살면서 충분히 많았다.

굳이 멈춰서 축구공에 헛발질을 하고, 뜀틀에 주저앉는 창피함을 느끼면서까지 겸손해지지는 않아도 되었다. 남들보다 노력해도 잘 안 되는 일에 무엇이 되었든 자꾸 의미를 두려 애썼지만, 사실은 그저 열 받는 일이다. 잘하면 더 좋은 거다. 그런데도 운동, 꼭 해야 할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의 진짜 이야기에는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저자의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신원과 사례는 각색을 했다. 그대로 옮기길 원하시는 경우 그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두기도 했다. 우리도 삶의 힘듦은 비슷한 까닭일 수 있다. 운동을 하라는 의사의 조언은 더욱 식상하다. 고작 그런 말이나 들으려고 자신이 진료 보러 왔느냐는 환자도 있었다. 운동이 좋은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 책도 누워서 펼칠 테고, 내내 누워서 읽다가 덮은 뒤 운동하지 않는 원래 생활로 돌아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운동을 해도 병에 걸릴 수 있다. 운동이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등 많은 질병을 예방한다고 한들, 모든 경우를 막을 순 없다. 안타깝게도 많은 병은 실체를 드러내기 전 긴 잠복기를 거친다. 증상은 맨 마지막 결과일 뿐, 몸의 변화는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시작된다.

암을 예로 들어보면 정상 세포가 발암에 노출되어 암세포로 변하기까지 약 10년, 이 암세포가 발견 가능한 크기로 자라기까지는 또 5~10년이 걸린다. 즉 암의 잠복기는 15~20년으로 굉장히 긴 셈이다. 당뇨도 마찬가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진 당뇨 전 단계를 3~6년 이상 거친다. 갑자기 생기는 병은 거의 없다. 우리는 병의 진단과 동시에 충격을 받지만, 몸은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어떤 병이든 유전자가 중요한 요인이지만, 유전자와 질병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의 경우는 가족력을 파악하기 어렵다. 치명적인 암유전자가 있는데 감염병이나 교통사고로 암 발견 전에 세상을 떠날 수도 있고, 병명을 모른 채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다. 운동을 하다 보면 통증에 무뎌져서 병을 늦게 발견하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천만의 말이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오히려 자기 몸에 대한 이해와 함께 증상 인지력이 높아진다. 심박수, 호흡, 근육의 느낌, 피로도 등에 대한 내부감각이 섬세해지기 때문이다. 운동을 통해 내 몸과 친해질수록 정상 기준점이 명확해지고, 평소와 다른 미세한 변화나 이상 신호를 더 빨리 알아챈다.

서른 살의 L씨는 얼마 전 주의력결핍과 행동장애, 즉 ADHD를 진단 받았다.

ADHD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생기는 신경발달장애라서 어릴 적부터 과잉행동, 부주의, 산만, 충동성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단순히 산만하거나 집중에 어려움을 겪는 정도를 넘어, 생애 발달 과정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여러 환경에서 지속되어 생활에 문제가 되는 경우 진단한다. L씨도 어릴 때 학교에서 늘 멍하니 있고 물건을 잃어버려서 종종 혼이 났지만 성적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당시만 해도 ADHD가 아동 위주의 질환이고 크면 자연히 좋아진다는 의식이 퍼져 있었던 데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인식도 안 좋아서 아무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다행히 취직은 했어도 돈 관리를 못하다 보니 돈을 모을 수가 없었다. 나이가 들어도 머리를 계속 머리를 계속 쓰면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앉아서 책을 읽거나 수학 문제를 풀어야만 머리를 쓰는 것이 아니다.

머리를 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사는 자세다. 스스로 해보려는 태도로 살아가는 마음가짐이다. 나이가 들면 의존성이 높아지기 쉽다. 몸이 예전 같지 않으니 누군가 도와주길 바라고, 대접받는 것에 익숙해진다. 새로운 문물을 마주하면 “이런 걸 내가 어떻게 배우냐”며 지레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뇌 건강을 위해서는 이런 마음을 거슬러야 한다. 바로 오늘 내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고 뛰어드는 것이야말로 머리를 제대로 쓰는 법이다. 운동을 해야지 자신의 몸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된다는 얘기가 새로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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