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향인이라서 말을 할 때 생각을 많이 한다. 인간 관계는 전부 말로만 하니까 말이 정말 중요한 것 같고 말때문에 상처를 받고 말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거나 말로 전부 일이 틀어지거나 말로 오해가 생기거나 말로 행복해지고 말때문에 힘들었던 사람이 상태가 좋아지기도 해서 말을 잘하는 건 항상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저자 김혜리는 ‘호감 주고 신뢰 얻는’ 말하기를 가르치는 위너스플랜 대표이다.
어린 시절, 책과 음악, 영화 속 세계를 유영하는 것을 좋아하던 조용한 소녀였다. 직장 생활 중 내향적인 성격 탓에 자신의 성과를 증명하지 못하고 그 공이 타인에게 돌아가는 경험을 반복하며,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내향인 맞춤형 말하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15년째 남들 앞에서 말하기를 가르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마이크를 잡기 전의 떨림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 떨림 덕분에 깨달았다. 말하기는 화려한 기술을 뽐내는 무대가 아니라, 자신 안의 진심을 꺼내 누군가와 다정하게 연결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억지로 외향인의 가면을 쓰느라 지친 이들에게, 떨리는 목소리 그대로도 충분히 진심은 전달될 수 있다는 응원을 이 책에 담았다. 말문이 막히는 순간, 말 대신 감정이 먼저 치밀어 오르는 순간, 조용한 자신 또 말을 포기하고 돌아서고 싶었던 순간, 그럴 때 필요한 건 타고난 재능의 벼락같은 용기가 아니다.
그 자리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차분히 정리해서 한 문장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말하기 책이다. 왜 내향적인 사람은 말 앞에서 유독 몸부터 얼어붙는지, 감정과 몸, 목소리가 어떻게 한 덩어리처럼 얽혀 있는지 살펴본다. 그다음 회의, 자기소개, 면접, 발표처럼 말문이 잘 막히는 장면들을 하나씩 꺼내어, 그 자리에서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한호흡 한 문장’ 연습을 제안한다. ‘리듬’은 어렵지 않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박자, 말이 이어졌다. 끓어지는 속도, 멈췄다가 다시 이어지는 반복의 패턴이다.
수영과 걷기 같은 움직임, 짧은 호흡 훈련, 연필로 적어보는 연습 노트를 통해 몸의 리듬과 말의 리듬을 다시 연결해 본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말하는 자리에 설 때마다 머릿속이 하얘지거나 사람이 적어도 자기소개 한 줄, 질문 하나, 의견 한마디만큼 꺼낼 수 있는 자기만의 권력을 갖게 된다. 크게 떠들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 목소리를 완전히 숨기지 않으면서도 자기 속도를 지키고 싶은 내향적인 말하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