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신체 활동 시간은 줄어든 반면, 휴대폰과 모니터를 보는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은 한때는 생산성과 효율을 높여주었지만, 지금의 환경에서는 오히려 최소한의 근육은 빠르게 약해지고, 몸의 무게를 제대로 지탱하기 어려워진다. 그 결과로 근골격계 질환이 점점 더 이른 나이에, 더 많은 사람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뇌의 ‘저울’자체가 균형을 잃는다. 즉 전두엽의 기능은 떨어지고, 편도체의 반응은 과장되면서 단기적인 쾌락을 실제보다 훨씬 크게 느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장 난 양팔저울로 판단을 내리게 되는 셈이다. 이성과 의지 역시 뇌의 기능이기 때문에, 뇌의 저울이 이렇게 망가진 상태에서는 ‘의지로 버틴다’는 말이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수면 부족은 식욕을 바꾸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 몸의 대사 방향 자체를 바꿔, 섭취한 에너지를 뱃살, 즉 내장지방으로 우선 저장하도록 재조정한다. 내장지방은 원래 장기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완충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조직이지, 에너지를 대량으로 쌓아두는 공간이 아니다. 다시 말해 내장지방은 계획된 저장고라기보다, 몸이 급한 상황에서 대강 만들어낸 ‘임시저장창고’에 가깝다. 내장지방은 대사적으로 매우 활성이 높아, 우리가 가만히 앉아있어도 지방산 형태로 혈액 속으로 쉽게 방출된다.
이렇게 풀려나온 지방은 가능로 흘러가 지방간을 만들고, 근육 속으로 스며들어 마치 고기에 마블링이 생기듯 근내 지방으로 축적된다. 더 큰 문제는 내장지방과 간지방, 근육지방이 단순히 쌓여 있기만 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지방들은 각종 염증성 물질과 지방산을 혈액 속으로 끓임 없이 방출한다. 이들은 혈관 벽을 자극해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결국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왜 수면이 부족할 때 내장지방이 늘어나는 걸까? 그것은 내장에 위치한 지방세포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잠이 부족해 몸이 피로한 상태에서는 코르디솔 분비가 증가하는데, 코르티솔이 만성적으로 높게 유지될 경우, 면역 체계를 교란해 염증 조절 능력을 떨어뜨리고 내장지방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