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국내 최고의 뇌 과학이자 후각을 연구하는 향기 박사가, 인간의 감각이 우리의 뇌를 어떻게 깨우고 인지 능력을 자극하는지 설명한다. 나아가 우리 뇌가 작동하는 원리, 평생 꺼지지 않는 뇌로 사용하는 방법, 일상의 작은 노력들로 고사양의 뇌를 만들어가는 방법 등을 안내한다.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스는 “뇌는 지능과 감정을 관장하는 곳”이라며 뇌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반면 당대 최고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심장이 생각을 조절하며, 뇌는 뜨거워진 피를 식히는 냉각 장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무더운 여름날 머리가 뜨거워지는 경험을 해보았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심정도 이해가 갈 것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에 동의했다. 미이라를 만들 때 뇌는 꺼내서 버리고, 사후세계에서 필요하다고 믿었던 위장, 창자, 폐, 간과 같은 장기는 따로 ‘카노푸스’라는 항아리에 보관하였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1848년 어느 날, 한 비극적인 사고가 우리 영혼, 즉 정신이 어디에 보존되는지에 대한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인간의 뇌가 다른 동물의 뇌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미완성’과 ‘가소성’에 있다. 생존에 필수적인 ‘생명의 뇌’는 갖추고 나오지만, 이성적 사고와 판단을 담당하는 고위 영역은 텅 빈 도화지와 같다. 만 6~8가 되면 뇌의 크기는 성인과 비슷해지지만, 기능적인 성숙은 멀었다.
흔히 ‘미운 일곱 살’이라 불리는 시기는 아이의 뇌가 자아를 형성하고 자기주장을 시작하는, 뇌 발달의 중요한 첫 이정표이다. 이후 사춘기가 되면 뇌는 또 한 번의 격렬한 리모델링을 겪는다. 감정과 본능을 담당하는 ‘변연계’는 급격히 발달하는데, 이를 제어할 이성의 뇌인 ‘전전두엽’은 아직 공사중인 상태다. 이 시기를 우리는 ‘질풍노도의 시기’라 부른다. 이 불안한 시기야말로 동물적 본능을 넘어 진정한 인간의 뇌로 재탄생하기 위한 산통과도 같다.
우리가 누리는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정갈하게 차려진 식탁 앞에서 느끼는 ‘맛의 기쁨’ 일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시간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우리의 뇌에 활력을 불어넣고 삶의 의욕을 고취하는 소중한 의식이다. 이것은 뇌 과학적으로 볼 때 매우 중요한 신호이다. 맛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뇌로 가는 가장 강력한 보상 신호가 차단되는 것이며, 이는 곧 신체적 영양 불균형뿐만 아니라 정신적 무력감과 우울로 이어지는 통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