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도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타인의 아픔에 귀 기울여주는 단 한사람의 진심이 어떻게 한 영혼을 깨우고 세상을 따뜻하게 변화시키는지, 그 위대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바로 세워야 할 정의의 본질은 냉혹한 것이라 믿는 이들도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을 보면 무너진 한 사람의 존엄을 회복시켜 다시 걷게 하는 데 있으며, 진정한 정의는 차갑지 않고 따뜻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무정한 세상에 실망하고 비통한 심정으로 낙조를 바라보는 모든 사람에게 진심 어린 공감과 연민을 간직할 수 있다면, 세상은 절대 호락호락 무너지지 않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 프랭크 판사의 아버지 안토니오 카프리오 주니어는 프랭크와 프랭크 아이들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어린 시절 학교를 7학년까지 다니고 그만두었다. 할아버지와 종일 행상일을 하면서 가족의 부양을 도와야 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아버지를 ‘텁’ 또는 ‘토피 텁’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불린 유래가 있다. 할아버지와 행상일을 하던 아버지는 몹시 추운 어느 겨울날 새벽 5시에 그날 팔 과일을 구하러 도매시장에 갔다. 그리고 거기서 산 과일을 담은 수레를 끌고 거리로 나갔다. 거리에 가판대를 치려면 아침 7시에 경찰관이 호각을 불 때가지 기다려야 했다.
호각이 울리면 모두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러 달려들었다.
어느날 아침은 유독 추워서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장사할 자리를 확보할 때까지 커피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영하의 날씨 속에 칼바람을 견디며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고 호각이 울리기를 기다렸다. 출선에서 신호총이 울리기만을 기다리는 달리기 선수처럼 호각 소리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마침내 호각이 울렸고, 아버지는 과일이 가득 담겨 무거운 수레의 손잡이를 들고 점찍어둔 곳으로 달려가 자리를 확보했다. 장사 준비를 마친 아버지는 커피숍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가서 자판대를 차렸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친구들과 같이 있었고, 카운터 뒤에 있던 사람이 물었다. “뭐 마실래?” 아버지는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그런데 매섭게 추운 아침 날씨에 얼굴이 얼어붙어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입 밖으로 나온 말은 “한 텁, 토피 한 텁이요”였다.
그날부터 아버지는 평생 ‘텁’이라고 불렸다. 누군가 아버지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때면 다들 “내 친구 텁 카프리오를 소개하지”라고 말했다. 어머니도 아버지를 텁이라고 불렀다. 아버지의 형제들, 누이들, 친구들, 동료들, 그리고 동네 사람 모두가 아버지를 팁 큰아버지라고 불렀다. 50명의 조카와 그들의 배우자와 아이들도 아버지를 텁 큰 아버지, 텁 삼촌이라고 불렀다. 프랭크와 프랭크 두 형제만 아버지를 “아빠”라고, 다르게 부를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