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소한 갈등
민현기 지음 / Book Insight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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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든 인간관계는 말이나 표정 생각을 나누는데 서로 달라서 갈등을 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분노가 쌓이기도 하고 아니면 행복을 주기도 하고 사람의 긍정적인 의지나 부정적인 의지를 주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전부 갈등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갈등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것만 잘 알면 훨씬 업그레이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읽었다.

저자 민현기는 기업교육 HRD플랫폼 (로젠탈 콘텐츠 랩) 대표로, 기업이 가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교육학 박사이자 여전히 교육 학도의 길에서 배우고 익히는 학습자다.

그렇게 가르치고 배우는 삶을 살며 모은 잔 지식으로 가끔 책을 낸다. 그 호기심과 다양한 경험이 『초연결 시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이 시대의 강의력 F.I.O.W』, 『개인과 조직을 살리는 갈등관리 언컨플릭(공저)』등 다양한 책을 썼다.

저자는 ‘혼자 가도 빨리, 또 멀리 가는 세상이지만 그 안에 느슨한 연대는 필요하다’는 철학으로 오랜 기간교육 전문가들의 학습 커뮤니티 〈로젠탈 플랜〉과 유튜브 채널〈기업 강연의 모든 것RED〉를 운영하며 강사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이번 책 『아주 사소한 갈등』은 그간 기업교육 울타리에서 겪는 갈등의 실패담과 깨달음의 이야기다.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갈등』을 통해 저자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과 작은 영감을 나누길 기대하면서 썼다.

갈등이 없는 인간관계는 없다. 갈등이 없는 관계가 있다면 그 관계는 등을 지고 살거나 등을 대고 살거나 둘 중 하나인 것이다. 등지고 사는 관계는 갈등요소가 있어도 해소하거나 다름의 차이를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서로를 방치한다.

등 대고 사는 관계는 무조건적인 믿음과 신뢰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평화롭게 유지되긴 하지만, 결국 변화와 성장을 멈추게 된다. 이와 같은 양극단의 상태로는 진정한 의미의 발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갈등은 조각가가 돌을 깎을 때 쓰는 망치와 같다. 상처를 남기지만, 그 상처를 통해 아름다운 조각이 탄생하듯, 갈등 또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연결의 갈증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또한 갈등은 바닷물이 모난 돌을 파도의 힘으로 부딪쳐 동글동글한 몽돌로 만드는 것과도 같다.

갈등은 등을 돌리라는 신호가 아니라 지금까지 사용했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라는 신호다. 갈등은 배움과 익힘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사람과 관계가 한 단계 상승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인간관계는 산수가 아니라 수학이야, 변수도 있고, 상대가 모르는 미지수도 있어,” 처음 들었을 땐 문학적 표현처럼 느껴졌지만, 곱씹을수록 인간관계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더 정확한 말이 있을까 싶다. 내가 누군가와 다투거나 누군가에게 서운할 때, 종종 ‘왜 저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했을까?’ 라고 생각한다.

그 질문 안에는 내가 옳고, 상대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사람의 상황이나 감정, 혹은 조직 내 압력 등을 이해하게 되면, 전혀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인간관계를 2차원적으로 바라본다. 나와 너, 그둘 사이의 말과 표정, 오해와 기대, 하지만 갈등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 벽 너머에 있는 제3의 축, ‘그’로부터 시작된다.

이때의 ‘그’는 사람일 수도 있고, 조직 구조일 수도 있고, 과거의 경험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팀장이 팀원에게 다짜고짜 업무 지시를 했다고 하자, 표면적으로는 ‘그 팀장이 예의가 없다.’라고 판단하기 쉽지만, 그 팀장에게 상사의 압박, 팀원과의 반복된 소통 실패, 혹은 개인적 스트레스가 작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

저자는 예민하다는 말을 들으면 저자 깊은 곳, 감정 발전소에서 부정적 감정이 바로 뿜어져 나왔다. 그 단어엔 유난스럽고 피곤하다는 뉘앙스가 담겨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자의 예민함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일종의 ‘정신 승리’라고 부르는 이가 있겠지만 솔직히 예민함은 꽤 쓸모 있는 구석이 있다.

사람들의 말투나 표정, 분위기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고 예민한 덕분에 회의 분위기를 읽거나 타인과의 긴장 상태를 조율할 수 있고, 고객이나 학습자의 숨은 니즈도 비교적 잘 포착할 수 있다. 저자는 갈등이 인간을 더욱 유능하게 만든다고 본다. 마키아벨리 지능 가설은 1988년 인류학자 리처드 바이른과 앤드류 휘든이 제시한 이론이다.

그들은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의 고도 지능은 ‘사회적 삶의 복잡성’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누구보다 빨리 눈치채고, 미묘한 감정을 읽고, 유리한 사회적 위치를 확보하려는 본능이 인간의 뇌를 발달시켰다는 것이다. 이 모든 이론과 주장은 결국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우리는 관계의 동물이고, 경쟁과 갈등이라는 과제를 통해 인간다움과 성장을 배운다는 것이다.



저자는 갈등을 예전처럼 피곤하고, 불편한 일로만 보지 않는다. 갈등은 인간의 삶에 본래부터 깃들어 있던 진화적 과제고, 우리가 복잡하고 성숙한 존재로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눈치가 빠르다.’ ‘사람 보는 눈이 있다.’ ‘분위기를 읽는다.’

이 모든 말은 인류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척해 온 생존 기술의 흔적이다. 이제 저자는 갈등을 성장의 징후로 본다. 갈등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통로이며, 관계를 더 복잡하고 성숙하게 만드는 진입로다. 갈등 앞에서 이런 태도를 연습 중이다. 갈등이 오면 도망치거나 회피하기보다, 이렇게 묻는 것이다. 이 갈등은 본인에게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질문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정말 좋은 질문인 것 같다.

갈등을 줄이는 소통의 첫걸음, 메타 대화는 소통에도 ‘룰’이 필요하다. ‘내 말을 다 들어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쌓이면,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던 대화가 서서히 불편해지고, 어느 순간 갈등으로 비화한다. 특히 직장처럼 다양한 배경과 성향의 사람들이 함께 하는 환경에서는 사소한 대화 습관이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오해를 줄이고, 서로의 대화 방식을 존중하며 소통하기 위해서는 ‘메타 대화’가 필요하다. ‘메타 대화는 대화에 대한 대화’,‘대화를 위한 대화다.’ 갈등을 줄이는 소통은 거창한 화술이 아니라, 대화의 틀을 먼저 맞추는 것에서 시작된다. 중요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낯선 길를 떠나는 여행과 같다.

어디로 갈지를 정하기 전에, 먼저 어떤 길을 택할지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가 운전대를 잡을지, 언제 멈추어 쉴지를 미리 정하지 않으면 길에서 헤메기 쉽다. 대화도 마찬가지다. 주제보다 방식을 먼저 합의하면 갈등은 줄고, 이해는 더 깊어진다.

그 합의가 있을 때 우리는 서로의 속도와 방향을 존중하며 대화를 이어 갈 수 있고, 결국 원하는 목적지에 안전하고 평화롭게 도착할 수 있다. 대화는 여행과 같고 방식을 합의해야한다는 얘기가 새로운 것 같다. 갈등이 성장이고 성숙하게 만드는 집입로라는 얘기도 희망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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