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엽 제어 기능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면 완전히 이성이 마비되어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이럴 때의 지원군이 세로토닌, 그 탁월한 조절 기능으로 평상심을 되찾고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충동이나 공격성을 불러일으키는 노르아드레날린과, 강한 쾌감을 동반하지만 중독 위험이 있는 도파민 및 엔도르핀의 폭주를 조절해 준다.
물론 이 둘은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수준에서 없으면 안 될 귀중한 물질이지만, 과하면 안 된다. 이때 해결사가 세로토닌이다. 조절력의 핵심이자 감정 조절의 열쇠인 것이다. 이건 마치 자동차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문제는 세로토닌이 워낙 예민하고 귀한 물질이어서 분비량이나 지속 시간이 넉넉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오늘을 사는 한국인에겐 절대 부족하다. 이 상태로는 세로토닌을 제대로 활용할 수도 없고, 조절력을 기를 수도 없다. 충동적이고 거친 성격만 강해지는 것이다. ‘세로토닌 결핍 증후군’ 이게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정신 병리를 만드는 최고의 원흉이다. 궁극적으로 전두전야는 행복의 보금자리이다. 행복 중추는 전두엽 좌측에 있다.
전두전야를 잘 관리한 사람의 주위엔 밝고 행복한 기운이 감돈다. 성격은 타고나는 유전적 요인과 후전적 요인으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몇 가지 유전적 요인은 성격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뇌 물질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뇌 속에는 특정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물질이 있다. 이를 ‘뇌 내 정보 전달 물질’ 혹은 ‘신경 전달 물질’ 또는 줄여서 ‘뇌 물질’이라 한다.
현대인의 성격이나 사회 병리를 이해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물질이며, 우리 마음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3대 요소다. 이 3대 신경 전달 물질의 출발점은 뇌간에 있다. 인간의 각성 수준, 활동 수위 등 기본적인 생명 리듬 운동을 관여하는 뇌간에 이들 신경이 분포되어 있다. 신경은 또한 그 가지를 뇌 전체에 뻗치고 있으며, 특히 전두전야와 변연계에 집중돼 있다.
이 체계가 마음의 현주소다. 마음이 뇌에 있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첫째, 노르아드레날린 신경은 뇌간 좌우의 청 반핵에 대칭으로 있다. 비상시 자극을 보내는 출발점이다. 편도체를 자극해 위험에 대비하게 한다.
둘째, 도파민(엔도르편) 신경은 뇌간의 좌우 선조체에 분포되어 있다. 일을 함으로써 ‘즐거움과 보수’를 기대하게 한다. 이게 클수록 흥분이 된다. 이를 ‘학습뇌’라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럴 때 전두전야에 의욕 중추가 자극된다.
셋째, 세로토닌 신경은 뇌간의 중앙 봉선핵을 따라 정중부에 위치하고 있다. 좌우 균형을 조율하는 기능을 하면서 전두엽의 ‘공감 뇌’를 이루는, 중추 역할을 한다. 세로토닌형 인간을 이야기하려면 공격적 편도체와 전두엽의 조화의 균형을 빼놓을 수 있다. 세로토닌형 인간의 라이프 스타일을 적다보니 어쩐지 너무 부드러워 소극적이고 물러 터진, 맥 빠진 사람같이 보일지라도 모르겠다.
이들은 외유내강의 균형 잡힌 사람이다. 겉보기엔 유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불타는 열정과 힘을 소유하고 있다. 소극적인 것 같으면서도 적극적이다. 창백한 지성이 아니고 행동하는 양심이다. 엔드로핀이 환희, 노르아드레날린의 격분이나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상황이 끝나면 그들은 다시 일상의 평상심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