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 수업
정다원 지음 / 모티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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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남편을 위해서 미리 읽으면 좋을 것 같고 아빠엄마한테도 도움을 드리면 좋을 것 같다. 저자 정다원은 상처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수많은 부부와 가족의 회복을 돕는 해결사가 되었다. 결혼 27년 차,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저자는 지난 10년간 ‘부부해결사’로 불려왔다. 하지만, 저자의 삶이 처음부터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만약 저자의 결혼생활이 행복하고 순탄하기만 했다면, 아마 지금처럼 부부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며 누군가의 인생에 관심을 갖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의 인생의 방향이 바뀐 건,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어느 날, 심리학이라는 거울을 마주하게 되면서부터였다. ‘엄마가 행복하지 않으면 아이도 행복할 수 없다’ 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실을 깨달았고, 그 순간부터 저자는 가족의 중심인 ‘엄마’ 이자 ‘부모’로서의 자신을 다시 세워나가기로 결심했다.

그 길의 시작이 청소년심리 상담이었고, 그 여정을 통해 현재 청소년 상담을 하며 절실히 느낀 것이 있었다. 아무리 상담자가 좋은 말을 들려줘도, 집으로 돌아간 아이를 맞이하는 부모의 언어가 건강하지 않다면 아이의 마음은 결국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는 “왜 부모는 아이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지 못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보고 그 답은 부부 사이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감정이 망가진 부부사이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낌’ 으로 배운다. 아이의 회복을 위해서라도, 먼저 부부 사이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부터 관심을 가졌다. 단순히 부부 상담을 넘어, 부부가 스스로 배우고, 서로를 위해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부부교육’이라는 길을 선택했다. 그렇게 시작한 부부학교가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이혼을 고민하던 부부가 다시 사랑에 빠지고, 관계를 회복한 사람이 많다. 회복은 마음뿐 아니라, 함께 ‘배워가는 시작’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었다면, 이제는 원하는 사랑의 방식도 배워야 한다. 결혼은 서로의 보호자가 되어주는 일이다.

결혼은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넘어 서로의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 배우자가 힘들어할 때 누구보다 먼저 곁을 지키고 마음을 다독이며 지지해주는 심리적, 정서적 보호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였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도, 배우자가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



서로를 보호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약점을 감싸주고, 어려움 속에서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럴 때 집에 돌아와 배우자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마음을 편안하게 받아주고,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배우자다. 결혼은 어른이 되는 과정이다.

결혼 생활을 하다보면,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사소한 말다툼이 큰 갈등으로 번지기도 하고,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순간도 있다. 사람마다 크고 작은 욕구와 욕망이 있지만, 그것을 그대로 표출하기보다 스스로 다스릴 줄 아는 것이 어른스러움이다.

부부는 서로에게 득이 되는 관계여야 한다. 결혼은 단순히 함께 사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삶을 더 단단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과정이다. 부부는 한 집에서 생활하는 경제적 공동체로서, 둘이 힘을 합쳐 경제적 기반을 다지고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과소비 습관이나 무리한 투자, 사업실패 등으로 인해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결혼은 사랑만으로 이어지는 관계가 아니다. 서로의 보호자가 되어주고, 어른으로서 책임감 있게 살아가며, 경제적∙심리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결혼의 본질이다. 지중해 성향은 따뜻하고 포근한 기후와 여유로운 풍경을 떠올리 게 하는 이름처럼, 인간관계에서 포용력과 감성적 여유를 지닌 인물형이다.

전형적인 마음형 성향으로서, 이들의 핵심은 ‘따뜻함’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정서적 교류와 연결에 깊은 욕구를 가지며, 관계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확인받고자 한다. 이 책에서는 여러 가지로 성향을 분류해 놓았다. 그런데 다 쓰지 못했다. 소금상 성향, 활화산 성향, 호수 성향, 사막성향, 지중해 성향, 에베레스트 성향, 지중해 성향 등이 있는데 지중해 성향에 대해 썼다.

지중해 성향은 우리 아빠의 성향이 비슷한 것 같다. 아직 남자를 직접 만나보지 못해서 아빠꺼를 봤다. 엄마한테 도움이 될까해서이다. 지중해는 관계 중심의 성향이며,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이 유용하고 필요한 존재임을 느낄 때 큰 만족감을 얻는다. 이들은 사랑을 주는 데 익숙하고, 타인을 돕는 일을 당연하게 여긴다.

자신의 희생을 과시하지 않으며 대가 없는 헌신을 미덕으로 삼는다. 도움을 받는 상황에는 오히려 어색함을 느끼지만, 반복되는 일방적 베풂 속에서 ‘자신을 희생 양으로 다 준다’ 감정이 쌓이면 섭섭함으로 이어진다. 이 섭섭함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내면에 묵직한 감정으로 남아 있다가, 때때로 억울함이나 외로움으로 변해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멀리하거나, 관계를 꺼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자신은 모든 것을 주었는데도, 상대가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다는 생각은 깊은 상처로 남는다. 지중해는 섭섭함과 억울함 속에서 상처를 받는다. “어쩜 저렇게 따뜻하고 배려 깊은 사람이 있을까,”“저런 남편 만나서 참 좋겠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남에게는 천사 같다.

그러나 정작 그와 함께 사는 아내는 너무너무 힘이 들어 한다. “네가 한번 살아봐, 얼마나 답답한데”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타인에게는 다정한 사람이지만, 가족에게는 오히려 소외감을 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처럼 지중해 성향의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타인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가족에겐 아주 소홀하다. 남들이 어떤 부탁을 해도 거절하지 못한다. 남의 부탁을 다 들어주다 보면 오히려 가까운 배우자와 자녀는 불만이 쌓이게 된다. 지중해의 특징이다. 지중해 성향을 가진 사람은 본인의 일이 아닌데도 하기 힘드니 도와 달라고 부탁하면 거절을 못하고 흔쾌히 도와준다.

이런 상황이라면 보통 사람들은 그것은 네 일이니 네가 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어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다 보면 오히려 자신의 가족이나 자신의 가정은 엉망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중해 성향의 사람은 감정이 억눌릴 경우, 조용히 쌓이다가 어느 순간에 한계에 도달해 갑작스럽게 감정이 폭발하는 방식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평소에 너무나도 온화하고 조용했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가 그 예다. 이는 오랜 시간 감정을 말하지 못하고 누적한 결과이며,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고립감에서 비롯된다. 지중해 성향은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상대가 필요한 방식으로 산다. 그래서 가족에게 사랑을 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남에게 자신의 헌신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가족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도 정당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억누르지 말고 적절히 표현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지중해 성향은 결국, 사랑과 따뜻함으로 관계를 엮어가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지닌 사람들이다.

그 따뜻함이 지속적으로 순환되고, 자신 또한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 이들은 가장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배우자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줄 때 크게 상처를 받는다고 말한다. 상대가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외면했을 때, 우리는 서운함과 함께 깊은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말투 하나, 전달 방식 하나에도 감정은 쉽게 상할 수 있다. 상의하지 않고 혼자 결정할 때, 배려가 부족할 때, 대화가 단절될 때, 그 모든 것이 감정을 흔들어 놓는다. 감정의 상처가 꼭 사랑이 식었기 때문에 생기는 건 아니다. 혹시 어릴 때 선생이라는 사람이 그 어린 학생이 다 자라 결혼을 하고 자기보다 잘 살 때 찾아와 거짓으로 좋아한다고 하면서 사기를 칠 때 배우자와 의논하지 않고 보증을 서주고 거절하지 못하는 행동 등이 있다.

그래서 가정과 자녀를 힘들게 하고 자기 자신도 힘들어 지는 것이다. 결혼을 하면 더 이상 익숙한 방식만 고집할 수 없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끓임없이 조율하고 변화해야 한다. 경제 문제와 생활습관, 양가가족과의 관계, 육아, 성생활 등 모든 영역에서 유연한 태도와 배려가 필요하다.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서로를 배려하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부부가함께 살아가는 기본적인 자세다.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관계는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그래서 끓임없이 부부관계공부를 해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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