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가 넘었는데 약국을 운영한다는 게 참 부럽다. 그만큼 건강하고 장수를 할 수 있다는 것 같다. 그런 인생은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저자는 마음을 진단하고 다정함을 처방하는 약사이다. 저자 히루마 에이코는 1923년 도쿄에서 태어나 백세가 넘도록 약국 문을 열었다. 한때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령 약사’로 등재되기도 했던 그녀는 마지막까지 환자들과 마주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는 데 집중했다.
저자는 도쿄의 번화가 한 모퉁이에서 1923년 문을 연 약국, 4대째 약사인 집안인 이곳에는 약국과 똑같은 세월을 살아온 히루마 에이코 씨가 있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도, 무더위가 찾아오고,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도 어김없이 이곳에 선 지 75년, 동네 사람들은 그녀와 얼굴을 마주하면 어쩐지 힘이 솟는다고, 올 때마다 악수를 하며 기운을 받아 간다고, 그녀가 건네는 손과 말 한마디를 좋아한다.
그런 그녀가 약과 함께 넌지시 건네는 이야기가 아픈 마음을 낫게 한다. 그럴듯한 호칭도, 명예로운 훈장도 없지만 오랜 세월 속에서 그저 변함없이 마주한 누군가에게 마음을 담아 전해 온 이야기, 다른 누군가에게도, 조금 더 다정해질 수 있는 처방전이다.
저자는 ‘모르는 것을 알고 싶고, 이해가 안 되는 것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다. 약도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 조금이라도 멍하니 있다가 금세 뒤처지기 일쑤다.
모든 일은 다 하루하루 배움의 연속이다.
그래서 저자는 손님을 대하는 틈틈이 컴퓨터를 켜 두고 새로 나온 약의 이름을 알아볼 때가 많다. 100살이 넘어도 컴퓨터를 한다는 게 신기하다. 예전에,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을 쉬었던 한 직원이 오십대가 되어서 다시 약사로 복귀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