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했지만 그것이 훌륭한 리더십 때문이라고는 부르지 않았다. 토크빌이 평가한 것은 통치자가 오랜 기간 동안 국민의 이해에 반하는 통치를 할 수 없다는 점, 국민의 이익과 권리 의식 그리고 법에 대한 의식과 공공 의식을 길러 주는 점,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국민의 행동을 활발하게 하며 약동하는 에너지를 제공하는 점이다.
민주주의의 위험은 흔히 말했듯이 무정부적 취약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의 대다수를 배경으로 권력이 무소불위 힘을 갖는 데 있으며, 강력한 국민의 대다수가 정치와 여론을 지배하고 때때로 압제적이 되며, 특히 때로는 소수의 뛰어난 사상을 지닌 사람들을 압살하는 데 있다.
미국에는 이 같은 ‘다수에 의한 전제’라는 위험이 끓임없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이 방지될 수 있는 것은 먼저 폭압적 정치를 차단할 수 있도록 행정이 분권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민중의 일탈을 억제하는 독립적인 사법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법률가는 단순한 소송을 담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와 정치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지식과 경험을 통해 국민의 이해와 의견의 조정 그리고 제도의 안정을 유지하는 일종의 지적인 아리스토크라시를 형성하고 있다.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유지시키는 일반적 요인으로 지리적 이점과 법제적 요인, 풍습을 꼽았다. 법제적 요인이란 규모가 큰 공화국이 가장 강력함과 작은 공화제가 지닌 장점을 양립시킬 수 있는 연방제와, 다수의 전제를 완화시키고 자유를 존중하도록 가르치는 지방 자치 그리고 민중의 행동을 억제하는 사법권이다. 풍습이란 국민의 습성과 관행, 의견, 신앙 등을 한데 묶은 것으로, “아무리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고 최고의 법 제도가 있을지라도 그것이 습속과 어긋난다면 정치의 기본 구조를 유지할 수 없다”고 토크빌은 말하며 이를 매우 중시했다.
그는 그 가운데 종교를 특히 그러한 것으로 꼽았다. 다만 종교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교회가 국가와 분리되어 있어야 하며 또한 종교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교회가 국가와 분리되어 있어야 하며 또한 종교가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려는 자세를 취해야만 한다고 했다. 이와 같은 사회에서는 숫자만이 유일하게 권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다수의 추세, 곧 ‘여론’에 굴종하기 쉽다. ‘여론에 대한 신뢰는 일종의 종교가 되면 다수는 그 예언자가 된다.’ 여기에서 ‘다수의 전제’라는 위험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에서는 사회적 관계나 인간관계도 그다지 엄격하지 않고 대부분의 개인은 물질적으로 충분히 여유 있는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가족 또는 몇 안 되는 소수의 친구로 이루어진 친근하고 마음 편한 작은 서클 속에 갇혀 지내면서 일상생활의 안녕과 복지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 결과 공적 사항이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잃게 되며, 보다 넓은 시야에서 사물을 파악할 수 없게 된다. 나아가 야심을 크게 품지 않게 되며, 활력도 쉽게 상실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