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수면과 꿈의 과학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 사람의집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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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잠이 건강에 너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어보고 싶었다. 저자 매슈 워커는 세계적인 신경 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 글로벌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수면 부족 현상의 심각성을 진단하고 그에 대한 처방을 내놓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수면 외교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NPR, BBC를 포함한 수많은 텔레비전 방송과 라디오 매체에 출현했고 100편이 넘는 과학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하게 대중과 소통하며 연구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나 노팅업 대학교에서 신경 과학을 전공했고 런던의 의학 연구위원회에서 신경 생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잠쪽으로 대단한 사람같다.

저자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하버드 의과 대학 정신 의학 교수로 제직했으며, 2007년부터는 UC버클리 심리학과 산하 〈인간 수면 과학 연구소〉의 설립자이자 책임자로서, 수면이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미치는 영향이 그의 주요 연구 주제이다. 미국 국립 과학 재단과 국립보건원으로부터 다수의 연구지원 기금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국립과학 아카데미의 카블리에 선정되었다. 2017년부터 알파벳 산하 연구 기관인 (전 구글 생명과학)소속 수면 과학자로 활동 중이다. 매슈 워커의 첫 번째 저서인 이 책은 잠에 관한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과학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이 책은 카페인과 알코올은 수면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렘수면 때 실제로 어떤 일이 날까? 우리의 수면 양상은 왜 나이 듦에 따라 달라질까? 수면제는 어떤 작용을 하며, 장기적으로 어떤 피해를 끼칠 수 있을까? 최신 과학적 발견들을 요약하고 수십 년에 걸친 연구와 임상적 성과들을 종합하며 저자는 수면이 어떻게 인간의 학습, 기분, 활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지, 호르몬을 조절할 수 있는지, 노화의 효과를 늦출 수 있는지, 암과 알츠하이머병과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지, 아이들의 인지 능력을 항상 시킬 수 있는지, 작업환경에서의 능력과 성취도와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지를 정말 잘 설명한다.

명료하고 흥미진진하며 이해하기 쉽게 쓰인 이 책은 수면과 꿈에 관한 일반적인 이해와 인식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독자가 어느 날 밤늦게 친구와 수다를 떨면서 거실로 들어오는 상황을 가정해 본다. 그런데 동생(제시카라고 하자) 이 소파에서 꼼짝하지 않고 누워있다. 실눈을 뜨는 일도 없이, 몸을 구부린 채 고개를 한쪽으로 축 늘어뜨린 채다. 당신은 즉시 친구를 돌아보면서 말한다. 「조용히, 제시카 자고 있어.」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알았을까?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당신은 제시카가 어떤 상태인지, 전혀 의심 없이 판단을 내린다. 왜 제시카가 혼수상태, 또는 심하면 사망할 상태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일까?



제시카가 잠을 자고 있다는 번개처럼 빠른 판단은 옳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실수로 주변의 무언가를 건드려서 소리를 내어 그녀를 깨움으로써 자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남이 자고 있음을 시사하는 많은 징후들을 알아보는 데 놀라울 만치 능숙해진다. 이 징후들이 너무나 믿을 만하기에, 현재 과학자들은 인간과 다른 종들에게서 잠들어 있음을 시사하는 관찰 기능한 특징들의 집합이 있다고 본다. 여기서도 잠잤다는 설득력 있는 결론을 제공하는 보편적인 지표들이 있다.

잠을 잔다는 것은 외부 인식의 상실이다. 바깥 세계를 지각하는 일을 멈춘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 귀는 여전히 〈듣고〉있다. 우리 눈은 감겨있긴 하지만, 여전히 〈볼〉수 있다. 코(후각), 혀(미각), 피부(촉각)등 다른 감각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이 모든 신호들은 여전히 뇌의 중심으로 밀려들어 가지만, 우리가 짐을 지고 있을 때는 이곳의 감각 정보들이 모이는 구역에서 차단이 된다. 그 신호들은 시상은 레몬보다 조금 작은 매끄러운 달걀 모양의 기관으로써, 뇌의 감각 관문이다. 신호는 뇌 겉쪽에 있는 피질로 보내진다. 그러면 우리 의식이 지각하게 된다.

시상은 건강한 잠이 시작될 때 관문을 닫아 잠금으로써, 그 신호들이 피질로 가지 못하게 막아서 뇌에 감각 상실 상태를 일으킨다. 그 결과 우리는 외부 감각 기관으로부터 전송되는 정보를 더 이상 의식할 수 없다. 이 순간에 우리 뇌는 주변의 바깥 세계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접촉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자고 있다. 잠을 자는 동안 시간을 의식적으로 지켜보는 능력은 사라지지만, 뇌는 무의식 수준에서는 믿어지지 않을 만치 정확하게 시간을 계속 재고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시간을 맞추고 자는데 뇌는 잠을 자는 동안 놀라울 만치 정확하게 시간을 젤 수 있는 듯이 보인다. 뇌 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활동들이 정확하게 시간을 잴 수 있는 듯이 보인다.

뇌 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활동들이 그렇듯이, 잠을 자는 동안 이렇게 정확하게 시간을 파악하는 활동도 우리가 명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침실에서 화면 기기들을 치우고, 침실 온도를 내리는 것 등은 명백한 부류에 속한 방법들이다. 불면증 환자는 주중과 주말을 가릴 것 없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 나는 시간이 일정해야 하고, 졸음이 와도 잠들기가 어렵다. 저녁 일찍 또는 중간에 소파에서 잠들지 않도록 하고, 잠이 안 오는 데에도 잠자리에서 긴 시간 동안 누워 있지 말고, 일어나서 긴장을 풀어 주는 차분한 무언가를 하면서 졸음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밤에 잠들기가 어렵다면 낮잠을 피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법을 배움으로써 잠자기 전에 불안을 자극하는 생각과 걱정을 줄이고, 밤에 시계를 보면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시계글자판이 보이지 않게 두는 것이 좋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야 한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므로, 수면 패턴을 바꾸면 적응하기가 어렵다. 주중에 부족한 잠은 나중에 주말에 더 잔다고 해서 완전히 보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렇게 하다가는 월요일에 일찍 일어나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다. 우리는 일어나려는 시간에는 알람을 설정하곤 하지만, 자러 갈 시간을 위해 알람을 설정하는 일은 거의 없다. 잠에서 중요한 것은 수면 시간표를 지키는 것이다.



잠을 위해서는 매일같이 적어도 30분은 운동을 하려고 애써야 한다. 하지만 잠자기 두세 시간 이전까지는 운동을 끝내야 한다.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해야 한다. 커피, 콜라, 특정한 차, 초콜릿에는 자극제인 카페인이 들어 있으며, 그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는데에는 여덟 시간까지 걸릴 수 있다. 오후 늦게 마신 커피 한 잔은 밤에 잠들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내 친구는 홍차를 밤늦게 마셨는데 날밤을 세웠다고 한다. 잠자러 가기 전에 밤술이나 알코올을 함유한 음료를 마시면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많이 마시면 렘수면이 사라지고, 더 얕은 잠만 자게 된다.

가벼운 간식은 괜찮지만, 많은 음식은 소화 불량을 일으킬 수 있고, 그러면 잠이 방해를 받는다. 밤에 음료를 너무 많이 마시면, 소변이 마려워서 자주 깰 수가 있다. 몇몇 흔히 처방되는 심장약, 혈압약, 천식약뿐 아니라, 기침, 감기, 알레르기에 쓰이는 비처방약과 허브도 수면 패턴을 교란할 수 있다. 낮잠은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오후 늦게 낮잠을 자면 밤에 잠들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긴장을 풀 시간조차 없을 만큼 일정을 지나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등의 긴장을 푸는 활동은 잠자리습관의 일부로 만들어야 한다.

욕조에서 나온 뒤 체온이 떨어지면 졸음이 더 잘 올수 있고,또 목욕은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만들어서 더 쉽게 잠들 수 있게 해준다. 소음, 밝은 빛, 불편한 침대, 따뜻한 온도 등 잠을 방해할 만한 것들을 침실에서 없애야 한다. 침실 온도를 서늘하게 유지하면 잠을 더 잘 잘 수 있다. 침실에 텔레비전, 휴대전화, 컴퓨터 같은 것들이 있으면, 주의가 산만해져서 필요한 잠을 제대로 못 잘 수 있다. 햇빛을 하루 수면 패턴을 조절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매일 적어도 30분 동안 실외에서 자연광을 받도록 노력한다.

가능하면 햇빛을 받으면서 일어나거나 아침에 밝은 빛을 접한다. 누웠는데 20분 넘게 잠이 안 오거나 불안하거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면, 일어나서 졸음이 올 때까지 긴장을 푸는 활동을 한다. 못 잘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은 잠들기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수면은 그저 에너지를 보충하고 쉬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뇌의 건강한 지적 생명체로서 우리 일상을 만들어 준다. 수면은 건강과 일상 그 자체를 만들어 주는 중요한 활동이라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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