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섭리는 모르지만, 인간의 본성만큼 꿰뚫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사람은 가벼운 것에 끌린다. 어릴 때 읽었던 『이솝 우화』에도 나온다. 길을 가는 한 나그네에게 바람과 해님은 차례차례 도전을 한다. 나그네의 겉옷을 벗기는 내기였다. 바람은 힘을 주어 나그네의 겉옷을 벗기려 한다. 있는 힘 없는 힘 짜내며 거세게 몰아붙이지만 오히려 나그네는 필사적으로 겉옷을 움켜쥐고 몸을 웅크렸다. 해님은 바람과 다른 전략 썼다. 힘을 빼고 그저 나그네 곁에 있었다. 가벼움 무거움보다 강하다.
현실도 그렇다. 부모님의 결사반대를 무릅쓰고 연애해 본 경험이 있다면 이해하기 더 쉬울 거라 생각한다. 알다시피 부모가 반대하면 반대할수록 연인에게 더 끌리기 마련이다. 바람이 불면 불수록 겉옷이 날아갈까 세게 움켜잡았던 나그네처럼 말이다. 난 연애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부모님이 안 좋아하면 안 좋아할 것 같다. 독서에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기준을 없앤다. 실패는 없다. 한 달에 한 권을 읽었다고 실패는 아니다.
저자가 알고 있는 특별한 독서법은
첫째, 완벽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읽지 않는다.
둘째, 완벽하지 않은 하루를 채우는 맛에 읽는다.
셋째,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해 읽지 않는다.
넷째, 빈틈 많은 나를 채우는 맛에 읽는다. 이렇게 힘을 빼고 읽으면 독서는 일상이 된다.
독서 알고리즘을 최적화한다. 쇼츠를 끓을 수 없는 이유 중에 하나가 고객 맞춤형 알고리즘 때문이다. 귀신 같이 내가 요즘 뭘 좋아하는지 잡아내어 보여준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내 입맛에 맞는 반찬들을 딱 차려주니 이보다 좋은 서비스가 없다. 가끔 부모님이 아이에게 잔소리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책장에 이렇게 책이 많은 데 볼 책이 없다고 불평하는 아이의 말이 꼭 핑계같아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책장은 아이가 꾸몄는지 부모가 꾸몄는지 말이다. 구글, 메타와 같은 공룡기업이 만들어 놓은 알고리즘과 싸우려면 책장 정도 스스로 챙겨야 한다.
책을 읽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다. 인문학을 읽으며 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 비즈니스 책을 읽으며 실무에 적용하려는 사람, 성취감을 얻고 싶은 사람 등등이다. 저자는 3년 전에는 자기계발서를 주로 읽었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읽었다. 저자도 성공하리라 다짐하면서 말이다. 지금은 스스로에게 ‘Why’를 던지면서 읽는다. 저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도 몰입한다.
독서 습관을 들일 때 가끔은 독기도 필요하다. 이 책으로 인생을 바꾸겠다는 마음보다는 10분만큼은 책에 빠진다는 마음으로 읽는다. 『본능독서』를 보면 독서하는 순간만은 지금 읽고 있는 그 페이지에 마음이 있어야 한다. 하루 10분은 한 권을 읽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시간의 양이 아닌 시간의 질이다. 매일 책을 읽다 보면 글씨를 쓰는 붓 자체가 달라진다. 100곱센티 면적을 채우려면 5년 전에는 100번을 왔다 갔다 해야 했지만, 지금은 10번이면 된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걱정하지 말고 지금 이 페이지에 마음을 둔다. 바로 읽고있는 그 페이지말이다.
독서에도 체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딸아이와 하루 종일 붙어 지내는 방학 기간이면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약골이었다. 오죽하면 어머니께서 “아들은 공부 안 해도 돼,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고 하셨을까? 그렇게 특별대우 받고 자랐지만 어른이 된 후엔 결국 메니에르증후군까지 겪게 되었다. 코끼리를 30번 돈 것처럼 온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서 눈을 잠깐도 멈추지 않는, 생전 처음 들어 보는 병명이었다. 저자는 자신이 아플 때의 ‘자신’을 이해한다. 몸이 온전치 않으면 독서고 뭐고 다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