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나를 지키는 법 - 생활밀착형 에피소드로 보는 32가지 법률 상식
윤종훈 지음 / 제이펍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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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저자 윤종훈 변호사는 현대 자동차 인사팀, SK텔레콤 마케팅팀을 거쳐 변호사로 일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누구에게나 법률 상식이 간절한 순간이 있다. 내가 헌법책을 읽으면서 인터넷의 법률 지식이 많이 엉터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목소리만 큰 사람에게 휘둘리던 사회 초년생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며 꼭 필요한 이야기만 이 책에 담았다. 할 말을 못 하고 늦은 밤까지 뒤척이는 우리들을 위해 따뜻하고 재미있게 썼다. 법, 정치, 경제를 잘 모르면 얘기나 반박을 잘 못한다. 그래서 나도 책을 계속 읽는 것이다.

저자에게 사람들이 가뜩이나 바쁜데 법까지 알아야 하냐고 묻는데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법을 알면 똑 부러지는 자신이 되고 남에게 당하지 않을 수 있다. 저자가 32가지 법률 상식을 알려준다.자기 말만 정답이라고 목청 높이는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거래를 할 땐 어떤 걸 조심해야 하고, 안 될 말이 무엇인지 아는 것, 누군가와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고, 억울한 일을 겪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것, 결국 사회생활이라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이다. 법을 알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간통죄는 이미 2015년에 폐지됐다. 더 이상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

-부정행위를 저지른 불륜녀는 피해 배우자에게 공동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 상간 위자료는 최소한 3,010만원 원으로 하고 판결문에 불륜사실이 꼼꼼히 적힌다.

이 책는 만화그림으로 된 여러 사람들이 등장한다. 저자가 이해가 쉽도록 가상의 인물을 만든 것 같다. 홍시백 대리는 인상도 참 좋았지만 목소리는 더 좋았다.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그가 얘기하는 건 사람들이 잘 들어준다. 남자에게 목소리는 매력포인트이다.일요일 오전 인왕산 정상석 앞, 회사 사람을 보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바로 알 수 있었다. 인사팀 홍 대리라는 것이다. 짝을 지어 기념사진을 찍는 수많은 커플 가운데서도 홍 대리의 목소리는 여전히 존재감을 뽐냈다. 부드러운 목소리에 반했는지, 부탁을 받은 사람도 기꺼이 휴대전화를 받아 들었다.



그런데 홍 대리의 허리를 감싼 손의 주인이 결혼할 때 봤던 아내가 아니었다. 홍 대리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는 늘씬한 여성, 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데도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벗지 않는 게 아무래도 수상하다. 밝게 웃으며 싹싹하게 인사하던 홍 대리의 아내는 아니었다. 홍 대리의 아내는 인왕산 정상에서 카메라 앞에 서는 대신 바람난 남편의 회사 앞에서 전단을 나눠주고 있었다. 감정 없는 기계처럼 전단지를 돌리던 그녀가 갑자기 들고 있던 전단을 누군가를 향해 집어 던졌다. 한대리의 직장동료인 한수진이다.

휘날리는 전단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한수진은 머리채를 잡혔다. 욕설이 먼저인지 비명이 먼저인지, 뭐가 앞이고 뒤인지 모를 정도의 아수라장이 되었다. 한수진은 엄청 비싼 변호사를 사서 홍 대리의 아내에게 소송을 걸었다. 회사 앞에서 전단을 돌려 회사 사람들 모두가 내연관계를 알게 만들었으니 이로 인한 ①정신적 피해와 ②정신과 치료비③회사로부터 받은 징계로 인한 손해까지 몽땅 물어내라고 했다. 홍 대리의 아내가 이걸 다 물어줘야 할까? 잘못은 한수진이 한 것 같은데?

간통죄는 더 이상 죄가 아니라서 법적으로 잡아가지는 못한다. 배우자가 있는데도 다른 이성과 부정한 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하기 위한 죄, 간통죄는 1953년에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바람, 불륜, 외도, 간통, 어떤 이름이든지 간에 가족공동체를 뒤흔드는 행위라면 기꺼이 국가가 앞장서 싹부터 잘라 버리겠다는 게 그 취지였다. 그때만 해도 사람들은 간통죄가 부정행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수단이자, 가정과 사회를 지탱하는 튼튼한 기둥이라고 믿었다.

간통이 개인의 사생활? 성적 자기결정권? 그렇다고 일부일처제를 기본으로 하는 결혼 제도를 훼손하고, 가족공동체를 파괴하는 간통까지 이해해 줄 수는 없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간통죄가 꼭 있어야만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다 큰 성인인데 마음이 변한 게 잘못이야?’. ’간통죄가 무서워서 억지로 사랑하는 척 억지로 연기하라는 거야‘ 와 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바람을 피운 배우자에 대한 도덕적 비난과 별개로, 배우자의 불륜은 국가가 나서서 형벌로 다스리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계속되어 왔다.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달라도, 결국 간통죄는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이고 핵심적인 근거는 간통죄가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것이었다. 헌법재판소의 심판으로부터 4번이나 살아남아 유지되어 왔던 간통죄는 2015년 마침내 위헌 결정을 받았다.

①결혼과 성,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관한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②도덕에 맡겨야 할 내밀한 성생활의 영역에 국가권력이 개입해서는 안 되고

③부부관계와 가정의 유지는 당사자들의 애정에 맡겨야지 형벌을 통해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 간통죄를 위헌으로 판단한 주된 근거였다.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법전의 한구석을 지켜오던 간통죄가 이 결정과 동시에 폐지되었다. 「형법」이 제정된 이후 62년만에 폐지됐다.

바람을 피우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또 다른 홍시백 한수진 사건에서 법원은

①배우자가 있는데도 바람을 피운 사람 (홍시백 대리)

②배우자가 있는 사람과 바람을 피운 사람 (한수진 사원)

의 책임을 각각 구체적으로 밝혔다.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를 진다. 부부는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결합된 공동체로서 부부공동생활이 유지되도록 협력할 의무를 지는데, 이 의무를 부정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성적의무도 포함된다. 바람을 피운 배우자는 피해 배우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의무를 지고, 배우자가 있는 사람과 불륜을 저지른 상대의 부정행위를 정신적 고통을 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면 홍시백과 한수진과 둘이 함께 부정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부부로서의 의무를 어기고, 배우자 권리를 침해했다. 한수진과 홍시백, 불륜남녀에게 손해배상을 최소한 3000만원정도는 받을 수 있다. 상대가 여유가 있다면 더 받을 수도 있다. 판결문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아파트 구입을 위해 장모로부터 5천만 원을 빌렸던 사위가 아내와 이혼하면서 ’5천만 원은 빌린 게 아니라 받은 것‘ 이라고 주장했다.

①차용증도 없고 이자를 받은 적도 없는 점,

②장모 또한 대출을 받아 마련한 돈임에도 대출이자를 사위가 아닌 장모가 모두 부담한 점,

③사위는 아파트 잔금을 치르고 남은 돈으로 3천만 원 상당의 자동차를 구입했다. 상식적으로 돈을 빌린 사람이 남은 돈을 갚지 않고 차를 산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며 돈을 빌려줬다는 장모의 주장을 믿어주지 않았다. 다행히 대법원에서는 결과가 바로 잡혔지만 무려 3번의 재판에 들인 시간과 비용, 마음고생까지 생각하면 애초에 돈을 빌려줄 때 증거를 확보해 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증거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일단 현금으로 돈을 전달하기보다는 계좌이체를 통해 임금기록을 남겨놓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차용증을 작성하기 어렵다면 대화ᅟ메신저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돈을 빌려준다는 사실과 금액, 돈을 갚을 시점을 확인해 두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꼭 서류만이 아니라 이런 방법도 있다는 걸 아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저자가 예시를 들어서 설명해주니까 이해가 너무 잘된다. 저자때문에 나를 더 잘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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