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받을까 - 다툼과 이별하고 소중한 관계를 지키는 부부 대화의 모든 것
한승민 지음 / SISO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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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남편을 위해서 이 책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어서 읽었다. 저자 한승민은 현재 선릉숲 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이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 서울대학교 의학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또한 국제정서 중심적 부부치료협회 정회원(ICEFT) 정회원으로 정서중심 부부치료 심화교육과정 이수 후 부부 관계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부부 치료로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인 자녀도 함께 치료할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를 통해 갈등이 있기 전보다 부부 사이가 훨씬 좋아지는 사례를 보며 큰 보람을 느끼고 또 다른 부부를 만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유튜브 〈정신건강의 숲 TV〉에서 부부갈등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에게는 배우자의 외도나 고부 갈등, 경제적 문제 등 심각한 갈등 상황에 처한 부부들도 있지만, 서로 대화가 잘 안 된다며 찾아온다. 내담자 중에 수년째 배우자와 필요한 대화만 나누는 사람도 있다. 아이와 관련된 대화만 나눈다고 한다. 부부 사이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 쌓이기만 하다 보니 서로의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져 버린거다.

대화를 많이 나누는데 상대가 원하는 만큼 이야기를 해주지 못해서 대화가 어렵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 요즘 부부들은 대화를 잃어버린 부부들이 참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과 아내를 치료하는 것과 동시에 자녀들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부부를 비롯해 갈등을 가진 가정에 하루하루 내담자들을 만나고 있다.

한국은 부부 치료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부부 갈등은 가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가정문제를 밖에서 이야기 하면 수치스럽다’라는 인식이 강하다. 심지어 부부 치료의 전문가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다. 지금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인식이 좋아졌다.

대화를 잃어버린 부부들에게 ‘어떻게 하면 부부가 싸우지 않고 즐겁게 행복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해 참 어렵다. 그리고 부부가 서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작든 크든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은 부부에게 굉장히 힘든 일이다. 그런 만큼 부부의 몸과 마음이 회복됐을 때 얻는 기쁨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수많은 부부를 상담하며 저자가 깨달은 것은 ‘알면 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이 책이 마중물이 되어 다정한 부부 사이를 되찾고 가정도 더 없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결혼과 동시에 필연적으로 갈등이라는 것은 따라 올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부부 갈등은 결혼할 때 가지고 오는 혼수”라는 말까지 있을까.

‘애착 욕구’ 라는 것이 있다. 가까운 사람에게 내가 소중한 사람이었으면 하는 마음, 누군가가 나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해 주었으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본능적인 욕구다. 그래서 부부 사이에 이렇게 중요한 욕구가 좌절되면 부부 갈등이 생기게 된다.

갈등이 없는 부부가 무조건 좋은 부부인지는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나와 크게 상관없는 낯선 사람에게 실망하거나, 화나거나 혹은 감정이 많이 상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장 크게 다투는 사람들은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점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갈등 없는 부부는 없다. 사소한 일이든 큰일이든 부부가 서로 해결할 수 있고 좋은 애착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싸우기도 하고 회복하기도 하는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부부들은 일반적인 경우에 해당되지만, 계속 싸우기만 하고 회복되지 않거나 한 집 안에 있어도 서로 전혀 대화가 없고 유대관계가 없는 남남과 같다면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럴 때는 치료를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갈등이 생긴 상태에서 해결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하면 정서적인 이혼 상태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갈등 상황이 생겼을 때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에 따라 갈등 양상이 단계별로 심화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중한 사람에 대한 욕구인 애착은 본능이기 때문에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 사회에서 만난 인간관계는 얼마든지 필요에 의해 맺을 수도 있고 끓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관계는 다른 것으로 대부분은 대체 가능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과 사이가 멀어졌다 해도 다른 사람을 만나면 되니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배우자는 아니다.

배우자와 관계가 안 좋아져서 이혼하고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은 그렇게 간다한 문제가 아니다. 내 앞에 따뜻한 물이 있고 찬 물이 있다고 해 본다면, 이 두 물을 섞으면 어떻게 될까? 미지근해 질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따뜻한 물에 찬물을 섞었다고 해도 그대로 따뜻한 물은 여전히 그대로 따뜻하게 남아 있다.

이 사람과 결혼 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소중한 기억들이 단숨에 모조리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배우자에게 크게 실망했다 하더라도 쉽게 이별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과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남편의 외도로 아내가 큰 마음의 상처를 입고 갈등 중인 부부의 상담을 진행 한 적이 있다.

남편은 아내에게 여러 번 사과했다고 하지만, 아내는 좀처럼 마음이 풀리지 않는지 매일 남편에게 “당신이 진짜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걸 알기나 해? 아니, 당신은 별로 잘못한 줄 모르고 있어, 난 당신한테서 전혀 미안해 하는 것을 못 느끼겠어”라며 화를 냈다. 남편은 도대체 얼마나 더 사과를 해야 아내가 받아줄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고, 아내는 자신의 아픔을 드러낼 때마다 도리어 화를 내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했다.

상처받은 배우자는 혼자서는 회복하기 힘들다. 부부가 살다보면 크고 작은 잘못이나 실수로 상대방을 실망시키게 된다. 작은 상처들은 그대로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고 또 생활하다 보면 잊혀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외도 같이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는 상처에서 벗어나는 것은 피해자 혼자의 힘으로 해결이 거의 불가능하다.

피해자는 마치 어둡고 깊은 구덩이에 빠져 있는 것과 비슷한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왜 자신이 못나서 그런 억울함을 당한건가하고 너무 깊은 구덩에 빠져 있어서 혼자 기어오르려고 아무리 애써도 계속해서 미끄러지기만 할 뿐이다. 용서하려고 해도 가해자 남편이 뻔뻔하게 나오면 입으로 아무리 잘못했다고 사과를 해도 상처가 사라지지 않는다. 이럴 때 반드시 상처를 입힌 배우자가 도와야 한다.

상처 입힌 사람이 낫게 하지 아니하면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이다. 결국 상처 입힌 배우자가 잘못을 진심으로 깨닫고 손 내밀어 주어야 한다. 배우자가 손을 뻗어서 배우자 아내를 잡아 올려줘야지만 그 구덩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지난 상처를 다시 말하면 잔소리로 듣기 싫은 소리라고 말하면 배우자 아내를 도로 정서적으로 난도질을 하는 겪이다.



배우자의 마음에 병문안을 해야 한다. 가해자 남편이 아무리 미안한 마음에 병문안을 가지 않으면 알 길이 없다. 피해자인 배우자 아내에게 먼저 말 꺼내기 전까지 입을 꾹 닫고 있으면 진심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은 직접 움직이고 능동적으로 표현할 때만 진정으로 상대에게 전달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배우자에게 남편이 미안한 마음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게 사과할 수 있을까. 배우자 아내가 남편 잘못한 이야기를 꺼내면 자신이 잘못을 모른다. 혼자서 그냥 쉬지 않고 말을 한다. 피해자 아내를 힘으로 누르던 젊은 시절을 회상이라도 하듯 남편 자신이 아내피해자 말을 듣지 않고 남편 자신이 더 많은 말로 떠든다.

그러다 화가 나면 골프채든 아무 무기를 들고 젊을 때처럼 치려고 한다. 너무 화가 나는데도 이혼을 못하고 살면서 스트레스로 큰 병에 시달리고 산다. 남편의 진정 어린 사과가 아내 상대방에게 닿을 수 있다. 사과는 아내가 원하는 ‘충분한’ 사과가 필요하다.

“상대방이 괜찮다고 할 때까지 ”해야 한다. 상처받은 배우자 혼자서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래서 잘못한 남편의 배우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은 직접 움직이고 능동적으로 표현할 때만 진정으로 전달된다.

상처 입힌 남편이 "내가 당신이 마음이 풀어질 때까지 정말 노력하고 싶어,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내가 다 모르겠어, 혹시 어떻게 하면 당신 힘든 게 조금이나마 괜찮아질 수 있을까? 몇 가지만 말해주면 내가 정말 노력해볼게, 그리고 이런 대화를 하게 만들어서 내가 정말 미안해.”

이렇게 진심을 담아서 아내에게 물어보면 된다. 이것은 예시를 든 것일 뿐이지만, 진심이 담겨 있다면 어떤 이야기든 사과의 출발이 될 것이다. 가해자 남편이 아내 피해자를 위해 애쓰는 이 모든 노력이 바로 사과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얻는 대화법은 강요보다 따뜻함이 더 강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부탁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들어주지 않으면 화가 나고 말이 점점 거칠게 변한다. 내가 원하는 게 있고, 받고 싶은 게 있을 때 상대방에게 따뜻하게 부탁하고 내 진심을 밝히면서 이야기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서 얻어내기가 훨씬 수월하다. 그러니 결국 어떻게 보면 ‘나를 위해서’ 라는 말이 맞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을 잘 전달하는 것은 서로에게 있어 큰 의미를 가진다. 이것이 진정한 이해와 사랑의 힘이고 우리가 모두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배우자 외도를 제대로 극복해야 하는 법은 부부갈등 중에서도 외도 갈등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먼저 외도를 저지른 당사자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배우자에게 다가가 용서를 구하는 것이 실행되어야 하지만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중재해줄 사람이 없다면 참 어려운 일이다.

또 배우자의 용서가 없이는 진정한 재결합이 불가능해서이기도 하다. 외도를 범한 배우자가 자신의 외도를 겸허히 인정하고 배우자의 상처에 대해 공감을 해주어야 한다. 피해자가 자신이 받은 고통과 슬픔을 이야기할 때 치료가 되도록 공감을 하고 안 할 때까지 용서를 구해야 한다. 외도는 이혼이 답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외도를 경험한 부부들이 무조건 이혼을 선택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 물론 너무나 죽고 싶을 만큼 힘들고 헤어지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이혼이 목적이 아니다. 외도를 했던 사실은 결코 두 사람의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기억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말이다. 때때로 그런 기억이 떠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부부 치료를 통해 외도 잘못을 충분히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배우자아내를 계속 보듬어줄 수 있고, 그럴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부부 치료의 효과인 것이다. 부부는 관계이기 때문에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부부관계의 매개체이자 연결고리는 말밖에 없다.

우리의 관계를 잇는 것은 결국 말과 행동이다. 부부사이에 일방적으로 상처 입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외도나 거짓말처럼 신뢰를 깨뜨리는 상처는 피해를 받은 사람이 혼자서 추스르기가 너무 힘들다. 상처를 입힌 상대방이 치료해주지 않으면 스스로는 못 벗어난다. 대화를 떠나 가해 상대방이 정말 많이 애써야 한다. 난 아직 남자를 한 번도 만나본적은 없지만 책으로나마 이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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