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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현대미술 - 진짜 예술가와 가짜 가치들
뱅자맹 올리벤느 지음, 김정인 옮김 / 크루 / 2023년 11월
평점 :

내가 이해가 안되는 게 그림 가격과 명품 가격이다. 아무리 보고 또 봐도 그 정도의 가치가 없는 것 같은데 비싸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이해를 해보고 싶었다. 이번에도 아는 대표님이 그림 선물을 해주셨는데 비싸다고 해서 이해해보려고 그림을 이리보고 저리 보고 또 봐도 전혀 이해가 안된다. 나도 아는 교수님이 그림을 선물로 줘서 팔려고 안국동에 가봤는데 네모 한 개나 두 개가 있는데 2억 3억이라고 해서 의아했다. 명품 가방도 아무리 봐도 할머니스타일이고 촌스럽고 싸구려 같은데 600만원이라고 해서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 이해가 안되는데 그림을 사거나 가방을 사지는 못 할 것 같다. 이해와 논리와 납득이 돼야지 사거나 수긍이 될 것 같다. 합리적인 가격일 때만 살 것 같다. 이 책이 나의 이해 안가는 부분에 대해서 이해를 시켜줄지 궁금해서 읽고 싶었다.
표지그림이 전체적으로 그레이라서 우울한 분위기가 난다. 창문 뒤에 인상을 찡그린 남자가 얼굴의 일부만 보여서 진실을 전부 안 보여 준다는 얘기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뱅자맹 올리벤느는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 학위를 따고 파리 팡테옹-소르본 대학교에서 현대 철학 석사 학위를 따고 뉴욕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수업을 하며 문학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말고는 잘 모르겠다.
목차를 보니까 서문, 내 취향이 아니야, 또 다른 미술사, 언더그라운드 미술, 프랑스의 미술에서 프랑스적인 미술로, 질문, 더 나아가, 미주, 역자 후기,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184페이지밖에 없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 이 전에 읽은 책은 400페이지가 넘으니까 좀 힘들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책 같아서 좋다.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작가들의 작품이 경매장과 현대 미술 아트페어, 현대미술관에서 성공을 거둔다. 그런 작품을 보면서 아무도 감동하거나, 감탄하거나, 감명받거나, 찬사를 보내지 않는다. 나도 미술 작품들을 보면서 뭐지?라는 의아함이 드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도 터무니없는 가격에 경악하며 작품에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도저히 잡아내지 못하고 가격에만 또 의아함을 갖게 된다.
과거의 걸작들은 신을 숭배하거나 왕에게 헌정하고자 제작되었다. 그때의 작품은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 보관되었고 가까운 지인들만 볼 수 있고 나중에는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위해 박물관에 기증되었다.
저자는 비싸게 팔리는 작품을 현대 미술의 사기라고 한다. 동감,,,아트페어나 미술관에서 경험하는 현대미술은 불쾌하고 기괴하고 무의미하다. 대부분 전문성이나 지식, 노력 없이 만들어진다. 현대 미술은 그 자신이 만든 기준에 따라 재미있다나 흥미롭다 같은 표현으로 평가된다. 예술 작품은 그걸로는 부족할 것 같다. 예술 작품은 우리를 변화시키고 감동을 주고 사로잡고 일깨워야 한다.
요즘은 걸작은 없지만 서명된 작품은 있다. 진정한 예술 작품은 세계를 재현하고 구현하며 그 안의 많은 것을 우리에게 드러낸다. 이 책은 얇아서 가볍게 시작했는데 미학이라서 그런지 약간 어려운 것 같다. 반 고흐나 인상주의자들보다 훨씬 더 예술가들을 배척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도 예술가들을 별로 안 좋아하고 관심도 없다.
이 책은 미술책인데 그림이 왜 하나도 없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큐알코드를 치면 거기에 그림이 전부 뜬다. 아방가르드는 프랑스어로 전위 부대를 뜻하는 군대 용어이다. 아방가르드 예술은 급진적인 예술 경향들을 말한다.
진정한 예술가들은 서로를 알아봤다. 프로이트는 드가를 알아보고 찬미했다. 발튀스는 프로이트를 알아보고 찬양했다. 모든 세대에서 진정한 예술가들은 진정한 예술가들을 알아보고 사랑했고 평가했다. 그러기 전에 진정한 예술가의 기준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진짜가 진짜를 알아보는 기준이 많이 주관적인 것 같다.

20세기초 지성인들은 예술가의 신성화를 걱정하면서 우상 숭배를 조롱하고 경각심을 일깨우려 했지만 그 결과는 이성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니체가 예견했던 허무주의의 신격화뿐이다. 프랑스의 미술은 미국 자본가들의 배를 불리는 사업이 되었다. 추하고 비싸고 허세로 가득한 물건들이 프랑스로 되돌아올 때는 프랑스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상실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장거리 경주로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는 예술가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아방가르드가 아니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프랑스 미술을 고수해야 한다. 저자는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진짜와 가짜, 선한 것과 악한 것 중에 잘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한다.
저자가 프랑스의 현대의 훌륭한 작가들을 지명하는데 거짓말 안하고 진짜 누군지 하나도 모르겠다. 예술 작품은 신전의 벽을 장식하거나 신을 찬양하기 위하거나 한 병의 수집가에게 소유되기 위해 탄생한다. 미술관에 가면 그 빛을 잃는다. 작품을 수집할 때는 투자가 아니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수집을 하라고 한다. 저번에 읽은 책에서 투자로 그림을 모으는 변호사들도 있다고 했는데,,
로마네스크 예술은 로마가 남긴 극소수의 폐허를 보며 중세 사람들이 가졌던 과거에 대한 향수이다. 유럽은 거만한 대륙으로 표현된다. 유럽은 자신이 로마나 그리스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영광스러운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사랑받을 만한 현재를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은 미국 대학이 배양한 과거에 대한 증오와 거리가 멀며 동양적 전제주의의 자기 만족과도 동떨어져 있다.
예술이 오늘날 위기를 맞이하는 과정에서 초현실주의가 한 역할은 애매하다. ㅋㅋㅋㅋ초현실주의에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부분은 일상의 아름다움, 잃어버린 물건들, 골동품 시장, 파리의 거리, 원시적인 예술들, 블랙 코미디, 이상한 것과 환상적인 것, 무작위한 것의 발견이다.
저자는 프랑스 미술이 미국 미술로 흡수해 들어가서 자존심이 상한 것 같다. 저자는 미국 주도의 20세기 아방가르드를 현대 미술의 일탈로 길갈하면서 현대 미술은 대중을 상대로 사기를 친다고 한다. 저자는 미술계가 그 패권이 지배하는 권력에 순응하는 대신 저항해야 한다고 한다.
패권의 권역 밖에서 독자적인 길을 걸어온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작가를 찾아 진정한 미술가를 써야 한다고 한다. 한국를 포함한 대부분 지역의 미술 애호가들이 믿고 있던 미술사의 경계 너머를 사유할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기본적인 미술의 본질주의는 믿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주도하는 패권 중심적 미술을 프랑스로 가져 오고 싶은 것 같다. 책이 얇아서 가볍게 읽기는 했지만 프랑스 미술은 정말 생소한 것 같다. 저자의 책을 읽고 명품이나 작품이 비싼 이유는 그냥 사기 친다고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새롭고 생소한 게 땡기는 사람들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프랑스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읽으면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