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 경험이 글이 되는 마법의 기술
메리 카 지음, 권예리 옮김 / 지와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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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한 남자가 호숫가 숲으로 들어가 통나무집 한 채를 짓고 산 2년의 체험을 담은 책이다.

나도 월든을 읽었다.

월든은 호수 이름이다.

당시 소로는 유명한 인물이 아니었다.

책 출간도 어려웠고 출간한 다음에도 독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오늘날 그의 숲속 인생 이야기는 전 세계인들의 인생 지침서가 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자전적 글쓰기이다.

사람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는 훌륭한 문학 작품들은 대부분 픽션이지만 그 경계는 모호하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은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작품은 픽션처럼 읽히지만 그 내용이 진실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자전적 글쓰기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

나도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있지만 힘든 것 같다.

난 카톡이나 문자, 자기소개서, 논술, 서평 정도만 글로 쓰고 있는 것 같다.

삶을 견뎌낸 사람들은 누구나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여러 사건들 중 하나를 골라서 쓰기로 하는 순간, 어떤 식으로든 과거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글을 쓸때 진실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진실은 지하로 가는 어두운 계단에서 주위를 더듬을 때 붙잡는 난간이다.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자신만의 말할 수 있는 본인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 이야기를 가장 진실하고 가장 아름답게 말할 수 있는 최적의 목소리를 찾아야 한다.

진실하다는 것은 지어낸 사건들을 넣어 독자를 속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름다운 작품은 다시 읽고 싶어진다.

너무도 살갑고 믿음직하고 진짜 같아서 몇 번이고 손이 간다.

위대한 작가는 독자에게 자신의 가장 내밀한 약점마저 보여준다.

꾸밈없이 발가벗은 인간을 보면 누구나 조금은 감동하기 마련이다.

지독하게 강렬한 경험을 할 때면 오로지 감정만 뚜렷하게 새겨지고 나머지 측면은 흐리멍텅한 그림자로 남을 때가 많다고 한다.

문제는 오히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 흐리멍텅한 잃어버린 기억이다.

일화 기억은 구체적인 자서전적인 사건들에 대한 기억으로 언제, 어디서 그 사건이 발생하였는지에 관한 기억이다.

어떤 경험을 언어로 표현하면 그 경험이 조금은 일그러지는 듯하다.

생생한 감각이 아니라 이미 나와는 무관해진 관념이나 의견이 담긴 이야기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그런 만큼 언어로 옮겨진 기억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합의된 기억을 의심해가며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누군가가 진실을 다루는 방식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싶어서 글을 쓸 생각을 했다면 그러지말고 이야기를 들어줄 전문 상담사를 찾는다.

문학적 성과보다 정신 건강이 훨씬 더 중요하다.

자기 인생을 글로 펼쳐놓을 사람은 모든 페이지에 지독한 불행을 욱여넣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이 그 삶 속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독자는 작가를 별난 사람으로 여기거나 측은해할 것이다.

읽는 사람의 감정을 별로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자신의 감정에만 치중한 책이 돼버린다.

자신만의 목소리는 이야기하는 방식만은 아니다.

자신이 과거 속에 살아있음을 느끼면서 자연히 싹트는 마음가짐이며 보고 듣고 느끼는 방식이다.

글에서 찌질함이나 허영, 계략 등 작가의 어두운 면모가 눈에 띄지 않으면 거짓이 섞여 있지 않을까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다정다감해서 인기 있는 사람이 도리어 쉽게 화를 내거나 격렬한 감정에 휩싸일 수 있다.

매력과 자신감 속에 계략을 꾸미고 남을 속이는 경향이 숨어 있을 때도 있다.

내향적이고 속이 깊으면서 은근히 남을 깔보는 성격도 있다.

자신을 소재로 쓰려는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을 시인해야 한다.

자신을 실제보다 상냥하고 똑똑하고 민첩하고 재미있는 사람으로 포장하는 버릇에서 벗어나야 한다.

좋은 말만 써서는 안 된다.

미화하지 않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찾아낸 재능이자 본성은 기억을 걸러내는 자아에서 나온다.

목소리를 찾는다는 것은 사실상 자신의 기억을 타인의 머릿속에 심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위대한 작가들은 자신의 세계관을 전달하는 기술을 찾아낸 사람이다.

그 기술을 사용해 독자들의 눈에 띄도록 자신의 목소리를 구성한다.

그것이 작가의 재능이다.

작가의 사고 과정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삶을 한층 잘 읽어낸다는 것은 삶의 구체성을 더 잘 알아차리는 일에 달려 있다.

훌륭한 작가와 훌륭한 기자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불분명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뛰어난 작가는 자기 내부의 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역사에 길이 남을 인생 이야기를 쓴 작가들은 초기의 방어 본능을 꿋꿋이 억누르고 거짓 자아에 만족하지 않았다.

한층 복잡한 이야기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진실된 자아를 향해 더 깊이 파고들었다.

생각하고 파악하고 궁리하고 짐작한다.

작가가 진실을 가늠하는 모습, 작가의 환상과 가치관, 계획, 실패를 그대로 보여준다.

내가 겪은 고통을 길게 늘어놓기보다는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보여준다.

자기 능력보다 높은 품질 기준을 지니고 있으면 추구할 목표가 생긴다.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글을 잘 쓰고 싶지만 여전히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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