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남성이든 여성이든 사람들은 연대성을 갖춘 사람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온화함과 호감은 남성에게든 필수가 아니지만 여성에게는 필수이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호감을 얻어야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남성은 호감을 얻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여성은 일반적으로 호감을 얻은 후에야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권위를 행사할 수 있다.
참으로 불공평한 현실이다.
여성은 남성이 갖출 필요가 없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불행히도 뇌가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어떻게든 바꿔 놓거나 교정하기 전까지는 이 불리한 조건을 감내해야 한다.
여성은 자기 견해를 밝힐 때 온갖 훼방과 이의 제기, 무시를 당한다.
전문성은 과소평가 받고 권위는 저항에 부딪히다 보니 남성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여성 전문가는 사회적 통념에 의문을 제기했다가 공격을 당할 수 있다.
유능한 여성은 자기를 낮추거나 능력을 온화함으로 누그러뜨리지 않고서는 남성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
능력이 빼어난 여성이라면 온화함을 갖춰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권위 격차가 특히 남성에 대한 여성의 영향력을 감소시킨다는 확실하고도 우울한 증거이다.
남성이 여성의 견해에 귀 기울이게 만들려면 여성은 호감 가는 사람이 되고자 무던히 애써야 한다.
여성이 다른 여성에게 편향을 보이는 행위를 내면화된 여성 혐오라고 한다.
모든 여성이 다른 여성에게 힘이 되어 주지 않는다.
나도 같은 여성인데 더 질투하고 괴롭히는 걸 많이 겪었다.
교회에서 날 좋아하는 형제가 있으면 그 형제를 자기들이 뺏겠다고 들이대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걸 보면서 그런 여성들은 쓰레기, 창녀, 걸레, 성괴, 시괴라고 취급했다.
책을 보는데 어떤 남편이 외도를 해서 아내가 공황장애가 걸렸다는 걸 읽었다.
그런 문란한 남자는 뭐라고 하는지 찾아보니까 그런 남자도 걸레남, 창남이라고 했다.
문화가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다.
사람이 문화를 만든다.
문화가 여성이라는 존재를 온전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는 문화가 여성을 온전하게 반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히브리성서에는 엔돌의 무녀, 사라, 리브가, 라헬, 드보라, 레아 같은 지혜롭고 권위 있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성경 속 여성의 권위는 남성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유대 역사에서 여성은 늘 재산을 소유할 권리가 있었고 글을 읽고 쓸 줄 알았으며 남편이 공부하는 동안에는 사업에 힘을 쏟기도 했다.
종교는 늘 느릿느릿 나아간다.
그게 불만이다.
정치계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란 녹록지 않다.
녹록지 않다는 건 절제된 표현이다.
실제로는 굉장히 고통스럽고 굴욕적이다.
여성이 출마 선언 하는 순간 시작되는 얼굴, 몸매, 목소리, 태도, 위상, 아이디어, 성취, 인격 폄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가혹하다.
나도 나경원을 항상 지지했는데 이번에 당대표로 나오는데 잡음이 많아서 출마 포기를 했다.
여성은 일단 정계 최고직에 올라 능력을 입증하기만 하면 굉장히 인기를 누릴 수 있다.
평균적으로 여성 정치인은 남성 정치인보다 선거구 업무에 더 힘을 쏟고 더 청렴하기도 했다.
연구 보고서를 보면 여성은 협력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을 펼치고 여성 지도자가 많을수록 사회는 더 평등해지고 약자를 배려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여성은 권위 격차 때문에 최고위직에 오르기 어렵다.
하지만 일단 더 많은 여성이 권력을 잡으면 이들이 거둔 성공이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기 시작할테고 무의식적 편향이 줄면서 많은 여성이 그 뒤를 따를 것이다.
이 과정은 느리게 진행되겠지만 선택 여하에 따라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
성평등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우리가 남성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많은 남성은 이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성평등을 정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간주한다.
권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여성이 남성만큼 유능하고 권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여성의 말을 남성의 말처럼 적극 경청한다.
여성이 발언할 때 말허리를 끊지 않도록 노력한다.
권위를 인정받고 싶은 여성이라면 유머와 온화한 면모를 적극 활용한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뒤틀리고 해묵은 고정관념에 비춰 보지 말고 나름의 개성을 지닌 인격체로 대한다.
권위 격차를 위해서 배우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부부가 동등한 관계라는 것을 인정한다.
아내의 경력을 남편의 경력만큼 중시한다.
아내의 말을 존중한다.
가정에서의 무급 노동을 동등하게 분담한다.
남편의 집안일 분담을 아내를 돕는 일로 여기지 않는다.
부부가 함께 분담해야 할 일에는 가정의 대소사를 챙기고 계획을 세우는 일도 포함된다.
남편이 가사와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하기 바라는 아내는 남편이 집안일을 하거나 아이를 돌보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비판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여성이라면 배우자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결혼 서약을 맺기 전에 집안일을 어떻게 분담할지 미리 대화를 나눈다.
부모가 가정에서 동등하게 권위를 갖는 모습을 보여 준다.
부부는 가사와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한다.
연구에 따르면 가사와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하는 아버지 밑에서 야심 찬 딸이 나온다.
아들과 딸을 완전히 동등하게 대한다.
아들을 여성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기른다.
아들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우월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 준다.
딸에게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 준다.
딸에게는 예쁘다고 말하고 아들에게는 똑똑하다고 말하는 것 같은 고정관념을 심어 주지 않도록 조심한다.
아들에게도 요리하는 법을 가르치고 딸에게도 자동차 고치는 법을 가르친다.
남자 아이도 여자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책을 읽도록 독려한다.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시킬 때 남녀 구분 없이 시킨다.
아들이 누나나 여동생의 말허리를 자를 때 이를 지적하고 여성의 견해를 존중하도록 가르친다.
남성이 여성보다 체력은 좋은 건 맞지만 머리가 좋다는 건 공감을 못하겠다.
우리집만 봐도 엄마는 박사까지 전부 장학금으로 공부를 하는데 아빠는 박사까지 공부하는데 전부 장학금을 받지는 못했다.
엄마와 나는 책을 엄청나게 보는데 남동생은 책을 잘 안 본다.
난 항상 공부를 잘했지만 남동생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석사까지는 했지만 말이다.
우리집만 봐도 여자가 더 머리가 좋다.
저자가 상류층 엘리트 여성만 다뤄서 조금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