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하다는 착각 - 왜 여성의 말에는 권위가 실리지 않는가?
메리 앤 시그하트 지음, 김진주 옮김 / 앵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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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메리 앤 시그하트는 더 타임스에서 편집자 및 칼럼리스트로 20년간 근무했으며 정치와 경제, 페미니즘, 육아 및 인생전반을 다룬 컬럼을 많이 썼다.

난 남녀는 평등하지 않게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정말 평등한 세상이 올지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는 엄청난 발전을 이뤘고 여성을 존중하고 여성의 말에 귀기울이는 남성이 많아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여전이 여성이 남성보다 전문성이 떨어지고 여성의 견해에 영향받기를 꺼린다.

여성이 권위를 행사하는 상황에 거부감을 갖고 여성과 남성 간에는 권위 격차가 존재한다.

남성과 여성이 받는 임금과 승진 경험은 성과 평가 대비 14배나 차이난다.

여성은 명망 있는 직업과 전문직, 고위 관리직에서 남성만큼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임금은 훨씬 적게 받는다.

하지만 내가 아는 변호사들은 아니었다.

남자 변호사는 연봉 2억을 벌었고 여자 변호사는 딱 한 번이지만 6억을 번 적이 있다.

미투운동 이후로 선진국에서 목격되는 현상은 립 서비스 페미니즘이다.

무의식적 편향은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그 뒤를 바싹 쫓아온다.

파키스탄은 여성 혐오가 극심한 나라이다.

가부장적이고 남성이 여성 대신 결정을 내린다.

초고학력에 신분이 높은 여성조차 자기 인생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사소한 결정조차 내릴 수 없다.

자기 생각을 명확히 밝히고 의문을 표시하고 자기 권리를 요구하는 여성은 비난을 받고 꼬리표가 붙고 살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에서는 여성이 자기 인생과 관련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다.

목숨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은밀하게 일어나는 성차별을 부인하거나 쉽게 발뺌하고 성차별 사건에 불만을 표출하는 여성은 성마르고 예민하고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으로 여겨지고 히스테리를 부린다거나 이야기를 지어낸다는 소리를 든는다.

권위는 지식과 전문성의 결과로 얻는 영향력이다.

또 권위는 권력과 지도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책임을 맡은 결과로 얻는 권한이다.

공공 영역에서의 권위만큼이나 가정에서의 권위도 중요하지만 이 책은 공공 영역에서의 권위만 다룬다.

인간은 아무런 편견 없는 환경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진정한 성평등을 경험한 적 없다.

불평등을 굉장히 민감하게 인식하고 성별을 비롯한 그 무엇으로도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조차 의지력만으로는 다양한 사회적 조건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모든 사회적 조건화를 없앨 수 없다.

자신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예측하면서 그 현상에 굴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오랜 가부장제 속에서 남성에게 권위를 부여하던 세월이 우리 마음속에 흔적을 남겨 놓았다.

성평등 수준이 높아지면 여성은 혜택과 특권을 누리지만 남성은 지금껏 누리던 혜택과 특권을 빼았긴다는 것이 가장 흔한 오해이다.

성평등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 사는 남성은 다른 지역의 남성에 비해 행복할 가능성이 두 배 높았고 우울할 가능성은 절반 밖에 안 됐다.

이 효과는 계층이나 소득 수준과는 관계없었다.

권위 격차가 나타나는 원인은 남성이 여성보다 자기 견해에 자신감을 내비치기 때문이다.

남성은 어릴 때부터 자기가 바라는 바를 요령 있게 얻어내고 자기주장과 자기 홍보를 하도록 사회화되는 반면, 여성은 똑같이 행동했을 때 불이익을 당한다.

자신감은 어릴 때부터 부모나 선생님이 여자아이에게 키워줘야 하고 편향을 바로잡아줘야 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영향력이 훨씬 작다.

여성의 영향력은 전문가가 된다고 해서 커지지 않는다.

그리고 전문가가 되면 오히려 영향력이 줄기도 한다.

여성은 능숙하고 주도적인 모습을 보일수록 특히 남성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이는 여성에게 그런 식으로 행동할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여성이 지도자가 되는 상황은 사회 통념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여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기 견해를 밝히면 사람들은 그녀의 견해에 영향받기를 거부한다.

간결하고 명확하며 단호한 언어를 구사하는 여성은 같은 방식으로 소통하는 남성보다 영향력이 작다.

하지만 이런 의사소통 방식에 미소를 짓거나 고개를 끄덕이든 등 온화함을 더하면 남성만큼 설득력을 갖게 되고 단순히 능력만 드러내는 여성보다 더 설득력을 갖게 된다.

일반적으로 남성이든 여성이든 사람들은 연대성을 갖춘 사람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온화함과 호감은 남성에게든 필수가 아니지만 여성에게는 필수이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호감을 얻어야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남성은 호감을 얻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여성은 일반적으로 호감을 얻은 후에야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권위를 행사할 수 있다.

참으로 불공평한 현실이다.

여성은 남성이 갖출 필요가 없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불행히도 뇌가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어떻게든 바꿔 놓거나 교정하기 전까지는 이 불리한 조건을 감내해야 한다.

여성은 자기 견해를 밝힐 때 온갖 훼방과 이의 제기, 무시를 당한다.

전문성은 과소평가 받고 권위는 저항에 부딪히다 보니 남성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여성 전문가는 사회적 통념에 의문을 제기했다가 공격을 당할 수 있다.

유능한 여성은 자기를 낮추거나 능력을 온화함으로 누그러뜨리지 않고서는 남성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

능력이 빼어난 여성이라면 온화함을 갖춰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권위 격차가 특히 남성에 대한 여성의 영향력을 감소시킨다는 확실하고도 우울한 증거이다.

남성이 여성의 견해에 귀 기울이게 만들려면 여성은 호감 가는 사람이 되고자 무던히 애써야 한다.

여성이 다른 여성에게 편향을 보이는 행위를 내면화된 여성 혐오라고 한다.

모든 여성이 다른 여성에게 힘이 되어 주지 않는다.

나도 같은 여성인데 더 질투하고 괴롭히는 걸 많이 겪었다.

교회에서 날 좋아하는 형제가 있으면 그 형제를 자기들이 뺏겠다고 들이대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걸 보면서 그런 여성들은 쓰레기, 창녀, 걸레, 성괴, 시괴라고 취급했다.

책을 보는데 어떤 남편이 외도를 해서 아내가 공황장애가 걸렸다는 걸 읽었다.

그런 문란한 남자는 뭐라고 하는지 찾아보니까 그런 남자도 걸레남, 창남이라고 했다.

문화가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다.

사람이 문화를 만든다.

문화가 여성이라는 존재를 온전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는 문화가 여성을 온전하게 반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히브리성서에는 엔돌의 무녀, 사라, 리브가, 라헬, 드보라, 레아 같은 지혜롭고 권위 있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성경 속 여성의 권위는 남성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유대 역사에서 여성은 늘 재산을 소유할 권리가 있었고 글을 읽고 쓸 줄 알았으며 남편이 공부하는 동안에는 사업에 힘을 쏟기도 했다.

종교는 늘 느릿느릿 나아간다.

그게 불만이다.

정치계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란 녹록지 않다.

녹록지 않다는 건 절제된 표현이다.

실제로는 굉장히 고통스럽고 굴욕적이다.

여성이 출마 선언 하는 순간 시작되는 얼굴, 몸매, 목소리, 태도, 위상, 아이디어, 성취, 인격 폄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가혹하다.

나도 나경원을 항상 지지했는데 이번에 당대표로 나오는데 잡음이 많아서 출마 포기를 했다.

여성은 일단 정계 최고직에 올라 능력을 입증하기만 하면 굉장히 인기를 누릴 수 있다.

평균적으로 여성 정치인은 남성 정치인보다 선거구 업무에 더 힘을 쏟고 더 청렴하기도 했다.

연구 보고서를 보면 여성은 협력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을 펼치고 여성 지도자가 많을수록 사회는 더 평등해지고 약자를 배려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여성은 권위 격차 때문에 최고위직에 오르기 어렵다.

하지만 일단 더 많은 여성이 권력을 잡으면 이들이 거둔 성공이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기 시작할테고 무의식적 편향이 줄면서 많은 여성이 그 뒤를 따를 것이다.

이 과정은 느리게 진행되겠지만 선택 여하에 따라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

성평등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우리가 남성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많은 남성은 이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성평등을 정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간주한다.

권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여성이 남성만큼 유능하고 권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여성의 말을 남성의 말처럼 적극 경청한다.

여성이 발언할 때 말허리를 끊지 않도록 노력한다.

권위를 인정받고 싶은 여성이라면 유머와 온화한 면모를 적극 활용한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뒤틀리고 해묵은 고정관념에 비춰 보지 말고 나름의 개성을 지닌 인격체로 대한다.

권위 격차를 위해서 배우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부부가 동등한 관계라는 것을 인정한다.

아내의 경력을 남편의 경력만큼 중시한다.

아내의 말을 존중한다.

가정에서의 무급 노동을 동등하게 분담한다.

남편의 집안일 분담을 아내를 돕는 일로 여기지 않는다.

부부가 함께 분담해야 할 일에는 가정의 대소사를 챙기고 계획을 세우는 일도 포함된다.

남편이 가사와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하기 바라는 아내는 남편이 집안일을 하거나 아이를 돌보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비판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여성이라면 배우자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결혼 서약을 맺기 전에 집안일을 어떻게 분담할지 미리 대화를 나눈다.

부모가 가정에서 동등하게 권위를 갖는 모습을 보여 준다.

부부는 가사와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한다.

연구에 따르면 가사와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하는 아버지 밑에서 야심 찬 딸이 나온다.

아들과 딸을 완전히 동등하게 대한다.

아들을 여성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기른다.

아들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우월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 준다.

딸에게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 준다.

딸에게는 예쁘다고 말하고 아들에게는 똑똑하다고 말하는 것 같은 고정관념을 심어 주지 않도록 조심한다.

아들에게도 요리하는 법을 가르치고 딸에게도 자동차 고치는 법을 가르친다.

남자 아이도 여자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책을 읽도록 독려한다.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시킬 때 남녀 구분 없이 시킨다.

아들이 누나나 여동생의 말허리를 자를 때 이를 지적하고 여성의 견해를 존중하도록 가르친다.

남성이 여성보다 체력은 좋은 건 맞지만 머리가 좋다는 건 공감을 못하겠다.

우리집만 봐도 엄마는 박사까지 전부 장학금으로 공부를 하는데 아빠는 박사까지 공부하는데 전부 장학금을 받지는 못했다.

엄마와 나는 책을 엄청나게 보는데 남동생은 책을 잘 안 본다.

난 항상 공부를 잘했지만 남동생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석사까지는 했지만 말이다.

우리집만 봐도 여자가 더 머리가 좋다.

저자가 상류층 엘리트 여성만 다뤄서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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