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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철학의 쓸모 - 2023년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오가와 히토시 지음, 하야시 유미 그림, 고향옥 옮김, 서정욱 감수 / 길벗스쿨 / 2023년 1월
평점 :

저자 오가와 히토시는 철학자이자 야마구치대학 국제종합과학부 교수이다.
철학은 깊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한다.
이 책은 86개의 질문을 하고 질문에 파고들고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철학이라고 했다.
이 책의 사용법은 86개의 질문에 자기 나름대로 답을 생각하는 것이다.
앞의 두 쪽에는 질문과 생각을 돕는 힌트가 있다.
다음 두 쪽은 답을 대신하는 생각을 정리했다.
철학은 논리적이고 이 책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이나 검색을 해봐야 한다.
모르면 찾아보는 습관은 앞으로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큰 글자로 적힌 질문을 읽고 나서 답을 바로 생각해본다.
힌트를 읽고 생각해 본다.
이 책은 철학 하는 친구들이라고 등장 인물들이 11명이 넘는다.
좋아한다는 걸 뭘까?
더 깊이 생각하기를 보면 우리는 매일매일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만 생각하게 된다.
머릿속은 다른 생각들로 가득 차도 좋아하는 사람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좋아하는 감정은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다.
그 사람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나의 마음을 빼앗아 간 건 아니다.
내가 멋대로 좋아하고 있으니 엄밀히 말하면 자기 마음을 자기 스스로 빼앗았다고 할 수 있다.
자기 마음이라서 빼앗고 말고도 없는데말이다.
그렇다면 분명 자기 안에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자신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누군가를 굉장히 좋아할 때 그 사람 말고는 주변 세상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도 통제되지 않는 또 하나의 자신 때문이다.
그래서 한숨도 푹푹 쉬고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고민을 하게 된다.
묘하게 마음이 들썽들썽 들뜨기도 하고 자신이 이상해진 것 같아서 걱정되기도 한다.
머릿속은 온통 그 사람의 생각으로 가득 찬다.
이러면 안 되는 건지 궁금했는데 괜찮다고 한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행복하다고 하지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노력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어느 날 우연히 보물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보물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보물이다.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질까 봐 가슴앓이를 하기도 한다.
그게 바로 좋아하는 감정이다.
난 이 세상에서 추구하는 게 행복과 하나님이주신 사명을 이루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행복이 뭘까?
행복은 사람이 느끼는 여러 감정 중에 하나이다.
행복을 느끼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자기를 행복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같지만 원하는 것은 다르다.
행복은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었기 때문에 느끼는 게 아니라 자신이 기분 좋다고 여기는 상태가 이루어졌을 때 느낀다.
기분 좋은 상태란 누군가에게는 아이스크림을 먹었을 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을 때일 수도 있다.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 기분 좋은 상태인 것은 같다.
마음 주머니라고 한다면 그 주머니가 가득 찼을 때 우리는 행복하다고 느낀다.
만족이란 채워진 상태이니까말이다.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만 한다.
마음 주머니가 가득 차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행복을 위해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건 완벽하고 거창한 게 아니라 이랬으면 좋을 텐데 정도의 희망 사항일지도 모른다.
행복은 사전적 의미로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이다.
기쁨은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의 흐뭇하고 충족한 마음이나 느낌이다.

올바른 게 뭘까?
균형 잡힌 것이 올바르다.
꼭 성공해야 할까?
사람들은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만 하면 좋을까?
과정은 형편없어도 결과만 좋으면 그만일까?
우리는 성공을 향해서 노력하는 과정 하나하나를 즐겨야 한다.
우리는 흔히 성공하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말을 한다.
공부를 하는 목적은 지식을 익히는 것, 생각하는데서 오늘 즐거움이다.
공부를 해서 성공으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해 온 공부나 운동이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결과만이 아니라 성공에 이르는 과정이다.
성공 그 자체보다는 성공을 향해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는 기쁨을 맛보고 싶어 한다.
중요한 건 성공이 아닌 성공으로 가는 길이다.
맛있다는 건 뭘까?
어떤 음식을 보고 맛있겠다고 느낀 이유는 이전에 비슷한 음식을 먹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 맛은 자신이 좋아하는 맛일 수도 있지만 자주 먹는 맛일 수도 있다.
그때 맛있었던 기억에 똑같은 음식을 본 순간 맛있겠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음식을 막상 입에 넣으면 맛이 없을 때도 있다.
무언가가 맛있는지 맛없는지 알려면 먼저 입에 넣어 봐야 한다.
혀를 통해 음식 맛을 검사하는 것이다.
무언가가 맛있다는 것은 딱 알맞게 달고 딱 알맞게 매운 것이다.
어떤 음식이 맛있다는 건 그 사람 입맛에 딱 맞다는 것이다.
익숙한 맛이 딱 좋은 것이다.
맛있다는 개념을 잘 알게 된 것 같다.
자신의 입맛에 잘 맞고 알맞게 달고 알맞게 짜고 알맞게 매운 게 맛있는 거였다.
기운이 뭘까?
한의학에서는 기운이 면역력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했다.
무엇인가가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 것은 기운이 없어서이다.
기운이 나려면 밥을 먹어야 한다.
어제보다 기운이 나는 날도 있고 기운이 빠지는 날도 있다.
배가 고프면 기운이 없어지고 배가 부르면 기운이 난다.
기운을 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밥을 먹었어도 무언가 언짢거나 괴로운 일이 생기면 기운이 빠진다.
밥을 안 먹었어도 반가운 일이 생기면 나도 모르게 기운을 얻는다.
야단을 맞으면 풀이 죽고 칭찬을 받으면 의욕이 생긴다.
말은 견디며 노력하게 만드는 기운을 주기도 빼앗기도 하기 때문에 밥과 비슷하다.
좋은 일은 나를 기운나게 하지만 싫은 일은 기운을 빼앗아 간다.
기운이 없을 때는 기운을 내기 위한 밥이 필요하다.
진짜 밥이든 밥이 되는 말이든 아니면 갑작스럽게 생긴 좋은 일이라도 좋다.
기운은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몸을 틈틈이 쉬어 주지 않으면 기운이 나지 않는다.
기운은 중요하다.
무엇이든 하려면 기운을 내야 한다.
기운을 뜻하는 한자 기운 기에도 쌀을 뜻하는 한자 쌀 미가 들어 있다.
밥을 먹지 않으면 기운도 없고 의욕도 생기지 않는 게 확실하다.
열심히 한다는 건 뭘까?
열심히 한다는 것은 중요한 순간에 에너지를 많이 쓴다는 것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는 건 정신이 바짝 든 상태이다.
인간이 능력을 발휘해야 할 때 정신을 바싹 세우지 않고 평소처럼 지낸다면 고만고만한 수준에 그친다.
모든 일을 다 열심히 한다면 금세 지친다.
열심히 한다는 것은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에너지를 쓴다는 말이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으니 언제까지고 열심히 할 수는 없다.
쉽게 포기하면 안 되는 순간, 조금 더 버텨야 할 것 같은 순간에 열심히 하는 것이다.
이 책은 궁극적이고 평소에 이게 뭘까라고 생각해 봤을 것 같은 질문들이 있다.
나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답을 구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많아서 좋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