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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이 질병이 되는 순간
전형진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3월
평점 :

저자 전형진은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립공주병원에서 전공의를 수료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
현대인은 해야 할 것도 많고 이루어야 할 목표도 많고 성취해야 할 것도 많다.
자신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정신없이 내달린다.
어느 한 곳에 과하게 마음을 빼앗기고 그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되는 것,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는 것이 현대인의 중독이다.
과도한 몰입 때문에 생겨난 병이다.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랑도 지나치면 병이 되고 열정도 심하면 독이 된다.
난 커피에 중독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디카페인 커피로 바꾸면서 당에 중독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중독, 당중독, 음식중독, 책중독, 공부중독, 하나님중독, 강아지중독이 있는 것 같다.
중독은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특정행위가 불러일으키는 달콤함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혹은 누군가의 권유로 무심코 경험하지만 그 경험이 자신을 지배하게 되면 스스로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된다.
짜릿함과 달콤함의 기억은 정말 강렬하고 쾌락의 블랙홀은 깊고도 깊다.
의학에서는 마약, 술, 도박과 같은 한눈에 봐도 일상생활에 커다란 지장을 초래하는 영역이나 독극물처럼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대상을 탐닉하는 상태를 중독이라고 한다.
자신의 의지와 결단으로 제어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중독은 사전에서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하여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일,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투여 또는 복용한 결과 그것없이 견디지 못하는 병적인 상태,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이다.
실제로 중독이라는 말은 물질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일상 생활에서도 쓰일 수 있는 광범위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무엇이든 과도하게 몰입하는 장면에서 중독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요즘 MBTI에 중독되어 있다.
mbti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이다.
작가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스위스의 정신과 의 칼 구스타브 융의 성격 유형 이론을 근거로 개발한 성격 유형 지표다.
어머니와 딸 모두 의사도 아니고 심리학자도 아니었다.
따라서 mbti는 지표 자체의 객관성과 효율성에 의문이 많다.
mbti는 지표 자체의 객관성과 효율성에 의문이 많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성격 유형 검사지만 과학적인 방법론에 기초한 현대 심리학과는 뿌리가 다르다.
주류 심리학계는 물론 정신의학계에서도 지나친 상업성 등을 이유로 mbti검사 자체를 논의하지 않고 있다.
이걸 맹신한 나머지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 모두를 이 기준으로만 들여다보고 판단하려 한다면 이것도 정신적 중독 상태의 일종이라고 본다.
특정한 틀이나 도구 속에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가두어두거나 이에 맞춰서 살려고 한다면 그 틀과 도구는 결국 내 인생을 망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나는 이런 유형의 사람이니까 이러저러한 행동을 해야 하고 이러저러한 행동을 하면 안 돼.
이런 위험한 규정은 자기충족적 예언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특정 행위에 매몰되었을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없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내 의식과 행동이 내 통제선 밖으로 벗어났을 때 어떤 위험이 닥칠지 알 수 없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을 나의 통제선 안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공부 중독 사회다.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평생 공부에 매달려 살아간다.
엄마 뱃속에서 아이는 클래식 음악과 영어 명작 동화를 들으며 성장한다.
세상에 나와 갇고 말할 수 있게 되면 본격적 공부가 시작된다.
학원도 많이 다니게 된다.
공부에 몰두하면서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관계에 대한 이해, 타인에 대한 공감,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태도, 사회성 등은 도외시하고 있다.

삶과 공부는 분리될 수 없다.
공부를 성공과 출세, 일신의 안녕과 영화를 위해 도구화한다면 삶과 공부는 계속 분리되고 공부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어른들은 끝없는 공부 중독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 밖에 없다.
진짜 공부는 진짜 삶과 동행하는 벚과 같다.
하루하루 사는 게 모두 공부의 연속이다.
매일 새로운 것을 보고 접하고 느끼면서 그 깨달음을 이웃과 사회를 위해 베풀면 좋다.
인간은 먹고사는 존재다.
먹어야 살고 먹지 않으면 죽는다.
배우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알게 되는 불변의 진리다.
살은 필요이상 많이 먹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먹지 않으면 점점 마를 수밖에 없다.
살을 빼려면 생존과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양을 먹으면 된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아 다이어트에 성공하기가 어렵다.
다이어트 중독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일 뿐 정신건강학과에서 다루는 정식 병명은 아니다.
체중이 적정함에도 불구하고 과다하고 오해하며 무리한 방법을 동원해 습관적으로 다이어트에 몰두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망치고 일상생활에 심각한 저장을 초래한다.
이게 다이어트 중독이다.
다이어트 중독은 일종의 강박증이다.
강박증이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강박증 환자는 자기 행동이 이상하고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를 그만두려고 노력을 기울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날씬하거나 마른 몸매임에도 살을 더 빼야 한다며 또다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이어트에 지나치게 몰두하다가 중독 현상이 생겨 강박증으로 이어진 것이다.
난 음식중독이면 음식중독이지 다이어트 중독은 아니다.
난 맛있는 걸 먹는 걸 정말 좋아하고 요즘에는 프랑스빵의 매력에 빠져 있다.
그래도 살이 찌는 걸 안 좋아한다.
난 생리때만 마구 먹는다.
다이어트는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짜서 지켜야 한다.
야식이나 간식을 먹지 않고 폭식을 금하며 무리한 단식을 하지 않은 것도 중요하다.
배가 부른데도 자꾸 먹는 것은 건강을 해친다.
좋은 습관을 들이면 일부러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적당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평가를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지는 것이고 아무도 내 인생에 나만큼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남의 시선이나 평가가 내 삶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최우선 순위에 올라가야 한다.
나보다 소중한 건 없다.
아름답고 멋진 외모를 갈망하지 말고 즐겁고 행복한 삶을 갈망해야 한다.
즐겁고 행복한 삶의 요소에 멋진 외모도 들어갈수는 있다.
아는 동생이 둘다 변호사인데 남편이 자기보다 키가 작고 머리가 벗겨지니까 같이 다닐 때 저절로 우울해진다고 했다.
우울해지면 행복과 거리가 또 멀어질 것 같다.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하면서 건강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
체중과 관계없이 아름답게 빛나는 자신을 기대하고 발견해야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중독은 스마트폰 중독, 쇼핑 중독, 다이어트 중독, 게임 중독, 빚 중독, 알코올 중독, 성형 중독, 도박 중독, 포르노 중독, 니코틴 중독, 마약 중독, 일 중독, 욕 중독, 육류 중독, 라면 중독, 모성애 중독, 사랑 중독, 운동 중독, 카페인 중독, 기부 중독이다.
저자는 성형 중독에 걸린 사람에게 장자의 얘기를 해준다.
자연 그대로의 소박함을 지키면 천하에서 아무도 그와 아름다움을 다툴 수 없을 거라고 장자가 얘기했다.
욕 중독인 사람에게 욕은 내뱉는 당사자나 듣는 상대방 모두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뿐 아니라 몸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남긴다.
상대를 존중하는 말을 하려면 먼저 폭력적인 영화나 드라마를 보지 말아야 한다.
폭력은 전염되는 속성이 있다.
욕은 엄연한 언어 폭력으로 욕을 자주 듣는 환경을 정돈한다.
육식 중독인 사람은 내가 먹은 음식이 나를 만든다는 것을 기억하고 채식을 늘린다.
마약 중독인 사람에게는 쾌락이 아니라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한다.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만족의 즉각적인 전달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사실상 행복을 방해한다.
행복은 쾌락을 자주 주입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고 계획하고 노력함으로써 만족을 얻어내는 더 연장된 시간 동안의 관여에서 온다.
이 책을 보고 중독의 종류도 정말 많다는 것을 알았고 진정한 행복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