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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이기는 비즈니스 게임
최승훈 지음 / 리치스가이드 / 2021년 8월
평점 :


중국을 이기는 방법만 알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지금 정부가 마음에 안 드는 이유는 북한과 중국에 굴욕적이라서이다.
정부가 어떤 나라에든지 큰소리 치고 당당했으면 좋겠다.
저자 최승훈은 1993년, 중국 생활을 시작했다.
베이징 대학 법학과 4학년을 중퇴했다.
미래통신 해외법인 최연소 수석 대표이다.
이 시대의 한국은 중국을 혐오한다.
6.25때 우리를 남쪽 끝 궁지로 몰고 간 적국이고 열강의 농간에 빚어진 분단국으로서 주적인 북한의 우방이 중국이다.
그 시대를 살아온 어른들보다 한참 뒤 태어난 요즘 세대들이 더욱 중국을 혐오한다.
지금 정부가 중국인들에게 혜택도 많이 주기 때문이다.
현시대의 젊은이들의 혐중은 역사 속 추억 때문이 아닌, 보다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이유에 기인하다.
반평생 중국에서 산 저자도 혐중이다.
눈뜨기 힘든 미세먼지의 유발자이고 세계를 도탄에 빠뜨린 코로나 19의 시발점이지만 미안해하기는커녕 오히려 큰소리 치며 그들을 원망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겁박을 가한다.
어렵게 입학한 대학에서 마주한 중국 유학생은 부모 힘으로 손쉽게 입학해 좋은 차를 굴리고 조별 과제 때마다 한국어를 잘 못해서 라며 다른 조원들에게 얹혀 간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애들이다.
조별 과제를 빨리 끝내려면 며칠은 밤을 새워야 하는데 턱을 깎은 성괴가 계속 아프다고 과제를 하나도 안 해오고 점수만 받아 갔다.
우리가 가진 역사로 홍콩 사태나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모른 척하기 어려운 젊은이들이 작게나마 무언가를 이야기하려면 그 앞을 가로막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잘도 활용하여 맞서 발언하고 당당하게 자국과 공산당을 변론하는 그들을 보며 황당함과 뻔뻔함을 느낀다고 한다.
밉다고, 싫다고 돌려 모른 척하기에는 불 옆의 짚단처럼 우리의 삶은 위태롭고 불안하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아야 하는지, 아니면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야 하는지, 그리고 그 선택에는 이 둘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살아남고 또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선택도 있다.
중국은 음모, 협작, 기망 등이 지저분하게 판치는 곳이다.
수천, 수만 년을 쌓아올려온 이런 노하우는 심지어 연구와 정립을 거쳐 나름의 학문으로까지 자리잡았으니 우리가 이를 반칙이라 생각하여 페어플레이를 고수한다면 우리는 파트너도 적수도 될 수 없다.
옹졸하고 비겁하며 영악한 강자와의 게임, 그 게임에서 우리는 내내 패배하고 있다.
끓임없는 패배에 지쳐서 중국을 멀리하기에는 그들의 자본이 크다.
비즈니스적인 관계로 생각하고 이기는 관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국 사업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가장 극명한 차이는 꽌시라는 중국인들의 관계에 대해 필요와 상황에 이른 농도를 어디까지 판단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는 물리적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중국에서 외국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알 길이 없다.
심지어 중국인들조차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으니 관찰과 고민, 훈련이 필요한 정성적 기술이다.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일은 더욱 힘들다.
그렇다고 불가능 것도 아니다.
21세기의 중국은 많이 나아져서 이런 꽌시도, 비정상적인 돈과 기술로 일구는 사업도 없다고 하지만 그걸 믿으면 안 된다.
한국은 자원이 적고 인구도 적고 삼면이 바다로 단절되어 있다.
우리가 현대 사회로 들어서며 경제적 한계성에 대하여 위기의식을 느끼고 글로벌 규모 경제에 뛰어 들었다.
환경이 비슷한 일본은 상사라는 기업을 만들었고 20세기의 한국 무역 발전에 큰 공헌을 한 기업들도 한국의 상사였다.
돈 될 수 있는 거래가 존재한다면 품목을 가리지 않고 필요로 하는 일을 찾고 이들이 찾는 물건을 또 전 세계적으로 소싱하여 제공하는 상사라는 중계무역상은 선천적 위기의식의 돌파구였다.
중국은 내수 경제만으로도 충분히 규모경제가 가능하다.
중국인은 의심이 많다.
중국인과의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우리는 많은 관문을 거쳐야 한다.
그중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 신뢰다.
신뢰는 몇 번의 식사와 의미 있는 이벤트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뢰가 쌓였다고 확신하고 확인한 순간, 상대와 연관된 췐즈와 꽌시에 의해 비즈니스에 관계된 다른 그룹과 사람들을 접해야 하고 그들과의 신뢰도 구축해야 하는 산 넘어 산 같은 상황들이 발생한다.
중국 비즈니스는 장기전이다.
췐즈는 공동체란 뜻이지만 이너서킅의 의미가 더 강하다.
중국 모즌 지역과 각계각층에는 이런 췐즈가 존재한다.
이 췐즈는 각 췐즈 내부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새로운 누군가가 그 안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
이는 우리나라와 같이 혈연, 동향, 동문 등의 우발적 관계들로 형성되는 울타리와는 여러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음모론자들이 늘 떠드는 일루미나티에 가까운 형태로 받아들이는 편이 빠르다.
췐즈는 꽌시로 연결된 개인들이 이기적인 생존과 번영이라는 대명사를 가지고 공통분모를 교집합해 만들어놓은 그들만의 비정규 조직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중국인에게 신뢰만큼 중요한 것이 재물이다.
그들과 어떻게 비즈니스를 해야 할지, 역할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고 미리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들이 관심이 생기는 순간부터 물욕에 들뜬 눈을 반짝이며 그들 스스로가 치열하게 궁리할 것이고 스스로 계속 정리해나갈 것이다.
때가 됐을 때 우리는 철저히 우리의 이익과 필요에 맞춰 조율하면 된다.
중국인에게는 무미하고 건조하게 핵심만을 전달하며 자기 사업을 탐내고 욕심낼 상대가 있는지 탐색하고 그들이 원하는 이익 추구를 어떤 식으로 설계하는지 지켜보며 올바른 상대를 만날 때까지 머리와 심장을 얼려놓고 다가간다.
얼음처럼 차갑고 어색한 제안의 분위기를 깰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욕심이 생긴 중국인이다.
중국인을 만날 때는 머리와 심장을 얼려 놓고 만나라는 얘기를 명심해야 겠다.

중국인이 신뢰, 금전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른 하나가 미엔즈다.
미엔즈는 얼굴이라는 단어지만 체면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체면은 중국인에게 사회적 영혼이자 존엄이다.
이 부분에 금이 가고 타격을 입으면 사회에서 얼굴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 중국이다.
신세를 지고 베풂을 받으면 빚이 생기고 그 빚을 갚지 못하면 미엔즈가 상한다.
궁한 상황 속에서 차라리 상대의 것을 갈취하는 한이 있더라도 신세 좀 지자고 아쉬운 소리를 못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별것 아닌 것으로 보이는 작은 동산 하나를 전투에서는 고지라 부르며 수많은 병사의 희생을 대가로 선점하고 탈환하기 위해 애쓴다.
중국인들에게 비즈니스는 경쟁자뿐만 아니라 동업자와도 늘 항상 전투를 벌이고 있는 전쟁이다.
상대방의 니즈를 잘 찾아 그것을 먼저 대접하고 상대의 미엔즈라는 계좌에 잘 저축해두면 중국 비즈니스에서 꼭 필요한 순간이 다가왔을 때 빛을 발한다.
중국인에게 친구를 만드는 과정은 까다롭다.
서로 간의 꽌시를 만들기 위한 시간과 이벤트들을 거치며 서로를 테스트하고 합을 맞춘다.
이후 가족, 지인들로 형성된 췐즈로의 입성을 위해 여러 차례의 일상적 행사들로 자신들의 단체와 결속이 가능한지를 검증한다.
세상에서 제일 믿기 어려운 사람이 중국인이라고 한다.
중국은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수많은 사람이 넓고 모호한 경계선 속에서 살아온 땅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 찾아온 새로운 위기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나와 결탁하여 아군이 되고 저 건너에서 다가오는 사람이 밝은 표정 뒤 어떠한 무기를 숨겼는지 알 길이 없다.
위기가 일상이던 이들에게 약한 자를 대상으로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고 강한 이에게는 전략적 동맹과 때로는 비굴한 굴복이 생존을 위한 절대적 수단이었다.
이를 증명하듯이 비굴함과 뻔뻔함 그리고 모략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후흑학이 있다.
한국인의 중국 사업에 성공은 적고 실패는 많다.
그 실패의 원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뒤통수 친 중국인 파트너, 중국회사다.
그러한 원인은 복기가 필요하다.
충분히 친구가 되었는가,
친구가 되었다면 계속 친구이기 위해 노력했는가,
오해의 여지는 없었는가,
그들을 믿고 방심하지는 않았는가,
가까운 친구 사이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하듯, 순간의 방심과 생각지 못한 실수에서 어그러질 수 있다.
역설적으로 중국 비즈니스에 진짜 친구는 단연코 없다.
중국 업체와의 계약은 안 좋은 결말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관할 법원이 중국 본토 내 법원이라면 희망은 실날과도 같고 홍콩이나 마카오 법원으로 정했다면 그나마 희망이 있다.
법적 분쟁에 투입되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으로 희망 고문에 시달리게 된다.
1995년 이후 중국에서는 소송 이외에 중재 제도라는 것이 시행되어 운영 중이다.
서로 간의 쟁의가 발생할 시, 이에 대하여 소송이 아닌 중재 형태의 해결을 하기로 명시하면 가능한 것인데 이 또한 중재 기구를 대한상사중재원이나 제3국의 것으로 약정해놓지 않았다면 난관이 생긴다.
재판이나 중재의 주체인 인민법원과 중국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는 자국 기업, 자국민의 편이며 편파적이라는 단어보다는 일방적이다.
중국과의사업에서 계약서 작성은 전문적인 법률 자문인의 도움이 받는 것이 좋다.
더 좋은 것은 계약 내용의 협상 역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패놀티위약보상같은 독소 조항이 추가되기 시작하면 다른 한쪽이 방어적으로 다른 독소 조항을 추가하게 되고 서로 간의 치고받고를 반복하게 된다.
그러다 지친 서로가 독소 조항을 줄여나가는 것으로 타협을 시작하게 되고 싸우다 원수가 되지 않는 한 종국에는 합의에 이르게 된다.
저자는 상대에 개의치 말고 꼭 필요한 독소 조항을 주장하고 관철해나가라고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면 벌어질 다툼에 열세인 우리는 화력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중국 기업은 계약 내용과 상관없이 우위를 선점하고 있기에 중국 기업이라는 것만으로 이미 완전 무장 상태이다.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서 최악의 순간이 닥쳐 서로 간의 결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우리가 지켜내야 할 최소한의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결정하여 이를 지켜낼 바리케이트와 부비 트랩을 주변에 설치해두어야 한다.
방어 장치를 상대의 입장에서는 독소 조항이라 하겠지만 우리는 사업 초기부터 얼굴을 붉히는 한이 있더라도 이를 관철해내야 하는 것이다.
아군일 때는 누구보다도 한 몸이지만 적이 되었을 때는 누구보다도 무섭게 돌변하여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너에게 내 것을 내어주지 않으리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게약서가 우리의 중국 사업을 지켜주는 사전 방어 체계가 된다.
얻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주어도 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주어도 되는 것을 정하면 얻을 수 있는 것들도 보인다.
세상은 인정사정이 없다.
우리도 그 세상의 법칙에 맞추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다.
디즈니 같은 유토피아는 세상에는 없다.
맞서고 부딪치고 그렇게 우리의 저력을 시험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와 함께 우리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지혜가 필요하다.
상대의 심장을 물때 내 이빨이 들어오는 것을 상대가 느끼지 못하게 하고 이빨이 깊게 박혔을 때 내가 하자는 대로 하는 거라고 얘기한다.
내 이빨을 뽑아 버리면 넌 피를 철철 흘리며 죽어가겠지,
허나 그건 나도 바라지 않는 다는 걸 너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거다.
저자는 중국이 싫지만 비즈니스는 하고 머리와 심장은 얼리지만 겉으로는 친구가 되고 심장은 치명적으로 물고 우리가 얻고 싶은 걸 얻어 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