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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즐겁게 -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박호순 지음 / 비엠케이(BMK) / 2021년 3월
평점 :

이 책에서 말하다의 어원을 알려주는데 난 그런 얘기는 처음 들었다.
얼굴이 눈코입이 있는 머리의 앞면을 말하는거다.
얼굴은 혼 넋 마음 생각이 담겨 있고 꼴이라는 뜻의 굴이 합쳐져서 얼굴이라는 뜻이다.
난 책을 읽는데 의미를 모르는 단어가 항상 있다.
사전을 안 찾을 때가 없다.
신기하다.
읽어도 읽어도 모르는 단어가 항상 있다.
이 책을 읽으면 국어에 대한 깊은 이해가 더해질 것 같다.
책을 읽을 때 와닿는 단어나 문장도 좀 더 다른 의미로 와닿는다.
저자 박호순은 교대를 나와서 초중고 교사를 하고 교장 장학관까지 했다.
조선시대에 훈민정음이 창제되면서 우리말을 우리글로 표현하게 되었는데 그 전에는 우리말은 있어도 우리 문자가 없어서 한자로밖에 표기할 수 밖에 없었다.
[계림유사]를 보면 12세기 초 고려 숙종때 중국 송나라 손목(통역관)이라는 사람이 사신과 함께 개경에 왔다가 당시 고려의 조제(조정의 제도), 풍속 등과 함께 고려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 중에서 353 어휘(진태하의 [계림유사연구]에는 359어휘가 수록되어 있음)를 채록하여 당시 고려 사람들의 발음을 중국 송나라 시대의 한자음으로 가차(뜻은 다르나 음이 같은 다른 한자를 빌려 씀)하여 기록한 백과서이다.
[계림유사]의 기록이 1000년 전의 고려 사람들이 사용했던 한자음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 민족은 그 당시에도 지금과 거의 비슷한 소리의 언어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역사가 시작되는 4300년 전의 고조선때에는 지금과 같은 소리의 언어는 아니더라도 현재 언어의 뿌리가 될 만한 우리말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되며 우리 민족 나름의 기호적 문자도 존재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한서]지리지에 의하면 고조선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조문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내용은 개인의 생명과 노동력에 의한 사유 재산과 가부장적인 가족 제도가 존중되는 관습법으로 범금팔조라고 불렸다.
1. 살인을 한 자는 사형에 처한다.
2.남을 상하게 한 자는 곡물로써 보상한다.
3.남의 물건을 훔친 자는 그 주인의 노비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속죄하고자 하면 일인당 50만 전을 내놓아야 한다.
중국 한서를 통해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 민족은 부족 국가를 형성하여 우리의 역사가 시작된 고조선 때에도 우리 나름대로의 우리 언어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국어사전의 사랑은 정성과 힘을 다하여 아끼고 위하는 마음, 이성에 끌려 몹시 그리워하는 마음,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마음, 어떤 사물을 즐기거나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열렬히 좋아하는 대상이라고 한다.
사랑에 대하여 기독교는 믿음 소망, 사랑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하면서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는 것이라고 했다.
사랑이 믿음과 소망보다 앞서는 이유는 믿음과 소망은 마음에 간직되어 있는 반면에 사랑은 마음에 간직되면서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기때문이라고 한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은 예수의 헌신적 사랑이다.
불교에서의 사랑은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어 고통을 덜어 주고 안락하게 해 주려는 자비를 말한다.
불교 사상 중에는 자비무적이란 말이 있다.
어지럽고 힘든 세상에서 자신이 살아가는 데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상대를 미워하지 않는 자비로운 사랑이라는 것이다.
자비를 베푸는 데에는 적이 없다는 말이다.
불교의 자비심은 인연의 멀고 가까움에 차별 없이 모두를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기며 무량한 사랑과 감싸는 마음으로 자기보다 상대를 더욱 위하는 마음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사랑은 부처의 무한한 자비이다.
유교에서의 사랑은 남을 이해하고 보듬으며 어질게 행동하는 인을 의미한다.
아랫사람에게 베푸는 도타운 자애라고도 한다.
논어에는 박시제중(널리 은혜를 베풀어서 뭇사람을 구제함)이라는 말이 있다.
유교에서의 사랑은 기독교의 헌신적 사랑이나 불교의 무한한 자비보다 오히려 보편적인 면이 있어 보이지만 유교에서도 하늘 죽신의 뜻을 사랑에 결부시킨다.
공자가 말한 지천명은 사람의 나이 쉰 살을 달리 이르는 말로 사람이 쉰 살이 되면 하늘의 순리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하늘의 순리를 따르는 것도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는 일이다.
부자유친은 부모를 공경하고 효도를 하는 것인데 이 또한 부모를 사랑하기에 효를 실천하는 것이다.
유교의 기본은 인이라고 하지만 예 또한 가벼이 여길 수가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예절을 지키는 것 또한 상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예절을 지키는 것이다.

철학적 의미의 사랑에는 에피투미아(원초적 사랑), 플라토닉(정신적 사랑), 에로스(이성적 사랑), 필리아(친구 간의 사랑), 스토르게(가족 간의 사랑), 아가페(조건 없는 사랑)가 있다.
에피투미아는 원초적인 사랑으로 자기 자신을 우선으로 하여 욕구 충족을 위한 자기 사랑이다.
배가 고프거나 몸이 아프면 울고 마음이 흡족하면 웃으며 좋은 물건을 보면 갖고 싶어 하고 사회 활동 중에는 높은 지위와 명예를 얻고 싶은 것 등 자신에게 이로운 것을 탐하는 것이 에피투미아적 사랑이다.
에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렁의 신의 이름처럼 이성 간의 사랑을 기본으로 하며 서로가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고 아름다운 것에 감동을 받으며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자타 공존의 사랑이 에로스적 사랑이다.
아가페는 철학자 플라톤이 이데아(이상적 개념)에 대한 동경이라고 정의한 것처럼 신의 뜻을 따르는 사랑, 모든 인류를 위한 사랑, 어떠한 조건도 없는 헌신적 사랑을 말하는 것이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전하고 있지만 어원사전에서는 사랑은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그러니까 사랑은 사람과 사람이 상대방의 여러 상황을 깊이 생각하고 헤아리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중세 국어는 사랑하다는 생각하다는 뜻도 있었다.
사랑과 가장 관련이 있는 사람에 대하여 국어사전과 어원사전에 의하면 사람의 어원은 살(명사로 사람이나 동물의 뼈를 싸고 있는 부드러운 물질)+암(접미사)이 합하여 사람이 되었다.
어원사전에는 사랑과 생각의 두 뜻을 포함하고 있는 사랑과 사람은 같은 동원어(뿌리가 같은 말)라고 하면서 사랑은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정리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사랑하는 것이다.
조금 있으면 이팝나무가 길거리에 많이 핀다.
이성계 때 전제 개혁으로 토지를 분배 받고 조세는 십일제이므로 가족들의 입에 풀칠은 물론 이제 하얀 쌀밥까지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백성들은 전제 개혁을 실행한 이성계를 높이 칭송하였고 또한 쌀밥을 일러 이성계가 내려 준 밥이란 뜻으로 이밥이라 했다.
이런 일이 있어 이팝나무를 이밥처럼 꽃을 피우는 이밥나무라 하다가 이팝나무라고 부르게 되었다.
우리가 평소에 지어 먹는 쌀밥의 쌀을 멥쌀이라고 하고 입쌀은 멥쌀을 잡곡과 구분하여 이르는 명칭이므로 입쌉과 멥쌀은 같은 명칭이다.
이밥은 입쌀로 지은 밥이므로 이밥은 입쌀밥을 줄여서 줄여서 부르는 명칭이다.
이팝나무의 원말은 입쌀밥나무이다.
우리 속담에 언제 먹었는지 모를 만큼 음식을 빨리 먹어 버리는 것을 '마파람에 개 눈 감추듯'한다고 말한다.
춘향전에 한양으로 떠난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에 내려와서 남루한 행색으로 춘향 모인 월매를 찬아가 밥 한술 달래 허겁지겁 먹어 치우자 월매가 원망하듯이 '마파람 게 눈 감추듯'먹는다며 핀잔을 주는 대목이 있다.
마파람은 뱃사람들이 남풍을 이르는 말로 경퐁(온화한 바람), 마풍(마파람의 한자말), 앞바람(앞에서 마주 불어오는 바람), 오풍(낮12시경부터 바다에서 육지로 부는 바람)등 여러 가지 명칭을 가지고 있다.
바람을 중시하는 뱃사람들이 남쪽을 '마'라고 불렀기 때문에 남쪽에서 부는 바람을 '마파람'이라 하였고 옛날에는 북을 '뒤'라 하고 남을 '앞'이라 하였으므로 '남'에서 부는 바람을 '앞바람'이라고도 하였으며 또한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은 해를 향해 남면(남쪽을 바라봄)하는 경우가 많아 역시 남쪽에서 부는 바람을 '앞바람'이라 하였고 고기를 잡으로 바다로 나갈 때 마주치는 바람이라 하여 '마파람'이라고 하였다.
남풍을 경풍이라 하여 온화한 바람을 말하는 것이며 개풍이라고도 하여 따뜻한 바람을 의미한다.
바다에서 온화하고 따뜻한 바람이 불면 대개는 비가 오기 때문에 남풍을 비바람이라 한다.
마파람은 외형상으로는 남풍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비바람과 같은 장마 바람을 뜻한다.
게 눈의 게(칠게와 같은 달랑겟과의 무리)의 습성을 바닷사람(뱃사람)들이 보고 게가 두 눈을 빠르게 감추는 것처럼 있던 것이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지는 상황(음식을 빨리 먹어 치우는 상황)을 일컬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이란 말을 썼던 것이 오랜 세월 굳어져 속담이 되었다.
우리말에 대한 것도 모르는게 너무 많은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