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의 천재들 - 전 세계 1억 명의 마니아를 탄생시킨 스튜디오 지브리의 성공 비결
스즈키 도시오 지음, 이선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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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헐리우드 액션영화, 디즈니 애니와 일본 애니를 본다.

영화는 흥행하거나 성공하는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똑같은 시선으로 보지 말고 관점을 바꿔서 세상을 유연하게 보고 받아 들이는 사람에 따라 갖가지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두 천재 감독은 서로를 파트너로 믿고 신뢰했다.

지브리가 이탈리아 군용 정찰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멋진 단어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직원들을 위해서 배려를 많이하고 상관의 갑질을 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렇게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었나보다.

우리가 최고라고 부르는 건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건 없다.

끓임없이 부딪히고 깨지며 조금식 성장해온 결과라고 한다.

지브리는 다양한 스토리와 따뜻함, 인간에 대한 존중이 특징이라고 한다.

진짜 지브리의 애니매이션을 보기만해도 따뜻해지는 느낌이 난다.

세계 최고의 상상력, 창의력, 사고력을 가진 지브리라고 하니까 나도 흡수하고 싶다.

재미와 오락성, 감동까지 있다면 금상첨화인데 그런 애니매이션을 만들었다는 게 대단하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봤을 때 음악도 너무 좋고 애니가 너무 아름다워서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그런 애니매이션을 만들었는지 놀랐다.

요즘 영화는 19세이상 관람가도 폭력적이고 선정적이고 세계관들을 파악하고 있으니까 그것까지 보여서 보기가 힘들다.

일본 애니매이션은 정서적이고 따뜻하고 음악은 거의 클래식수준을 넘고 거기다 재미도 있다.

그렇게 대단한 애니를 만든 사람들이나 과정이 항상 궁금했었다.












저자 스즈키 도시오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 이사 겸 프로듀서다.

지브리의 천재성은 따로 항목으로 얘기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녹여서 얘기를 해준다.

지브리에서 탄생한 작품들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리퓨타, 이웃집 토토로, 반딧불이의 묘, 마녀 배달부 키키, 추억은 방울방울, 붉은 돼지,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귀를 기울이면, 모노노케 히메, 이웃집 야마다군, 센과 히치로의 행방불명, 고양이의 보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게드전기, 벼랑 위의 포뇨, 마루 밑 아리에티, 코쿠리코 언덕에서, 바람이 분다, 가구야공주 이야기, 추억의 마니, 레드 터틀,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제목을 전부 알아 놓고 나중에 봐야 겠다.

난 첫사랑에 관심이 많아서 지브리에서 만든 첫사랑에 대한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었다.

지금은 볼 수 없으니 책으로 보고 상상하고 싶다.

첫사랑에 대한 영화는 귀를 기울이면이다.

신슈라는 곳에 미야 감독 장인의 아틀리에가 있어서 지브리 스튜디오 사람들이 휴가 때마다 그곳으로 놀러 간다고 한다.

지금은 거기에 통나무집을 다시 지었지만 원래는 오래된 일본가옥이었다.

인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고 전화선도 연결하지 않고 신문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속세와 동떨어진 곳이라고 한다.

낮에는 주변의 마을과 숲을 산책하고 밤에는 목욕을 하고 방에 모인다고 한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주변은 쥐죽은 듯 고요해진다고 한다.

정말로 할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나도 그런 조용한 곳이 좋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정신이 없는 것 같다.

미야자키가 재미있는 거 없나라고 하면서 방의 안쪽을 부스럭부스럭 뒤지더니 소녀만화 잡지를 가지고 왔다

그때 소녀만화잡지에 실린 작품이 「귀를 기울이면」이었다.

2회까지 연재된 그 작품을 보고 그들은 어떻게 전개될지애 대해서 상상을 했다고 한다.

그들은 다시 도쿄로 돌아왔고 미야자키는 제작부에 가서 「귀를 기울이면」이라는 만화를 아냐고 물었고 다나카 가즈요시라는 스태프가 단행본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미야자키가 그 단행본을 가지고 오라고 해서 읽었고 자신이 상상한 얘기랑 틀리다고 화를 냈다.

미야자키의 독서는 작가가 쓴 내용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게 아니라 책을 읽으며 자기 안에서 다른 세계를 만들어내서 그 안을 즐겁게 돌아다닌다.

미야자키는 천재니까 그렇게 독서를 하는구나,,

미야저키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책의 제목에는 정원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이 많다.

책 속에 있는 정원을 미야자키 나름대로 설계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미야자키는 「귀를 기울이면」을 기획하기로 하고 곤 짱이라는 감독에게 맡겼다.

지브리는 다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두 천재 감독의 창조력에 모든 것을 맡기는 방식으로 일했다고 한다.

지브리는 감독중심주의였다.

하지만 「귀를 기울이면」은 시나리오에서 그림 콘티까지는 프로듀서인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들고 그것을 감독인 콘도 요시후미가 연출해서 영화로 완성한다는 기획 중심주의를 채택하자는 것이었다.

하나는 그림 콘티의 사이즈 변경이다.

그때까지 지브리의 그림 콘티는 그대로 레이아웃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정밀도가 높았다.

레이아웃은 애니메이션의 화면을 전반적으로 구성하는 작업을 말한다.

다른 애니메이션 회사에 비해 지브리는 사이즈가 컸는데 미야자키가 작은 사이즈로 바꾸자고 했다.

그러면 세밀한 그림을 그릴 수 없는 만큼 최종적인 작화도 편해진다.

읽어도 무슨 말이지 잘 모르겠다.

배급방식도 변경한다고 했다.

도호의 배급망을 통해 전국의 대형 극장을 중심으로 개봉했는데 그것을 소형 극장으로 전환하자고 했다.

저자는 그런 것까지 생각한 미야자키에게 감탄했다고 한다.

미야자키가 그렇게 말한 이후 새로운 방식으로 제작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작게 기획했지만 점점 큰 작품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중학교에 다니는 소년소녀의 러브스토리라고 하면 관객층이 한정되고 여름에는 대작이 몰리지만 저자는 여름에 개봉하고 싶었다고 한다.

개봉을 했는데 그해의 일본 영화 흥행 1위가 되었다고 한다.

저자가 배급 문제로 동분서주하는 동안, 본격적으로 작화 작업이 시작되었다.

시나리오에서 이야기의 흐름이 정해지고 그림 콘티에서 연출의  기본 계획도 완성되었다.

그러는 동안 곤 짱은 감독으로서 조금씩 자신의 영화를 만들어나갔다.

이 영화에는 상징적인 장면이 있다.

시즈쿠가 교직원실에 갔다가 도서카드를 보고  마음에 걸렸던 아마사와 세이지가 동급생이라는 사실을 아는 장면이라고 한다.

미야가 만든 그림 콘티에서는 시즈쿠가  당황해서 친구와 같이 계단을 뛰어내려간다.

그런데 곤 짱의 콘티에서는 천천히 걸어서 내려간다.

이 영화에서 두 감독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미야 작품에서는 몸이 먼저  움직이는 소녀고 곤 짱 작품에서는 당황함을 꼽씹은 후에 생각하는 소녀다.



















풀이 죽은 시즈쿠가 지구옥이라는 가게를 방문하는 장면이 또 상징적이다.

시즈쿠는 가게 문이 닫힌 것을 보고 벽에 기대앉아 고양이에게 말을 건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곤 짱의 시즈쿠는 속옷이 보이지 않도록 치마를 손으로 누르고 앉는다.

반면에 미야의 시즈쿠는 사람들 눈을 신경 쓰지 않고 앉아서 치마가 화악 퍼지는 바람에 팬티가  보인다.

곤 짱이 그린  시즈쿠는 끊임없이 남의 눈을 신경 쓰고 행동하는 품위 있는 소녀다.

더구나 그렇게 그림으로써 오히려 에로틱한 장면이 되었다.

곤 짱은 무의식적으로 한 일이지만말이다.

미야가 이상적인 소녀를 그리고 곤 짱이 현대의 여중생을 잘 관찰한 것도 아니다.

시즈쿠가 합창부 친구와 도시락을 먹으면서 「컨트리 로드」의 번역된 가사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미야의 그림 콘티를 보면 말하는 스피드를 더 올리라고 써놓았다.

반면에 곤 짱의 그림 콘티에서는 두 배 정도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말하게 했다.

그림 콘티를 그리기 전에 미야자키와 같이 전철을 탔는데 앞 쪽에서 중학생 소녀들이 수다를 떨고 있는 것을 봤다.

그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초수를 쟀다.

그것을 근거로 그 장면을 설계한 것이다.

그런 부분은 미야 쪽으로 더 리얼하다.

같은 그림 콘티라도 감독이 바뀌면 표현이 크게 달라진다.

그림 콘티를 그린 미야자키로서는 아무래도 연출에 개입하고 싶어진다.

미야자키는 한 부분을 콕 집어서 그곳만 자신이 연출하겠다고 했다.

「귀를 기울이면」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인지, 콘도 요시후미의 작품인지 저자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

두 사람이 여러 면에서 대치한 것은 사실이다.

프로모션 도중 어느 기자의 질문에 곤 짱이 대답한 뒤 미야자키가 그게 아니라고 감독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부정하기도 했다.

그래도 뒤풀이하는 자리에서 곤 짱은 미야에게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신인감독인 곤 짱은 시나리오와 그림 콘티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순수함으로 극복했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장면에서도 본능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곤 짱이 감독이었기 때문에 시즈쿠라는 캐릭터는 매력적인 소녀로 완성되었다.

이 작품이 히트한 원인은 곤 짱이 그린 시즈쿠 덕분이다.

「귀를 기울이면」은 콘도 요시후미  감독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곤 짱은 해리성 대동맥류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나의 첫사랑은 지브리의 천재보다 더 천재다.

저자는 지브리의 천재라고 과장해서 불려서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든 것도 잔잔하게 얘기를 해준다.

암튼 지브리의 영화는 차근차근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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