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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질 때마다 나는 헤어지는 상상을 해 - 나만 손 놓으면 끝나는 연애에 관하여
코끼리코 지음 / 콜라보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연애지침서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저자가 연애나 이별을 하면서 생각나는대로 쓴 에세이같다.
친한 언니는 요즘 9살 어린 한의사랑 사랑에 빠져서 전화만 하면 그 사람얘기뿐이다.
만나 적이 없는데도 하도 얘기를 들어서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다.
의사친구는 경상도 여자가 자기랑 결혼을 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난 그 여자가 그런 확신이 들었다는 것도 대단하고 그 확신을 죽음으로 표현한 것도 대단해 보인다.
난 성공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사랑해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 내 안에 강하다는 것을 알았다.
너무 성공한 사람은 아직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고 다가가기 힘들다.
나도 꼭 성공하고 싶다.
나중에는 성공한 사람을 만나게 말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빨리 만나야 한다고 얘기해도 교회언니들이나 지인들의 언니들을 보면서 능력있는 여자들은 멋진 남자를 만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런 얘기들은 안 듣는다.
난 조카가 2명이 있는데 조카들이 초딩이 되면서 전화기가 생겼다.
조카들은 카톡, 메세지, 통화를 번갈아 가면서 계속하기 때문에 친구들 전화를 또 못 받는다.
전화가 겹치면 조카들 전화를 먼저 받는다.
조카는 고모 뭐해,,고모 자?,,고모 나 여행가는데 바깥 풍경을 보니까 고모생각이 나서 전화했어,,고모 나 카약 타는데 고모가 떠올라서 전화했어,,고모 나 바닷가에 여행을 왔는데 고모가 갑자기 생각나서 전화했어,,멋진 노을을 보니까 고모가 생각나서 전화했어,,고구마 농장에서 고구마 캐는데 고모가 뭐하는지 궁금해서 전화했어,,
올케가 경기도에 있는 대학의 교수인데 요즘 코로나때문에 학교에 자주 못가니까 애들이랑 계속 여행을 다니는 것 같다.
어제 밤에는 고모 무형이야? 라고 해서 무형이 뭐야라고 하니까 무슨 혈액형이야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헐,,
남자조카는 고모는 세상에서 날 가장 사랑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하지만 여자조카는 고모는 오빠가 더 좋아,,내가 더 좋아하고 자신없게 묻는다.
그러면 고모는 페미니스트니까 온유를 더 사랑한다고 말하면 조카의 표정이 환해지면서 심하게 포옹을 했다.
그때부터 더 자주 연락이 오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걸 많이 이른다.
남자조카는 빤히 잘 보는데 그때 난 사람 눈동자를 처음으로 자세히 봤다.
조카는 검은자위의 비율이 많아서 사람의 눈을 왜 별에 비유하는지 알았다.
검은자가 별처럼 반짝 거린다는 걸 알았다.
조카는 빤히 보다가 고모는 어쩜 이렇게 예쁘냐라고 말을 한다.
조카에게 사랑하다고 하면 고모가 날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더 사랑한다고 항상 얘기를 한다.
조카는 사랑의 경중을 알고 얘기하는 걸까,,
난 애들은 별로 안 좋아했는데 조카들을 보면서 애도 좋아하게 됐다.
그때부터 폐경을 늦추는 법에 대한 책들을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도 조카들같은 아들 딸로 2명은 낳고 싶다.
저자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하는 얘기들이 음악처럼 흘렀다고 한다.
저자가 쓴 글이 작사같은 건지 유튜브에 찾아 보니까 그런 건 없었다.
그럼 진짜 하고 싶은 얘기일뿐 인 것 같다.
수없이 해가 뜨고 깜깜한 밤이 내렸어,
너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기던 그날까지,,
- 내 안에선 여러 번의 이별이 있었어-
나도 누군가를 혼자 좋아하면 그 사람이 새로운 사람이 생길 때까지 좋아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한 번 좋아지면 금방 그 마음을 없애기는 힘들 것 같다.
저자는 진짜 널 잊을 때가 온 건 너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기던 그날까지라고 했다.
사랑할 땐 많은 말이 쏟아져 나와,
널 향한 말이지만 정작 너에게 닿은 말보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전하지 못한 말이 더 많아.
그건 모두 공기 속에 넣어두었지.
-공기 속에 넣어둔 말-
시시각각 바뀌는 모든 마음을
일일이 확인할 필요는 없잖아.
뭐든 너무 확실하게 해두면
아프고 슬픈 일만 많아지잖아.
-시간을 흘려보내면 어때-
이별도 계속 경험하면 성숙해지고
무뎌진다고 하던데
나는 도통 괜찮아지질 않더라.
그렇다면 성숙해져도 아픈 건 똑같다면,
왜 이렇게 아파하며 성숙해져야 하지?
유독 아파하는 사람이란 게 있는 건가요?
다들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참아요?
어떻게 다시 사랑이란 걸 해요?
-도통-
친구들을 보면 연애하던 애가 또 연애하고 이별해도 또 연애를 한다.
친구들이 나에게 넌 애야라고 말했던게 책을 읽을수록 연애에는 내가 모르는 어떤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거란 걸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다.

연애의 시작과 동시에
불안이라는 렌즈가 눈앞에 장착돼.
만나서 조금 덜 웃고
덜 말하고,
살짝 하품하는
아주 상식적이고 평범한 범주의 행동마저도
내 안의 불안을 작동시켜.
-불안 렌즈-
정말 힘들다힘들어.
코스모폴리탄이라는 잡지에서 연애하는 법, 키스하는 법부터 전부 스크랩을 해뒀는데 거기에 남자친구랑 헤어지는 이유가 남자친구의 코털이 싫어서라고 했다.
난 이해가 안된다.
난 남자애들의 팔에 털이 많으면 멋있는 것 같다.
팔털이랑 코털은 또 다른 개념인거야,,
어렵다,,어려워,,
강아지들은 말야.
아프거나 다쳐도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연기를 한대.
왜 그렇게 괜찮은 척하는 줄 알아?
버림받을까 봐. 그게 두려운 거야.
기침하는 나에게 말했지.
'또 감기야? 아픈 데가 많네."
작은 뉘앙스의 차이지만 그 말에 나는
무슨 변명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어.
계절이 바뀌어서 그렇다고. 원래 튼튼하다고.
마치 연인으로서 치명적인
결격 사유라도 발각된 것처럼 당황해서는.
조금 다르게 말할 수도 있잖아.
차라리 말없이 따뜻하게 바라볼 수도 있잖아.
내가 아플 때
부족하다고 느낄 때
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염려하고 걱정해 주는 사람.
그거면 되는데.
가끔 나는 네 앞에서 버림받을 까 두려워 애써 튼튼한 척하는
강아지가 된 기분이야.
차라리 너 말고
다른 사람 사랑하면 되는데
마음이란 게 또 그렇게 안 되지.
그런 따뜻한 사람은 네가 아니지.
그런 너를 사랑하는 게 또 나인 것처럼.
-결격 사유-
저자의 시인지 글인지를 보니까 연애를 하면 눈치를 어마어마하게 본다는 걸 알았다.
눈치밥은 저리가라인 것 같다.
나도 이제는 아프지 않아도 아파보일까봐 눈치가 보인다.
그런데도 연애 잘하고 결혼하는 애들은 강철심장인건가,,
사랑이라는 것은
계속해서 그 성질이
변해버리는 화학작용이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이해되지 못한 시간이 쌓이면
헤어질 이유는 충분히 되잖아.
-되고도 남는다-
"괜찮아."
안 괜찮다는 신호.
"괜찮을 것 같아."
이제 정말 목까지 차올랐다는 신호.
한쪽에서 신호를 보내면 다른 쪽에선 판단을 해야해.
저 신호를 감지하고 문제를 직면할 것인가.
못 알아들은 척 지나칠까.
말로 하진 않아도 우리는 알고 있지.
내뱉는 말 뒤에는 언제나'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감추어져 있다는 걸.
괜찮다고 버티는 내 신호를
네가 그냥 지나치기로 했을 때
속이 조금 쓰렸지만 이해는 되었어.
나도 매일 그렇게 넘기곤 했으니까.
괜찮다는 말이 듣기에 예쁘고 간편하니까.
그 안에 담긴 아픔과 하소연 같은 건 보기 싫으니까.
그냥 그대로 예쁜 채로 두고 아무것도 못 알아듣는 척하고 싶어지지.
괜찮다는 말이 쌓여
이제 정말 안 괜찮아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감하면서도
또 모르는 척하고 싶을 거야.
누가 너에게 그러면 서운할 거면서.
똑같이 그럴 거면서.
-괜찮아-
연애를 하려면 암호해독자처럼 뭔가를 해독도 해야 하나봐,,
연애암호해독기가 나와야 안심하고 연애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친구 딸이 결혼을 하는데 만난지 2달밖에 안 됐다고 한다.
또 다른 애는 만난지 4달만에 결혼을 한다고 했다.
2명한테 연애도 길게 안하고 어떻게 결혼을 하냐고 하니까 우리 나이는 연애가 문제가 아니라 결혼이 문제라고 했다.
사랑공부노선을 바꿔야 하는 건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