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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클래식 - 음악을 아는 남자, 외롭지 않다
안우성 지음 / 몽스북 / 2020년 8월
평점 :

난 하루종일 일년열두달 클래식음악만 듣는다.
공부할 때나 책을 읽을 때 정말 엄청나게 집중할 때 빼고는 클래식을 틀어 놓는다.
머리 감을 때도 샤워를 할 때도 세수를 할 때도 항상 클래식을 틀어 놓는다.
내 방은 클래식이 항상 흘러나오는 상태이지만 클래식에 대한 정보나 지식은 거의 없다는게 아쉬웠다.
라흐마니노프의 3번 교향곡이 제일 끌리는 음악이다.
다른 가요나 팝송, 요즘에 트롯의 인기가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들어 보려고 해도 나한테는 소음으로 느껴져서 한 소절이상 못 듣는다.
내가 왜 클래식을 좋아하는지 생각을 해보면 가사가 없으니까 책이나 공부를 할 수 있고 생각이나 차분함을 갖게 해줘서 인 것 같다.
나의 정서에 맞는 것 같아서인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남자의 클래식이라고 하는데 나도 클래식의 감정에 대해서 알고 싶다.
내 주변에는 공부하는 사람밖에 없고 음악가는 전혀 없어서 물어 보고 싶어도 물어 볼 수가 없어서 책으로 읽어야 할 것 같다.
미술책도 읽는 이유가 창의성과 천재로 가는 길을 알려준다고 하는데 음악도 그런 역할을 할 것 같다.
어떤 상황이나 어떤 감정일 때 어떤 클래식을 들으라고 알려주는 것 같다.
꼭 남자가 아니라 여자한테도 도움이 될 것 같은 클래식책이다.
요즘 즐거움중에 하나가 이 책에 나오는 클래식들을 유튜브에서 찾아서 듣는 것이다.
브람스는 나랑 좀 안 맞는 것 같다.
곡이 너무 날카롭고 무겁다.
첼로의 성자라고 하는 파블로 카살스도 나랑 좀 안 맞는 것 같다.
첼로연주가 옛날꺼라서 그런지 잡음이 많은 것 같고 첼로연주가 좀 거친 것 같다.
멘델스존의 무언가는 나랑 아주아주 잘 맞는 것 같다.
곡이 조용하고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책을 같이 보기에 딱 좋은 피아노 연주곡들이 많았다.
유튜브를 보기 시작하면서 텔레비전은 거의 안 본다.
수신료가 아까운데 방송국들을 전부 없애야 할것 같다.
신뢰가 가는 방송도 없고 누군가에게 아부만 하고 언론의 공정성이라고는 없으니까말이다.
미국에 대해서 나오는 뉴스를 보고 미국친구한테 물어보면 완전히 반대의 내용일 때가 거의 다이다.
일본에 대해서 나오는 뉴스를 보고 일본로스쿨에 다니는 동생에서 연락을 해서 물어 보면 또 내용이 반대이다.
뉴스를 보고 믿을 수 있어야지 보지 진짜인지 확인하고 싶어서 외국친구들에게 물어 보면 다 거짓말,,,
이젠 텔레비전과 뉴스의 내용은 내가 전부 팩트체크를 해야하니 뭐냐 진짜,,
그런 방송이 일반 시민들에게는 필요하지 않다.
책이 조금 느리긴 하지만 책을 보고 유튜브를 보고 클래식을 듣는 사람에게는 텔레비전은 필요하지 않다.
드라마도 성괴들에 시술만 많이 한 무섭게 생긴 얼굴들을 한 사람들만 나오니까 거부감이 들어서 볼 수가 없다.
옷도 너무 짧고 딱 붙는 옷을 입고 나오면 불편해 보여서 못 보겠다.
방송국은 없어져야 할 것 같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안 되는 존재이다.
그대신 책을 보고 클래식을 들으면 되니까말이다.
저자 안우성은 독일과 영국에서 켄트 나가노 등 세계적 지휘자와 함께 솔리스트로 활동한 바리톤이다.
저자는 소제목을 음악을 아는 남자는 외롭지 않다고 했는데 여자도 마찬가지이다.
클래식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외로움이라는 심리적인 걸 느끼지 못한다.
저자는 신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신사가 되는 것에는 음악을 통해 감정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자신을 정화하는 일이라는 것도 깨달았다고 한다.
음악을 통해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양한 감정에 대해 공감하고 신사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치 책을 읽으며 몰랐던 지식을 알아가는 것 같은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음악의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했을 때 자기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은 엄청난 것이라고 했다.
그런 감정이 맞닿았을 때의 희열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음악은 소름이고 오글거림이다.
우리는 소름끼치고 오글거리는 순간을 만나기 위해 예술을 찾는다.
음악은 현재의 행복을 위한 가장 훌륭한 수단일 수도 있다.
그런 순간을 만났을 때 그 오글거림에 동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어야만 온전히 감동할 수 있고 희열도 맛볼 수 있다.
예술을 통해 온전히 감동받을 준비가 되어야 한다.
음악은 쓸모없는 것으로 취급받을 수 있다.
돈벌이가 되지 않는 일로 치부된다.
음악은 우리를 산책으로 이끌고 사색으로 인도한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고 자기 감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식은 마음에 온기를 더하고 딱딱하게 굳어 깨지기 직전의 자기를 어둠에서 구원해 주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음악의 쓸모를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보일러 스위치를 켜듯 마음에 온기를 더하고 싶은 남자들에게 이 책을 정한다고 하는데 난 여자라도 온기를 더하고 싶다.

음악 감상은 곡과 연주자, 청중의 일체감은 정당한 연주와 지적인 청취에서 나오는 근거가 확실한 구체적 태도라고 한다.
음악의 속도와 흐름에 자신의 정신적 에너지를 맞춰 음악의 활기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적극적 감상법은 감상을 통해 염감을 받기도 하고 새로운 질문을 통해 도전을 받을 수도 있으며 낯선 것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이성과 마주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지금은 멘델스존의 음악을 틀어 놓고 들으면서 서평을 쓰고 있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2시간이나 10시간이상도 들을 수 있는 클래식이 정말 많다.
클래식천국이다.
펠릭스 멘델스존은 낭만주의시대의 음악가다.
1820년부터 1900년까지의 음악을 낭만주의 음악이라고 한다.
고전주의의 특징이 조화와 균형에 의한 추상적 표현이라면 낭만주의는 자유로운 구조와 낭만의 표출, 심정의 주관적이고 구체적인 표현을 중시했다.
고전주의가 형식 안에서 음악을 찾았다면 낭만주의는 주관적인 음악을 위해서 형식을 찾았다.
고전주의가 순수한 음 자체에서 주제를 찾는 절대 음악을 추구했다면 낭만주의는 사물, 기분, 감정, 이상 등을 모티브로 작곡가의 개성적 색체가 강한 표제 음악의 형식을 추구한다.
낭만주의의 어원은 로맨스이듯이 문학과 관련이 있다.
낭만주의 시기에 1악장 형식의 관현악곡인 교향시, 다악장 형식의 표제 교향곡이 새롭게 나타났다.
슈베르트나 슈만 같은 작곡가에 의해 시와 곡이 결합된 형태 음악, 예술 가곡이 사랑받았다.
멘델스존은 피아노만으로도 낭만적 감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겼던 작곡가다.
텍스트가 있는 성악곡인 가곡뿐만 아니라 피아노곡으로도 시를 표현하는 것처럼 낭만적 감성을 표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멘델스존이 피아노곡만으로 시가 있는 가곡처럼 만든 곡이 바로 무언가다.
짧은 가곡 정도의 길이로 만든 이 곡은 멘델스존의 의도대로 일반적인 피아노곡을 듣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노래를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곡을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선율에 이끌려 따라가게 되고 이 얘기가 얘기하는 스토리를 따라잡으려 상상하게 된다.
지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음악 감상 행위가 가능해진다.
음악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자기 내면의 새로운 질문을 만나게 된다면 이는 음악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사고의 깊이와 삶의 태도 또한 달라질 것이다.
미지의 어떤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행위는 우리의 삶에 절실히 필요한 사유의 태도이다.
멘델스존의 무언가, 봄 노래는 내가 원래 알고 있었던 곡이다.
찾아 보고 자주 들었던 이 음악을 난 뭔지 모르고 들었던 것이다.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던 음악이 인식되는 순간이었다.
멘델스존은 클래식 음악계의 대표 미남이자 전 세대를 통틀어 최고의 금수저이고 엄친아였다.
어쩐지 끌리더라,,,
그는 겉으로 볼 때 가장 행복한 인생을 살았던 작곡가이다.
은행가 가문의 부유한 집안에 태어났고 수려한 용모, 타고난 사교성으로 모든 이의 사랑을 받았고 15세가 되기 전에 여러 실내악곡과 피아노곡, 협주곡에 4편의 오페라를 작곡하는 천재성까지 발휘하면서 19세기의 모차르트라는 찬사를 받았다.
17세기에는 세익스피어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관현악곡 한여름 밤의 꿈을 작고했는데 지금도 전 세계에서 매일 연주되는 결혼식 행진곡이 이 작품에 포함되어 있다.
그는 다룬 비운의 천재 작곡가들과는 달리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환경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
1821년 12세 생일에는 왕실 카펠레 단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그의 저택으로 초청해 자신이 작곡한 오페라 병사들의 연애 사건을 연주했다.
오케스트라를 생일 선물로 받은 셈이다.
어린 멘델스존의 작품에 감격한 어머니 레아는 친척에게 어린아이가 오케스트라의 각 악기들을 이용해 자신있게 작곡할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주변에 공부만하고 음악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이런 게 어느정도의 대단함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 시대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사회적 공분이 일어났을 거라고 한다.
코로나 문자때문에 유튜브에서 듣는 클래식음악이 계속 끓기는 건 아쉽다.
무언가는 가사 없는 노래, 피아노가 부르는 노래이다.
피아노가 부르는 노래라는 건 색다른 표현이다.
바이올린이 부르는 노래, 첼로가 부르는 노래, 악기를 나열하려고 해도 아는 게 별로 없다.
어떤 악기가 연주되는 걸 앞으로 듣게 되면 그 악기가 부르는 노래라고 얘기해야 겠다.
짤막한 가곡 형태의 또렷이 들리는 서정적 멜로디로 이루어져 클래식 입문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난 듣고 바로 빠졌다.
멘델스존의 인생처럼, 고뇌로 가득 찬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고상한 기품을 담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가득하다.
하지만 인생이 마냥 고상할 수는 없다.
전쟁같기도 하고 고난이나 힘든 것도 많다.
5집의 제 6곡 봄 노래는 꽃향기를 가득 품은 완연한 봄을 노래한다.
멘덴스존은 스테이크 먹으러 갈 때 레스토랑에서 많이 흘러 나왔던 음악이다.
멜로디의 흐름에 온몸을 맡기며 무한한 상사의 나래로 완연한 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곡이다.
난 라흐마니노프나 아르보 패르트의곡을 좋아했는데 멘델스존도 좋아함의 추가가 될 것 같다.
난 하루종일 클래식 라디오를 틀어 놓고 갑자기 꽂히는 곡이 있으면 찾아보고 계속 듣다가 좋아하게 된다.
이 책은 찾아 볼 수 있는 지침이 되니까 정말 좋다.
처음부터 이 책에 나오는 음악가들의 곡을 유튜브로 찾아서 듣고 꽂히면 계속 듣는다.
좀 듣다가 마음에 안 들면 다음 음악가로 넘어가고 넘어간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난 영영 멘델스존을 잘 모르고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다음 음악가중에 누가 나의 좋아함을 받게 될지 기대가 되는 책이다.
